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비리' 민간업자 재판 2심…"배임죄 성립 의문"
입력 2026.01.23 17:06
수정 2026.01.23 17:07
김만배 측 "성남시 및 공사 이익 민간과 50대 50 나눠야?…1심 수긍 어려워"
피고인들 구속 만기 고려, 신속 재판 방침…정식 첫 공판 오는 3월13일 지정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인 김만배씨(왼쪽부터),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연합뉴스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으로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민간업자들이 항소심 첫 재판에서 "배임죄 성립 자체가 의문"이라며 공소사실을 반박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6-3부(부장판사 이예슬·정재오·최은정)는 이날 업무상 배임 등 혐의를 받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공사) 기획본부장과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정민용 변호사 등 5명의 2심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공판에 앞서 피고인과 검찰 양측의 입장을 확인하고 향후 심리 계획 등을 정리하는 절차로 피고인들의 출석 의무는 없으나, 재판부가 직접 진술할 기회를 부여하면서 피고인 5명은 모두 구속 상태로 법정에 출석했다.
민간업자 측은 1심 판결과 관련해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김씨 측 변호인은 "성남시나 공사의 이익을 민간과 50대 50으로 나눠야 한다는 1심의 법리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며 당시 확정이익 확보는 시의 정책적 결정이었음을 강조했다. 정 회계사 측 역시 "공모지침서에 반영된 확정이익은 시의 요구에 따른 것일 뿐, 민간이 요구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검찰 수사의 발단이 된 주요 인물들의 진술 신빙성을 흔드는 데 변론을 집중했다.
정 회계사 측은 "남욱이 1심 결심 이후 다른 재판(정진상 사건)에서 기존 진술 상당 부분을 번복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다"며 증인 신문을 다시 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남 변호사 측도 "사건 초기 불기소 처분을 받았던 기록을 4년째 입수하지 못하고 있다"며 기록송부촉탁을 통해 실체적 진실을 가리겠다고 밝혔다.
현재 사선 변호인을 새로 선임 중이어서 국선 변호인과 나란히 앉은 유 전 본부장은 직접 마이크를 잡고 "1심에서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한 부분들이 있다"며 성남도시개발공사 직원 전원에 대한 증인신문을 요구했다.
아울러 이 사건 수뇌부로 지목된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사건이 아직 1심 진행 중이지만 이 사건과 병행 심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재판부는 일부 피고인들의 구속 만기일(4월 30일)이 다가오는 점을 고려해 신속히 재판을 진행하겠다며 정식 공판인 1차 공판기일을 오는 3월13일로 지정했다.
변호인단은 30분에서 1시간가량 PT(프레젠테이션)을 통해 항소 이유를 상세히 밝힐 예정이다.
앞서 1심은 지난해 10월 유 전 본부장과 김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유 전 본부장에게는 벌금 4억원과 추징금 8억 1000만원을, 김씨에게는 추징금 428억원을 각각 명령했다.
함께 기소된 정민용 변호사는 징역 6년에 벌금 38억원과 추징금 37억원을 선고받았으며, 정영학 회계사와 남욱 변호사는 각각 징역 5년과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두 사람에게 선고된 추징금은 0원이다.
이후 법무부와 대검찰청 등 이른바 '윗선'의 지시로 서울중앙지검이 이 사건 항소를 포기하면서 검찰은 내홍을 겪었다. 당시 비판의 목소리를 냈던 검사장들은 최근까지도 잇따라 사의를 표명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