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4km' 사사키 쟁탈전, 벌써 20개 구단 도전…에이전트 "돈에 의해 움직이는 선수 아니다"
입력 2024.12.31 15:36
수정 2024.12.31 15:36
일본야구가 자랑하는 ‘파이어볼러’ 사사키 로키(23)가 벌써 메이저리그(MLB) 20개팀 이상과 접촉했다.
31일(한국시각) 일본 풀카운트 등 보도에 따르면, 사사키 에이전트 조엘 울프는 온라인 인터뷰를 통해 “20개 구단과 미팅을 가졌고, 향후에도 복수의 구단과 만날 예정이다”라고 알렸다.
이어 “사사키 영입에 관심이 깊은 구단은 영상이나 PPT를 활용해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단편영화급 영상, 심지어는 책으로 엮은 긴 보고서를 제출한 구단도 있었다. 마치 ‘로키 영화제’ 같았다"고 전했다.
또 “사사키가 요청한대로 미팅은 공정한 경쟁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2시간으로 제한했고, 어떤 팀 선수도 참석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일본 선수들을 활용해 영입하려는 구단의 계획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함이다. MLB.com은 "'선수 출입 금지' 규정을 피해 협상 자리에서 선수들의 영상 메시지를 선보인 구단들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울프는 “사사키는 돈에 의해 움직이는 선수가 아니다. 최고의 선수가 되고 싶어 한다. (보너스 풀이 리셋되는 1월15일을 넘어)1월16일부터 24일 사이 결단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사키는 각 구단의 투수 육성 시스템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인 선수 소속 여부는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사사키는 23세다. 미·일 프로야구 협정에 따라 MLB는 25세 미만의 선수는 프로가 아닌 아미추어로 규정, 대형 규모의 계약은 맺을 수 없다. 각 구단마다 '보너스풀' 한도 내에서 사사키 영입을 추진해야 한다. 가장 많은 금액을 베팅할 수 있는 구단도 755만 달러(약 111억원) 수준이다. MLB 구단들 입장에서는 큰 금액을 지출하지 않고도 사사키라는 ‘거물’을 잡을 수 있는 기회다.
2020년 지바 롯데에 입단해 일본 프로야구(NPB) 생활을 시작한 사사키는 우완 파이어볼러다. 신장 192㎝에서 내리 꽂는 강속구(시속 164㎞)와 고속 포크볼이 주무기다.
야구팬들이 잊지 못하는 커리어도 있다. 2022시즌 오릭스 버펄로스전에서 20세 5개월 나이로 일본 프로야구 역사상 최연소 퍼펙트게임을 달성했다. 이날 경기에서 사사키는 9이닝 동안 무려 19개의 삼진을 잡았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2경기 1승 평균자책점 3.52를 기록, 일본의 우승에 기여했다.
사사키는 NPB 통산 64경기 29승15패 평균자책점 2.10을 기록했다. 2023년에는 데뷔 후 첫 두 자릿수 승리(10승5패 )를 거뒀고, 평균자책점 2.35를 찍었다. 아쉬운 것은 규정 이닝을 채운 적이 없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