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픽스 줄하락에 대출금리 덩달아 하락세…은행권, 가계대출 '꿈틀' 긴장
입력 2025.03.17 16:17
수정 2025.03.17 18:25
본격 대출 이자율 떨어질 예정이지만
잠잠했던 가계대출 다시 부풀까 불안
은행권 "수요 증가에 일별 모니터링 "

변동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가 5개월 연속 하락했다. 지난달 기준금리가 인하하면서 시장금리에도 본격적으로 반영된 건데, 이에 따라 은행권의 대출금리 하락세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은행권에서는 지난해 골머리를 썩였던 가계대출이 다시 큰폭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1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취급액 기준 COFIX는 2.97%로, 전달 대비 0.11%포인트(p) 하락했다.
코픽스가 오르면 은행이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이자를 들였다는 뜻이고, 떨어지면 적은 이자로 돈을 마련했다는 뜻이다.
코픽스는 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KB국민·한국씨티은행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 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과 은행채 등 수신 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코픽스가 5개월 연속 떨어지면서 은행권 대출금리 내림세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은행권은 새해 들어 가계대출 총량이 풀리면서 각 가산금리를 하향조정하며 대출금리를 조금씩 내려왔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집계를 보면 지난 1월 말 기준 국내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평균 대출금리는 4.53%로, 지난해 11월보다 0.23%p 하락했다. 한은은 지난해 10월과 11월 연이어 기준금리를 인하했고, 하락분이 시장금리에 반영됐다.
코픽스가 하락함에 따라 은행들은 자금조달에 더 적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대출금리를 인하할 여력이 커진다.
문제는 가계대출이다. 이자율이 낮아져 대출 수요가 몰리면 지난해 골치 아팠던 가계대출이 다시 뇌관으로 부상할 수 있어서다.
지난달 국내 금융권 가계대출은 4조3000억원 늘면서 감소세로 돌아선 지 한 달 만에 증세로 전환했다. 새해 가계대출이 다시 재개된 데다 신학기 이사 수요가 겹치면서 주택담보대출 위주로 증가폭이 커져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은행권의 긴장도 덩달아 높아지는 모습이다. 대출금리가 내려가면 실수요 증가를 막기 어렵다 보니 가계대출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은 셈이다.
지난달 금융위원회는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은행들이 대출 수요 추이 등을 세분화해 면밀히 모니터링 해야 한다고 결론낸 바 있다. 이에 은행들은 내부적으로 한도를 정해놓고 시기별 쏠림이 없도록 일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장 대출금리가 떨어지면 대출 수요 증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어쩔 수 없이 은행들도 올해 가계대출 목표치인 1~2%대 증가를 맞추기 위해 대출 영업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