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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무원 김병기…與 원내대표, 조기 교체 초읽기? [정국 기상대]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입력 2025.12.30 00:10
수정 2025.12.30 05:59

前 보좌진, 김병기·가족 의혹 폭로 지속

민주당 내부서도 '부적절한 처사' 지적

벌써부터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 하마평

金, '거취 표명 여부' 질문에 '묵묵부답'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둘러싼 '권력형 비리 의혹'이 전직 보좌진들로부터 연이어 폭로되며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김병기 원내대표의 거취를 두고 당내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관련 논란에 김 원내대표가 30일 직접 입장을 내놓을 지 주목되는 한편, 당 일각에선 새해 초부터 여권 권력 지형이 재편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입에 여권의 시선이 쏠리는 배경이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원내대표와 그의 가족을 둘러싼 보좌진 갑질 및 각종 특혜 의혹이 잇따라 불거지고 있다. 현재까지 제기된 의혹은 △국정감사 직전 쿠팡 대표와 70만원짜리 호텔 오찬 △대한항공 160만원 호텔 숙박권 수수 및 며느리·손자 의전 제공 △배우자의 동작구의회 업무추진비 사적 유용 △장남의 국정원 업무 대리 수행 △가족의 지역구 병원 진료 특혜 요구 △차남의 예비군 훈련 연기 신청 지시 등이다.


당내에서도 김 원내대표를 둘러싼 의혹에 의견이 분분하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개인적으로 보면 (김 원내대표가) 전 보좌진과의 불화와 갈등으로 여러 가지 제보에 의해 사안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서 우리도 곤혹스럽다"며 "본인의 입장에서 보면 사실인 부분과 사실이 아닌 부분이 섞여 있는 것 아니겠느냐. 그래서 억울한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박 수석대변인은 "분명한 것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보면 그것은 '특권의 갑질'이라는 국민의 분노 앞에 처해 있다"며 "내일 (김 원내대표의 입장발표 내용에 대해) 많은 언론이 다른 해석을 하고 있지만, 일단 해명과 사과에 더 방점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그러고 나서도 국민께서 납득하지 못하신다면 그 이후에는 어떤 생각을 하실지 모르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거취에 대한 직·간접적 압박도 나왔다. 박범계 의원은 YTN라디오에서 "한번 차분하게 본인이 과연 이것을 해명할 수 있는 사안인지, 해명 가능한 사안인지 또는 거꾸로 용단을 내려야 되는 사안인지 본인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고, 박주민 의원은 CPBC라디오에서 "나 같으면 처신에 대해 굉장히 깊게 고민했을 것 같다"고 했다.


내년 지방선거 후보군들 가운데서는 김 원내대표발(發) 논란으로 악영향을 받게 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수도권 한 재선 의원은 "당에서 김 원내대표가 거취를 결단해야한다는 의견도, 입장을 들어본 뒤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면서도 "다만 이번 사안으로 지방선거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속내가 복잡한 건 사실"이라고 수화기 넘어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같은 당내 기류는 정청래 대표가 김 원내대표의 논란에 '대리 사과'에 나서면서 입지가 한층 좁아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정 대표는 지난 26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당대표로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에게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이는 앞서 비슷하게 '갑질 논란'에 휩싸였던 강선우 의원에게 "동지란 함께 비를 맞아주는 것"이라며 두둔했던 전례와는 대비된다.


호남권 중진 의원은 "앞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가 야당과의 3대(내란·김건희·채해병) 특검법 협상을 두고 마찰이 표출되지 않았나. 당 투톱 갈등은 당대표 입장에서 좋은 상황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9월 11일 김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해"라며 격앙된 감정을 드러냈다. 국민의힘과의 3대 특검법 수정안 협상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이었다.


정 대표는 이날 친여(親與) 성향 유튜브 채널 새날에 출연해서도 김 원내대표 거취 관련 질문을 받자 "잘 알고 있다. 내가 기자회견 때 말한 걸 다시 재생하면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사회자가 재차 '김 원내대표가 사퇴 안 한다는 지라시가 돈다'는 말엔 "이 또한 잘 지나가리라 생각한다"고 답변을 아꼈다.


이런 가운데 당내에선 일찌감치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이 언급되고 있다. 3선 의원 가운데 박정·백혜련·한병도 의원이 거론된다. 여기에 조승래 사무총장, 이언주 최고위원, 김영진 의원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다만 여권 관계자는 "김 원내대표의 입장 표명이 있기도 전에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이 벌써부터 거론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가 입장표명을 예고한 30일 원내대책회의에서는 자신의 거취에 대한 직접적인 입장표명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원내대표는 '12·29 무안 여객기 참사' 1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내일 거취를 표명하느냐' '입장표명은 기자회견인가 원내회의 형식이냐' 등의 질문을 받았지만 답을 하지 않았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확정적인 건 아니지만, (30일)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아마 입장 발표 등을)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원내대책회의는 매주 화요일 정례적으로 개최되며 회의 주재자인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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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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