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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러 ‘핵군축 협정’ 54년 만에 종지부…핵무기 경쟁 재점화?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6.02.06 07:41
수정 2026.02.06 07:42

2008년 5월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전승일 기념 퍼레이드에서 러시아 토폴-M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붉은 광장을 가로지르며 이동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세계 최대 핵 보유국인 미국과 러시아 간 유일한 핵군축 협정인 ‘뉴스타트’(New START·新전략무기감축조약)가 연장 노력 없이 15년 만에 만료됐다. 국제사회가 핵무장의 ‘기준점’을 통제할 수단이 사라지면서 미·러 두 나라뿐 아니라 중국과 북한이 이 틈을 타 핵무장에 탄력을 붙일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뉴스타트는 5일 0시(그리니치 표준시·한국시간 5일 오전 9시)를 기점으로 종료됐다. 2011년 발효된 뉴스타트는 미·러가 각각 실전 배치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에 탑재할 수 있는 핵탄두를 1550개로 제한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핵탄두를 실어 나를 수 있는 ICBM과 SLBM·전략폭격기의 배치도 700개로 제한했다.


미국과학자연맹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전 세계에는 모두 1만 2241개의 핵탄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중 90%가량을 미·러가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2024년 기준 약 600기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미 국방부는 중국의 핵탄두 수가 2030년 1000기, 2035년에는 1500기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효력 기간이 10년이었으나 2021년 미국과 러시아가 5년 연장해 지난 4일까지 유지됐다. 그러나 후속 조치가 마련되지 않으면서 결국 이번에 완전히 사라지게 된 셈이다. 미·러 간 핵군축은 1972년 탄도미사일 발사대 수를 동결하는 내용의 전략무기제한협정(SALT-1)을 시작으로 1991년 전략 미사일 보유 수 감축에 합의한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 2011년 뉴스타트로 이어져 왔다. 이제 54년 간 이어진 핵무기 통제 장치에 고삐가 풀린 셈이다.


미국과 러시아 간 핵군축의 제도적 공백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중국이 빠진 핵군축 합의는 이제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4일 “(트럼프) 대통령은 21세기 진정한 군비 통제는 중국의 방대하고 급속히 증가하는 핵 비축량을 고려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고 분명히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미·러 간 양자 협정을 넘어 중국을 포함한 새로운 핵군축 틀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8일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뉴스타트와 관련해 “만료되면 만료되는 것이고 더 나은 합의를 할 것”이라며 “플레이어 몇 명을 더 끌어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양자 협정을 넘어 다자 틀의 구상을 시사한 발언으로 읽힌다.


미군 전략폭격기. ⓒ EPA/연합뉴스

그러나 새로운 군축협정 체결까지의 여정은 험난할 것이라는 예상된다. 미국은 중국의 협정 참여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영국과 프랑스까지 협상 테이블에 나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중국 정부는 “국과 미국의 핵 전력은 전혀 동등한 수준이 아니다”라며 “현 단계에서 군축협상 참여를 요구하는 것은 공정하지도 합리적이지도 않다” 주장했다.


여기에다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의 방어망을 뚫을 수 있는 능력을 입증해야 핵 억제력은 물론 협상 카드로서 핵무기가 가지는 효용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해 핵무기고를 더욱 늘리려 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날 미 워싱턴DC에 본부가 있는 군비통제 및 비확산 센터는 “이제는 러시아와 미국 모두 핵무기 재확장에 장애물이 없어졌으며 우리는 또다시 냉전 시대를 살아가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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