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美 연준 의장에 '쿠팡 사외이사' 케빈 워시 지명
입력 2026.01.30 22:17
수정 2026.01.30 23:03
최근 금리인하 강력 주장…청문회 통과 땐 5월 취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에 지명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지난해 5월9일 미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 소재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에서 열린 통화정책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후임에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지명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AWS)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케빈을 연준 의장 후보로 지명하게 돼 기쁘다”며“나는 그를 오랜 시간 동안 알고 지냈고, 케빈이 훌륭한, 아마 가장 좋은 연준 의장의 한명이 될 것이라는데 의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엇보다도 그는 그 모든 것 위에, 그는 ‘중앙 캐스팅’(완벽한 배역에 꼭 맞는 인물)이고, 결코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시 전 이사가 미 의회 청문회를 통과할 경우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 뒤를 이어 오는 5월부터 의장에 오르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전날 그와 단독 면담을 한 뒤 워시 전 이사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임명하는 쪽으로 뜻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집권 1기 때인 2017년 연준 의장을 고를 때 워시 전 이사도 면접했다. 하지만 당시는 파월 현 의장을 선택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이 결정을 후회하는 발언을 거듭했다. 그는 2020년 백악관에서 만난 워시 전 이사에게 “(2017년 당시) 왜 연준 의장직에 더 강한 의지를 보여주지 않았는지 궁금하다”며 “ 당신을 택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1970년 뉴욕에서 태어난 워시는 스탠퍼드대에서 공공정책을 전공한 뒤 하버드대 로스쿨과 비즈니스 스쿨을 차례로 졸업했다. 1995년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입사해 인수합병(M&A) 부문 부사장을 지냈다. 2002년 조지 W 부시 행정부로 옮겨 대통령 경제정책실 특별보좌관,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수석보좌관을 역임했다.
이후 2006년 35세 나이로 최연소 연준 이사에 올랐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실무 참모로 활동하며 소방수 역할에 일조했다. 다만 연준의 시장 개입이나 비전통적 개입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며 2011년 연준을 떠났다.
연준을 떠난 뒤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에서 활동했으며 2011년 연준을 떠난 뒤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에서 활동했으며 트럼프 대통령 진영에 들어가 그에게 경제 자문을 제공했다. 2019년부터 쿠팡의 미국 모회사인 쿠팡 Inc 이사회 사외이사도 지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워시를 지명한 것은 ‘저금리’와 연준의 의사결정 구조를 조율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로 꼽히기 때문이다. 워시 전 이사는 지금까지 하마평에 오른연준 의장 후보 중 금리인하에 가장 신중한 인물로 분류돼 왔다.연준 이사 시절 초저금리, 양적완화(QE) 기조를 밀어붙인 버냉키 의장과 시각차가 컸다는 평가다. 당시 그는 WSJ 기고문을 통해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며 공개적으로 반대하기도 했다.
제롬 파월(오른쪽)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지난해 7월24일 미 워싱턴DC의 연준 건물 개보수 현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건넨 공사비용 관련 문서를 읽고 있다. ⓒ AP/뉴시스
하지만 지난 몇 달간 금리인하를 공개적으로 주장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입장을 같이해왔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금리인상 또는 유지를 통한 긴축에서, 통화 완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한 셈이다. 그는 “‘레짐 체인지’(정권 교체) 수준으로 연준을 바꿔야 한다”고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기준금리를 1% 수준으로 내려야 한다며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파월의 임기는 5월까지다. 연준 의장 지명자는 상원의 인준 표결을 통과해야 취임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취임한 직후부터 노골적으로 금리인하를 압박했다. 그에겐 ‘연준의 독립성과 통화정책의 중립성’이란 가치는 쓰레기통에서나 찾을 일이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마이 웨이’ 행보를 보였다. 지난 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3.5~3.75% 수준으로 동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