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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원자력 협력 3축은...핵연료·원전 EPC·SMR 상용화”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5.12.09 08:50
수정 2025.12.09 08:51

최종현학술원 ‘한미 원자력 협력 추진 전략’ 보고서 발간

“핵연료주기–대형원전 EPC·운영–SMR 상용화 전략축”

최종현학술원 '한미 원자력 협력 추진 전략' 보고서 이미지.ⓒ최종현학술원

최종현학술원은 9일 한국이 직면한 전략적 선택지를 본격적으로 분석한 ‘한미 원자력 협력 추진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달 최종현학술원이 ‘한미 원자력 동맹의 심화와 산업 생태계 구축’을 주제로 열었던 회의 논의를 기반으로 구성됐다. 해당 회의에는 원전·소형모듈원자로(SMR)·핵연료주기·핵추진 잠수함 등 원자력 전 분야의 주요 전문가들이 참여해 한미 원자력 협력의 실질적 방향을 집중 논의했다.


보고서는 포럼에서 다뤄진 핵심 쟁점을 AI 기반 전력 수요 증가로 인한 에너지 인프라 확충과 글로벌 원전 시장 재편과 한국의 원전 설계·조달·시공(EPC) 역량의 전략적 활용, 핵연료주기 협력의 지정학적 의미와 정책적 선택지 세 축으로 정리했다.


먼저 보고서는 미국이 300GW 규모의 신규 원전 건설을 선언한 배경으로 AI 시대의 최대 병목인 전력 공급 문제를 지목했다. 미국의 이번 결정은 사실상 전력 인프라 전면 재편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중 간 전력설비 격차가 빠르게 벌어지는 상황에서 전기는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라며 “발전·송전·배전 등 전력 장치 산업 전반이 재편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한국의 원전 EPC 역량이 이미 글로벌 표준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UAE 바라카 3·4호기와 새울 1·2호기만이 예산과 공정을 모두 지킨 유일한 프로젝트”라며 “혹독한 사막 환경에서도 성과를 낸 것은 APR1400의 설계·건설·운영 능력이 국제적으로 검증됐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손 교수는 한국이 원전 강국임에도 핵연료 주기와 원천 기술 부문에서는 구조적 취약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이 EPC·운영·사업관리 역량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보유한 반면, 미국은 차세대 SMR 설계·지식재산권(IP)·외교력·기술 원천성에서 우위를 가져 양국 역량이 ‘비대칭적이지만 상호보완적 구조’라고 진단했다.


손 교수는 한국의 가장 큰 리스크로 농축·재처리 기술 및 인프라의 부재를 꼽으며 “이 구조가 지속되면 에너지 안보의 핵심 취약점으로 남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미 정상회담 뒤 공개된 팩트시트에 포함된 ‘민간 농축·재처리’ 문구와 관련해서도 “미국이 이를 전면 허용한 것이 아니라 절차적 검토를 인정한 수준일 뿐”이라며 “이를 곧바로 실질적 허용으로 해석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이어 손 교수는 “미국이 관심을 두는 핵심은 한국의 농축·재처리나 핵잠 기술 자체가 아니다”라며 “미국이 시급히 원하는 것은 원자력 발전 능력의 조속한 확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도 이 구조를 정확히 읽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현실적으로 가장 실현 가능한 협력 축은 대형 원전 건설 협력과 SMR 공동 전개”라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한미 원자력 협력을 단순한 기술 교류 차원이 아닌 전략적 산업 생태계 구축 과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협력의 핵심 축을 ▲핵연료주기 ▲대형 원전 EPC 및 운영·유지보수(O&M) ▲SMR 상용화 등 세 분야로 구분하며 이 영역에서 구조적 파트너십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순도 저농축우라늄(HALEU) 확보를 단기·중장기 국가전략의 최우선순위로 규정했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내 HALEU 생산시설에 한국 기업이 직접 참여해 기술·산업 협력을 조기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한미 규제기관 간 상시 소통 채널을 구축해 규제 표준화와 승인 절차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장기적으로는 한·미 공동 연구개발과 오프테이크(Off-take) 계약을 통해 핵연료 공급망의 안정성과 상용화 속도를 높여 글로벌 원자력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시장 진출과 관련해선 전문가들은 상황에 따라 APR1400을 앞세울지, AP1000을 선택할지에 대한 기술 전략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단순한 노형 비교가 아니라 정책·규제·사업성까지 종합 검토해야 하는 사안인 만큼 정부 차원의 전략적 판단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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