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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부름에 탄생한 인터넷은행…'폭풍 성장' 속 미래는 [소소한 금융TMI]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입력 2024.12.01 06:00
수정 2024.12.01 06:00

우여곡절 끝 2017년 ‘첫 발’

소비자 편의 확대됐지만

중저신용자 포용은 ‘글쎄’

제4인뱅 도입에 관심 ‘쑥’

케이뱅크(왼쪽부터)와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전경. ⓒ각 사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케이·카카오·토스뱅크의 뒤를 이을 제4인터넷전문은행 선정을 위한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자금조달의 안정성과 함께 사업계획상 혁신성과 포용성, 실현 가능성 등 네 가지를 중심으로 평가한다는 계획입니다.


제4인뱅에 도전장을 내민 컨소시엄들도 일제히 분주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저마다 내세운 설립취지와 색깔을 보다 분명히 하기 위해서죠. 금융권에선 2026년 초 제4인뱅이 출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제4인뱅이 금융권의 ‘메기’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집니다.


문득 국내 인터넷은행 3사의 첫 시작이 궁금해졌습니다. 이들은 어떤 계기로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일까요? 오늘의 소소한 금융TMI는 이들의 태동과 함께 미래까지 엿보려 합니다.


인터넷은행은 금융소비자들의 부름에 의해서 시작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점점 은행 점포를 찾는 소비자들이 줄고 핸드폰이나 인터넷으로 은행 업무를 처리하는 이들이 늘었기 때문인데요. 디지털, 비대면 금융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확대되는 것에 비해 은행권에선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던 때였습니다.


지금으로부터 9년 전인 2015년 금융 전문가들은 인터넷은행 도입의 필요성과 효과 등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습니다.


세계 최초 무점포 은행은 1989년 영국에서 설립된 영국 퍼스트 다이렉트가 폰뱅킹을 통해 최초로 구현했습니다. 인터넷은행과는 다른 형태이지만 은행의 창구 서비스가 사라지기 시작하는 계기가 된 것이죠. 이후 1995년 인터넷 사용 확산에 따라 무점포 은행이면서 인터넷은행인 시큐리티 퍼스트 네트워크 뱅크가 미국에서 설립됐습니다. 정보통신기술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인터넷을 은행서비스 전달 채널로 활용하는 은행이었죠. 이후 인터넷은행은 영국과 미국, 유럽연합 등으로 확산되기 시작합니다.


우리나라는 2002년 설립을 시도합니다. 롯데, SK 등 일부 대기업과 벤처회사 등이 공동으로 V-뱅크 설립을 추진한 것이죠. 그러나 외국계자본 유치 실패와 은산분리 원칙, 금융실명제 등 제도적인 제약으로 무산됩니다. 이후 2008년 금융위원회 주도로 은행법 개정을 통한 도입을 추진합니다. 하지만 은행산업부실 가능성, 수익모델 취약성, 과당경쟁 우려 등으로 입법에에 실패하고 말죠. 그러다 2015년이 되면서 은행산업도 선진화돼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모바일 채널의 중요성도 부각되면서 제도 도입을 재추진하게 됩니다.


당시 전문가들은 인터넷은행이 출범하면 은행간 경쟁이 촉진되고, 금리 및 수수료, 접근성 등 서비스 측면에서 소비자 효용이 증대될 것으로 봤습니다.


이같은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2017년 4월 케이뱅크가 출범합니다. 같은 해 7월에는 카카오뱅크가, 2021년 10월에는 토스뱅크가 등장하며 지금의 인터넷은행 삼국지 시대를 형성했습니다.


내년이면 인터넷은행들은 8살이 됩니다. 사람이라면 초등학생이되는 나이죠. 인터넷은행들은 그동안 말 그대로 ‘폭풍성장’을 하며 은행권의 대항마로 성장했습니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2017~2023년 중 인터넷은행은 시중은행 및 지방은행보다 훨씬 높은 연평균 55.5%의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2021~2023년 자산 증가율은 시중은행 및 지방은행에 비해 4배 이상 빠른 모습을 보입니다. 수익성도 2020년부터 흑자로 전환되며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습니다. 현재 은행업 자산 순위 13위인 카카오뱅크는 2019년부터, 그리고 케이뱅크는 2021년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커진 점은 긍정적 효과로 꼽힙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은행들이 모바일뱅킹 앱에서 고객 경험을 최대화해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기존 은행들도 모바일뱅킹 앱의 서비스 편리성을 높일 수 있었다고 평가합니다. 고객인증과 계좌이체 서비스가 이전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간편화됐다는 것이죠.


다만 설립취지에 맞게 은행산업의 경쟁을 촉진하는 메기가 됐냐는 질문에는 물음표가 붙습니다. 또 민간 중금리 대출 공급 확대에도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건 인터넷은행들이 넘어야 할 숙제죠.


이런 가운데 인터넷은행업계도 변화가 예상됩니다. 새로운 얼굴이 일으킬 혁신은 아직 가늠하기 어렵지만 기존 인터넷은행들이 아쉬운 점수를 받은 중저신용자 대상 포용금융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은행이 IT와 금융이 융합된 특징에 집중합니다. 인터넷은행들이 신성장동력 창출에 기여할뿐만 아니라 핀테크 활성화,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옵니다. 인터넷은행들이 지금껏 강한 생존능력으로 자생했듯 제4인뱅이 등장한다 해도 흔들리진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오히려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을 위협할 정도의 경쟁력을 갖추고 이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은행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요? 부디 제4인뱅이 금융당국의 요구와 금융 소비자들의 필요를 완벽하게 파악하고 등장해주길 바랄뿐입니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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