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키 꽂자마자 촬영 시작…성관계 장면 생중계" 몰카 수준에 '경악'
입력 2026.02.08 22:15
수정 2026.02.08 22:15
몰래카메라를 찾아내고 있는 BBC 취재진들 ⓒBBC
중국 일부 호텔 객실에서 이뤄진 불법 촬영물이 대규모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6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중국 호텔 객실에서 촬영된 불법 촬영물 수천 개가 여러 사이트에서 포르노로 판매됐다.
홍콩 출신 남성 '에릭'(가명)은 지난 2023년 소셜미디어(SNS)에서 영상을 보던 중 깜짝 놀랐다. 자신과 여자친구가 촬영된 영상을 발견한 것. 3주 전 중국 남부 선전의 한 호텔에서 여자친구와 하룻밤을 묵었는데, 그 당시 장면이 담긴 영상이 수천 명이 접속하는 채널에 공유돼 있었던 것이다.
BBC는 18개월 동안 조사한 결과 텔레그램에서 6개의 서로 다른 불법 웹사이트와 앱을 발견했다. 이들은 180개가 넘는 호텔 객실에 카메라를 설치해 투숙객을 생중계한다고 광고했다. 실제 일부 채널 회원수는 1만명에 달했다.
BBC는 7개월 동안 한 웹사이트를 집중 관찰했다. 54개의 카메라가 촬영한 영상이 올라왔고, 이 중 절반가량이 항상 작동했다. 평균 투숙률을 고려하면 수천 명이 촬영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은 자신이 찍혔다는 사실조차 모를 가능성이 크다.
호텔 투숙객이 방 열쇠를 꽂자마자 미리 설치된 몰래카메라가 즉시 촬영을 시작했다. 해당 영상은 되감기와 내려받기 기능까지 가능했다.
이처럼 불법인 이른바 '스파이캠 포르노'는 중국에서 최소 10년 이상 지속돼 왔다.
중국 당국은 지난 4월 스파이캠 포르노 영상 확산을 막기 위해 호텔 소유주들에게 몰래카메라가 있는지 정기적으로 확인하도록 하는 규정을 마련했으나 불법 촬영은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
벽면 환기구에 설치된 몰래카메라 ⓒBBC
BBC 취재진은 실제 중국 정저우의 한 호텔 방을 찾아 벽면 환기구에 숨겨진 스파이 캠을 찾아내기도 했다. 온라인에서 흔히 판매되는 몰래카메라 탐지기는 이를 감지하지 못했다. 해당 카메라가 제거되자 텔레그램 채널에 즉각 소식이 퍼졌고, 운영자는 다른 호텔에 대체 장비를 설치했다고 알렸다.
BBC는 'AKA'라는 닉네임을 쓰는 이가 가장 두드러진 중개상이라고 밝히며, 그가 지난해 4월 이후 최소 16만3200위안(약 3446만원) 상당의 수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산했다. BBC 기자가 고객으로 가장해 접근했을 당시 그는 한 달에 450위안(약 9만 5000원)을 내면 생중계를 볼 수 있다고 했다.
홍콩 최초의 성폭력 위기 대응 센터이자 비영리 민간단체인 레인릴리의 블루 리는 "피해 영상 삭제 요청이 급증했으나, 텔레그램이 응답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조치가 어렵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