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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 '재보험 출혈' 벌써 2조…해외 의존 커졌다

황현욱 기자 (wook@dailian.co.kr)
입력 2024.12.31 06:00
수정 2024.12.31 08:10

올해 들어 1조8799억 적자…1년 새 137%↑

손해 갈수록 늘지만…별 다른 도리 없어 고민

달러 환율 1500원 육박에…부담 가중 불가피

적자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손해보험사들의 재보험 적자 규모가 올해 들어 벌써 2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재보험사에 대한 의존이 커지면서 출혈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설상가상으로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손익이 악화할 거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31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국내 손해보험사 10곳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재보험 출·수재 과정에서 기록한 적자는 총 1조879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36.5%(1조849억원) 급증한 적자 폭으로, 지난해 적자 연간(1조5281억원) 규모를 훨씬 넘어선 수치다.


재보험은 보험사가 보험 계약의 책임 전부 또는 일부를 다른 보험사에 넘기는 것으로 보험사를 위한 보험이라 불린다. 다른 보험사 재보험에 가입하는 것을 '출재', 다른 보험사로부터 계약을 받는 '수재' 계약으로 나뉜다.


손보사별로 보면 DB손해보험이 4579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손보사 중 최대를 기록했다. 현대해상과 삼성화재의 적자 규모는 각각 4342억원과 3722억원으로 나타나며 큰 편으로 집계됐다.


2024년 1월~9월 국내 손해보험사 재보험손익. ⓒ데일리안 황현욱 기자

그 외 ▲KB손해보험 3379억원 ▲메리츠화재 2310억원 ▲한화손해보험 1321억원 ▲흥국화재 388억원 ▲롯데손해보험 261억원 ▲MG손해보험 147억원 순으로 재보험 적자 규모가 나타났다.


반면 NH농협손해보험은 1650억원의 이익을 내며 손보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다.


재보험 계약을 둘러싼 적자 폭은 갈수록 늘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업계는 해외 재보험 의존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올 3분기 누적 국내 손보사 10곳의 출재보험서비스비용은 1조4128억원에 달했는데, 수재보험수익은 2722억원에 불과했다. 1조1400억원가량이 감당이 안되고 있음을 뜻한다.


이 같은 손해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손보사들은 해외 재보험에 계속 의지할 수밖에 없다. 우선 국내 재보험 시장은 손보사 전체 재보험 물량을 소화하기에 불가할 뿐만 아니라 재보험에 대한 경험이 다른 국가 대비 현저하게 적어 해외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에는 재보험사가 코리안리밖에 없어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해외 의존도를 낮추려 노력하고 있지만 여건 상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최근 정국 불안으로 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육박하는 등 강달러 행보가 보험사들의 걱정을 키우고 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환율 상승이 지속되면서 해외 재보험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에 재보험손익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우려했다.

황현욱 기자 (woo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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