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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 지원 뒤 가려진 과제, 지역영화 창작 숨통 틔워야 [기자수첩-연예]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5.10.30 07:00
수정 2025.10.30 07:00

2024년 문화체육관광부는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역영화문화활성화 지원사업’ 8억 원과 ‘지역영화 기획개발 및 제작지원사업’ 4억 원을 전액 삭감했다. 5년간 지역영화의 뿌리를 다져온 사업들이 예고 없이 끊기면서, 지역영화계는 그 어느 때보다 깊은 침체에 놓였다.


한상준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뉴시스

지난 23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는 다시 제기됐다. 한상준 영화진흥위원장은 ‘지역영화문화활성화 지원사업’ 예산 복원 관련 질의에 “전용관이 없는 지역을 대상으로 독립영화를 상영할 수 있도록 60개관을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그의 답변은 독립영화 향유권 확대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겠으나 ‘지역영화문화 활성화’의 본질이 상영 중심의 지원으로 한정된 한계도 분명히 드러났다.


‘지역영화문화활성화 지원사업’은 단순히 영화를 공급하는 사업이 아니다. 역의 영화인을 발굴하고, 주민이 직접 창작 과정에 참여하며, 지역 정체성과 이야기를 기록해온 창작 생태계 기반 사업이었다.


이 사업의 시작점은 2013년 제정된 ‘문화기본법’이었다. 지역 간 문화격차 해소를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됐고, 2016년 ‘영비법(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 지역영화 관련 조항이 신설되면서 제도적 근거가 마련됐다.


이후 2018년부터 전국의 영화단체들은 영화인 육성, 교육 프로그램, 지역 배급 및 상영 등 지역 실정에 맞춘 사업을 펼쳐왔다.


하지만 2024년 예산 전액 삭감 이후, 그 흐름은 단절됐다. 다양성과 실험이 움트던 지역의 토양은 빠르게 말라붙었다. 다시 지역을 단순한 ‘상영의 장소’가 아닌, ‘창작의 주체’로 세우는 복원 전략이 필요하다. 지역이 다시 창작의 주체로 서지 못한다면, 상영 지원은 결국 중앙의 배급 구조를 보완하는 데 그칠 뿐이다.


독립영화 상영 지원도 물론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지역영화의 숨통을 틔우지 못한다. 2024년 전액 삭감된 ‘지역영화문화활성화 지원사업’ 예산의 복원이 그 출발점이다. 지역영화는 산업의 변두리가 아니라, 한국영화 다양성의 뿌리에 가깝다. 창작이 끊기면 문화의 순환도 멈추고, 다양성의 사슬도 끊어질 수 밖에 없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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