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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보다 중요한 것 있더라”…‘흑백요리사’ 제작진이 약속한 달라질 새 시즌 [D:인터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4.10.22 14:43 수정 2024.10.22 14:43

“1등만 주목 받는 게 아니더라…모두가 인정 받았다.”

한국 예능 최초로 3주 연속 글로벌 1위를 차지하며 ‘새 역사’를 썼지만, ‘흑백요리사’의 후반부 전개를 향해 ‘아쉽다’는 반응이 쏟아지기도 했었다. ‘흑백요리사’의 김학민, 김은지 PD와 모은설 작가는 ‘성과’를 자랑하기보다 “시청자들이 시선이 모두 맞다”는 겸손한 마음으로 다음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아직은 시즌2 제작 확정 외에 어떤 것도 정해지지 않았지만, ‘흑백요리사’ 시즌2가 기다려질 수밖에 없었다.


지난달 공개를 시작한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하 ‘흑백요리사’)는 맛 하나는 최고라고 평가받는 재야의 고수 ‘흑수저’ 셰프들이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 셰프 ‘백수저’들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치열하게 맞붙는 내용으로 글로벌 흥행을 이끌었다.


김학민 PDⓒ넷플릭스

시작 전까지만 해도 ‘또 요리 서바이벌이야?’라는 반응을 얻기도 했지만, 백수저와 흑수저로 나눠 경기하며 색다른 그림을 만들어낸 것이 ‘흑백요리사’의 가장 중요한 흥행 요인이 됐다. 제작진 또한 ‘본 적 없는’ 서바이벌을 만드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삼았고, 그것이 통해서 더욱 감사했다.


“심사위원도, 출연자들도 흥미를 느껴야 표현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분들이 요리 서바이벌이라고 하면 으레 ‘이렇게 하겠지’하는 예상되는 건 하나도 포함하지 않다는 결심으로 회의를 했었다. 대략 어떻게 진행하겠다는 걸 브리핑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백종원은 워낙 방송도 많이 하시고 흥행 감도 있지 않으신가. 가만히 듣던 그분이 ‘재밌겠네 잘 짰네’라고 하셨을 때 안도했다.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들으셨을 때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궁금했는데 재밌다고 해주셨다.”(모은설 작가)


“처음엔 다른 요리 프로그램을 많이 봤다. 그 이유는 ‘이걸 피하자’는 것이었다. 봤던 그림이나 떠오르는 미션은 배제하고 새로운 요리 프로그램을 만들자는 게 공통 전제였다. 미션도 최대한 안 봤던 것, 다양한 것들을 시도하려고 했다.”(김학민 PD)


우승자 나폴리 맛피아는 물론 고수의 품격을 보여준 준우승자 에드워드 리, 남다른 카리스마의 정지선 등 여러 스타 셰프들이 탄생했고, 종영 후에도 셰프들의 활동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승자보다 탈락자가 주목을 받는가 하면, 미션 내용이 출연자들의 실력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는 등 아쉬움 섞인 목소리가 이어지기도 했다. 여러 출연자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 고민하는 과정에서 나온 실수였지만, 제작진은 “다음 시즌에서는 개선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모은설 작가ⓒ넷플릭스

“경쟁에서 여러 면모를 부각하기 위해 시도를 했었다. 시청자들의 걱정은 잘 알고 있다. 시즌2에서는 방출은 없을 것이다. 시청자들의 반응이 옳다고 여긴다. 어떤 반응이라도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 싫어하신 부분들은 새 시즌에선 볼 수 없을 것이다.”(김학민 PD)


“매라운드마다 돋보이는 주인공이 달라졌다. 팀전에서는 최현석이 보이고, 무한지옥 미션에서는 에드워드 리가 보였는데 처음부터 우리가 100명을 모신 게 인원수만 채우고자 한 건 아니었다. 요리 분야도 다르지만, 다채롭고 다양한 서사도 있었다. 그분들이 입체적으로 보인 것이라고 여긴다. 우승자만 주목을 받기도 하는데, 이모카세나 철가방 요리사들도 응원을 받고 있다. 그 부분이 제일 바랐던 부분인데, 그게 이뤄져서 좋다.”(모은설 작가)


“맛으로 경쟁을 한다는 게 대전제였지만 맛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미션 별로 ‘어떤 맛’, 맛의 다각면을 평가하고자 했다. 보는 재미도 달라지고, 평가 요소도 달라지고. 다양한 면을 담고자 했다.”(김은지 PD)


출연자도, 시청자도 이제는 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즐기고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흑백요리사’의 PD와 작가 모두 다음 시즌에서는 이 같은 경험들을 바탕 삼아 더 좋은 요리 서바이벌을 선보이겠다고 예고해 기대감을 높였다.


김은지 PDⓒ넷플릭스

“옛날처럼 1등만 주목받는 게 아니더라. 모두가 그대로 인정을 받았다. 최현석 셰프님이 ‘우승한 것보다 지금이 좋다’고 하시더라. 본인의 요리 가치관을 충분히 보여줬다고, 우승했으면 더 힘들었을 수도 있다고 여긴다. 요즘엔 나오시는 분들도 성적보다는 본인이 하고 싶은 바를 보여주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다.”(김학민 PD)


그리고 이렇듯 ‘흑백요리사’만의 재미를 끌어내 준 출연자와 시청자들에게 공을 돌리며 감사를 표했다. 해외에서도 ‘흑백요리사’가 큰 사랑을 받으며 ‘한식’의 매력을 조명하고 있지만, 김학민 PD는 “우리는 작은 존재”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요리와 사람이라는 ‘기본’에 충실한 ‘흑백요리사’ 제작진의 다음 ‘요리 서바이벌’이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했다.


“결국 편집보다 중요한 건 재료였다. 어떤 인물이 어떤 서사를 쌓는지가 중요했는데, 우리는 그걸 있는 그대로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셰프님들께 연락이 많이 온다. ‘잘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우리는 오히려 감사하다고 돌려드리고 싶은데, 그게 다 그분들이 하신 것이다. 과장 없이 보여줬다. 그 점을 시청자들이 사랑을 해주신 것 같다.”(김학민 PD)


“우리는 작은 존재다. 꼭 한식만이라서가 아니라 우리나라 요리사가 하면 큰 범주에선 그게 한국 요리이지 않나. 해외에서도 많이 좋아해 주시는 게 너무 뿌듯하다. 한국에 이만큼 잘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조금이라도 알려드린 것 같아 좋다. 관광하시는 분들이 식당 방문을 더 많이 하기도 하시고. 작게나마 도움이 된 것 같아서 다들 기쁘게 생각한다.”(김은지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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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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