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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장 '오디션 선발' 안 하나…후보군 공개 부담 왜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입력 2024.11.18 06:00
수정 2024.11.18 06:00

임기 한 달 반 남짓 남았는데

행장 롱리스트 발표도 '깜깜'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 전경. ⓒ우리은행

조병규 현 우리은행장의 임기가 한 달여 남은 상황에서 차기 후보군(이하 롱리스트) 발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임종룡 회장이 우리금융그룹의 수장이 된 후 도입한 공개 오디션 방식의 인선이 이번에는 이뤄지지 않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내부 통제 부실 문제로 금융감독원 검사가 반년 넘게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 후보자 선정 등을 발표하는 것이 우리은행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시각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이사회가 은행장 임기 한 달 반을 남겨둔 시점에서도 차기 우리은행장 롱리스트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을 도입해 조병규 우리은행장을 선임했다. 그동안 비공개로 행장을 선임해 온 것에 대해 '사내 파벌' 논란이 일자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오디션 형식의 선임 절차를 도입했다.


지난해 3월 이원덕 전 우리은행장이 갑작스레 사의를 밝히자 우리금융은 바로 2주 뒤 롱리스트 4명을 확정하고 2달 동안 은행장을 선정했다. 자회사대표이사추천위원회(자추위)는 ▲외부전문가 심층면접(1단계) ▲평판조회(2단계) ▲업무역량평가(3단계)를 통해 최종 후보군(숏 리스트)를 추린 뒤 ▲심층면접(4단계)를 통해 최종 은행장 후보를 확정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계에서는 현재 시점에서도 행장 롱리스트가 나오지 않는 것은 의아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은 그때 당시 기준으로 만든 것으로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고 고지했었다"며 "그룹 차원의 롱리스트 공개가 의무는 아닌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지주 회장을 포함해 그룹의 차기 경영진 승계 프로그램을 가동한 상태다. 이사회는 차기 행장 후보군 선정을 위해 지난 9월 자추위를 개시했고, 지난달 31일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비공개 회동에서도 롱리스트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깜깜무소식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는 행장의 임기가 한 달 반 밖에 남지 않아 남은 절차를 진행하기에도 촉박한 상황이다. 금융당국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에 따르면 임기 만료 1개월 전에는 후보 추천이 완료돼야 한다.


일각에서는 임 회장의 야심작이었던 오디션 선발 절차가 아예 진행 안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부당대출 의혹건으로 홍역을 치루고 있는 만큼 롱리스트를 쉽사리 발표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동시에 반년 가까이 진행되고 있는 금감원 검사 역시 연장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어 우리은행장 선임 절차는 더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11월 말이나 12월 초 정도 되면 관련 발표가 나와야 되지 않을까 싶다"며 "행장 선임 관련한 절차가 진행중이기는 하지만 확인된 내용은 없다"라고 말했다.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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