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무안참사] “블랙박스 손상…활주로 이탈해 로컬라이저·외벽에 충돌”
입력 2024.12.30 13:38
수정 2024.12.30 13:41
블랙박스 2종 김포공항 시험분석센터로 이송, 훼손 정도 파악
사고기 활주로 1/3 지점 착륙해 미끌어져 충돌
동체착륙 중 셧다운·양쪽 엔진 파손 여부는 미파악
무안국제공항 항공기 사고 관련 비행기록장치(FDR)와 음성기록장치(CVR) 등 블랙박스 2종이 30일 오전 김포공항 시험분석센터로 이송됐다.
시험분석센터에서는 블랙박스 훼손 정도 등이 파악되면 사고 당시 기록 분석 가능 여부 등이 확인될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국토교통부는 오전 10시 ‘무안공항 항공기 사고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주종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블랙박스 1개의 외형이 손상된 상황이다. 김포공항 시험분석센터로 이송해 전문가들이 얼마나 훼손됐고 어느 정도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을지 선별 작업을 진행한다”며 “오늘 관제 교신 자료 확인 및 관련 관제사 면담과 당시 상황 확인 과정을 거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블랙박스 분석에는 최소 수개월 이상의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 실장은 “블랙박스 상태와 그 안의 정보를 먼저 봐야 한다”며 “또 사고에 미치는 영향이 어떤 것이 있는지 종합적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조사 기간을 예단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국토부 조사에 따르면 사고기는 2800m의 활주로 1/3 지점에 착륙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후 1600m를 미끌어지다 활주로 남쪽 끝단에서 264m에 위치한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에 충돌한 뒤 59m를 더 가 외벽과 2차 충돌한 것으로 파악된다.
유경수 국토부 항공안전정책관은 “사고기 착륙 지점은 19번 활주로 방향 1/3으로 추정된다”며 “대략 1200m 전후 정도 지점에 착지한 것으로 추정이 된다”고 말했다.
사고기 동체착륙 중 셧다운이 된 것이 아니냐는 추정과 엔진 양쪽이 모두 파손됐는 지 등은 “블랙박스에 대한 기록들을 토대로 상세히 밝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체착륙 시 활주로에 거품을 뿌리는 등 사전 조치가 마련됐냐는 질문에는 “메이데이 선언 이후 동체착륙까지 굉장히 짧은 시간에 이뤄져 거품을 분사했는 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과거에는 동체착륙 시 마찰을 줄이기 위해 거품을 뿌리는 규정이 있었지만 오히려 항공기가 더 미끄러진다는 문제 등이 있어 규정에서 삭제됐다”며 “동체착륙 중 거품을 미리 분사해야 한다는 것을 규정화해 지키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