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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 제재 아닌, 지분부터 손댄다…가상자산 규제의 역설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입력 2026.01.02 07:02
수정 2026.01.02 07:02

강한 사후 책임 대신 지분 규제 꺼낸 금융당국

‘핵심 인프라’ 규정 속 대주주 지분율 제한 논란

업계 “ATS와 동일 규율은 무리” 반발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에 ‘디지털자산기본법 규율 주요내용(안)’을 제출하고,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율을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ATS)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금융당국이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율을 제한하는 방안을 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자산 2단계법) 가안에 포함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와 정치권에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거래소 사고 발생 시 창업자 개인에게 형사 책임이나 재산상 책임을 강하게 묻기 어려운 국내 제도 환경 속에서, 사후 제재 대신 지배구조를 사전에 통제하려는 접근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에 ‘디지털자산기본법 규율 주요내용(안)’을 제출하고,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율을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ATS)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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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는 업비트·빗썸 등 이른바 ‘빅4’ 거래소를 가상자산 유통의 ‘핵심 인프라’로 규정하며, 소수 창업자와 특정 주주에게 지배력이 과도하게 집중돼 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보고서에는 “소수의 창업자와 주주가 거래소 운영 전반에 과도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수수료 등 막대한 운용 수익이 특정 개인에게 집중되는 소유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미국·EU 등 주요국은 거래소 오너의 위법행위에 대해 형사 처벌과 재산 몰수까지 가능한 강력한 사후 책임을 전제로 규율하는 반면, 한국은 디지털자산의 법적 성격이 불명확하고 형사 구성요건이 엄격해 개인 책임을 끝까지 묻기 어려운 상황이다.


글로벌 규제 흐름과 달리 소유 구조부터 제한하는 방식이 과연 합리적인지에 대한 논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사후 책임을 실질적으로 강화하는 제도적 보완 없이 지분 규제부터 도입할 경우, ‘책임은 못 묻고 소유부터 자른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후 제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지분 규제를 통해 리스크를 줄이려는 의도는 이해되지만, 이는 위법행위에 대한 책임 강화가 아니라 경영 구조를 인위적으로 바꾸는 방식이다. 책임을 묻는 제도 없이 소유부터 제한하면 과잉 규제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규제 방향 자체뿐만 아니라 적용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 도입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가상자산거래소를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와 동일선상에 두고 지분율 요건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출범한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는 설립 당시부터 복수의 증권사가 주주로 참여한 구조인 반면, 가상자산거래소는 개인 창업자 주도로 출범했다”며 “설립 배경과 주주 구성이 다른 규정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정치권은 아직 확정된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민주당 디지털자산 TF 소속 한 의원은 “거래소 대주주 지분율 제한은 공식적으로 논의되거나 결론 난 사안은 아니다”라며 “국회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방향을 정해야 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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