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대출 조이니 대부업만 팽창…1금융권 차주도 밀려났다 [금융규제 역설]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6.02.26 07:03
수정 2026.02.26 07:03

지난해 4분기 대부업 신규대출 7955억…2022년2분기 이후 최대

신규이용자수도 8만명대까지 급증…기존 1·2금융 이용 수요 이동

제도권 밀려난 차주, 불법사금융으로…지난해 피해 1만6540건

"총량 중심 일률적 대출규제, 부작용 명확…'풍선효과' 전형적 사례"

지난해 대부업체 신규 대출 금액이 3년 반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연합뉴스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중저신용자를 제도권 밖으로 밀어내는 '규제의 역설'로 이어지고 있다.


제도권 금융이 문턱을 높이자 대부업 신규대출이 3년 반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고, 중저신용자들은 더 높은 금리의 시장으로 밀려나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상위 대부업체 30곳의 지난해 4분기 신규대출 금액은 795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2년 2분기(1조243억원) 이후 최대치다. 전년 동기(6468억원) 대비 23% 증가했고 직전 분기(7366억원)보다도 8% 늘어난 수준이다.


한동안 6만명대 머물던 신규 이용자 수도 지난해 3분기 7만8991명, 4분기 8만7227명으로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대출 규제로 제도권 금융 문턱이 높아지면서, 기존 1·2금융권 이용 수요까지 대부업으로 옮겨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여신(말잔)은 지난해 5월 95조7067억원에서 12월 93조4291억원으로 2조2776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6월 이후 총량 규제가 본격화되면서 하반기 내내 여신이 줄어든 것이다.


특히, 중저신용자 대출 위축이 두드러진다.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공개된 지난해 4분기 중금리 신용대출 현황을 보면 취급은 신용점수 700~900점대에 집중돼 있는 상황이다.


500점대 이하 차주에게 대출을 내준 곳은 전체 33곳 중 절반도 되지 않았다. 사실상 저신용자 대상 중금리대출이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은 제도권 내에서 사실상 마지막 대출 창구로 꼽힌다. 그러나 총량 규제로 문턱이 높아지면서 중저신용자들은 더 높은 금리를 감수하고 대부업으로 이동하고 있다.


문제는 이마저도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다. 제도권 하단에서 밀려난 일부 차주가 불법 사금융으로까지 내몰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불법 사금융 피해 상담·신고는 1만6540건으로, 이미 전년도 연간 건수(1만5397건)를 넘어섰다.


가계부채 관리라는 정책 목표와 달리 금융 취약층의 이자 부담이 확대되는 부작용이 나타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총량 중심의 가계대출 규제가 취약 차주를 제도권 밖으로 밀어내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차주별 상환 능력을 반영한 정교한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총량 중심의 일률적 가계대출 규제는 취약차주의 1·2금융권 접근을 막아 고금리 대부업으로의 유입을 초래하는 부작용을 명확히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저축은행 여신 감소와 대부업 신규대출 증가는 '풍선효과'의 전형적 사례로, 중저신용자가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릴 위험도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가계부채 총량 관리와 취약차주 보호 목표 충돌을 완화하려면 차주별 미시적 심사 강화 등 보완이 필요하다"며 "서민·실수요자 예외(생애최초 주택구입 등) 조치로 금융 사각지대를 메우는 균형적 접근도 필요해보인다"고 조언했다.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