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돌연 '감성'?…김혜경 1심 선고 앞두고 "죽고싶을 만큼 미안, 사랑한다"
입력 2024.11.14 14:22
수정 2024.11.14 14:30
14일 페이스북 통해 공개 메시지
"아내, 먼지털이 끝 희생제물 됐다
남의 것 노리거나 기대지 않아" 주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 배우자 김혜경 씨를 향해 돌연 공개적으로 "죽고 싶을 만큼 미안하다"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는 14일 페이스북에 '법정으로 향하는 아내'란 제목의 공개 메시지를 올려 "언젠가, 젊은 시절 가난하고 무심해서 못해준 반지 꼭 해 줄게. 귀하게 자라 순하고 착한 당신에게, 고통과 불행만 잔뜩 안겨 준 내가 할 수 있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혜경아 사랑한다"고 적었다.
이 대표는 "반복적이고 집요한 장기간 먼지떨이 끝에 아이들은 다행히 마수에서 벗어났지만 아내는 희생제물이 됐다"며 "동네건달도 가족은 건들지 않는다는 속설을 믿은 나의 상식과 달리 아내와 아이들이 공격표적에 추가됐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대선에서 패한 후 백 명에 가까운 검사를 투입한 무제한 표적 조작수사가 계속됐다"며 "사람들이 목숨을 버릴 만큼 강압적인 수사로 없는 먼지를 털어 만든 기소장이 연거푸 날아오고, 구치소에서 구속을 대기하기도 했지만, 진실은 나의 편이라 얼마든지 견뎌낼 수 있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가난한 청년변호사와 평생을 약속하고 생면부지 성남으로 와 팔자에 없던 월세살이를 시작한 25살 아가씨. 먹고살기도 어려운데 인권운동 시민운동 한다며 나대는 남편을 보며 험한 미래를 조금은 예상했겠지만 세상사람들이 다 지켜보는 가운데 훼술레(회술레)를 당할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금가락지 하나 챙겨 끼지 못하고, 피아노 건반 누르던 예쁘고 부드럽던 손가락도 주름이 졌지만 평생 남의 것 부당한 것을 노리거나 기대지 않았다"며 "선물까지 일일이 뒤져, 혹여 값나가는 것이 있으면 다시 포장해 돌려주고, 사람을 만나는 것조차 조심하며 살아온 아내가 법정에 끌려 다니는 장면은 남편 입장에서 차마 눈뜨고 보기 어렵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재판받는다며 일찌감치 준비하고 나서는 아내를 볼 때마다 숨이 막힌다"고 토로했다. 글 말미에는 김 씨를 향해 "미안하다. 죽고 싶을 만큼 미안하다. 사랑한다"고 적었다.
수원지법 형사13부(박정호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김 씨에 대한 선고 공판을 진행한다. 김 씨는 이 대표의 당내 대선후보 경선 출마 선언 후인 2021년 8월 2일 서울 모 음식점에서 민주당 전·현직 국회의원 배우자 3명, 자신의 운전기사와 수행원 등 모두 6명에게 10만4000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한 혐의(기부행위)로 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