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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 “성적 좋지 않다면 경질될 것”…‘10월 A매치 2연전’ 선수들 부담백배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4.09.26 10:46 수정 2024.09.26 11:07

홍명보 감독.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성적으로 보여주겠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사퇴 압박 국면에서 정면 돌파 의지를 밝혔다.


홍 감독은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선임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이 훼손됐다는 지적에 "이 문제 때문에 감독직을 사임할 생각이 없다"며 "물론 성적이 좋지 않으면 언젠가는 경질될 것이다. 남은 기간 우리 팀을 정말 강하게 만드는 게 내 역할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최종 후보였던 다비드 바그너 감독·거스 포예트 감독을 제치고 국가대표 사령탑으로 낙점됐다. 그러나 두 후보자와 달리 면접·발표를 진행하지 않고 홍 감독을 선임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선임 과정 불공정 논란이 일고 있다.


하지만 홍 감독은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의 후임으로 자신이 선임된 과정이 전체적으로는 공정하다고 봤다. 과거 전무이사로 축구협회 행정을 맡기도 했던 홍 감독은 국회 문체위 현안 질의 도중 "(전무이사로) 한 번 경험해 봤기 때문에 그 경험을 토대로 말씀드리면, 불공정하거나 특혜가 있었다 생각하지 않는다"라면서 "전력강화위에서 1순위로 올려놨기 때문에 감독직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공정성 논란으로 축구팬들이 A매치 홈경기에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홍명보 감독에게 야유를 퍼부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팬들을 공분하게 만든 상황에 대해 사과한다”면서도 특혜도 없었고, 사퇴 의사는 더더욱 없다는 것을 분명히했다. 홍 감독은 한 발 더 나아가 “내가 해야 할 일은 강한 팀을 만드는 것이고, 성적이 좋지 않으면 경질될 것”이라며 스스로 진단했다.


따라서 10월 A매치 2연전은 홍 감독의 운명을 가를 매우 중요한 경기가 될 전망이다.


한국(피파랭킹 23위)은 10월 10일 요르단 암만에서 ‘2026 FIFA 북중미월드컵’ 3차 예선 3차전에서 요르단(68위)을, 15일에는 국내에서 이라크(55위)와 4차전을 치른다. 불과 일주일 뒤에는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 논란에 휩싸인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국회에 출석한다.


손흥민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10월 A매치 2연전은 월드컵 본선 진출의 분수령이다. 3차 예선에는 각 조 1·2위가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획득한다. 한국은 B조 6개 팀 중 2위에 자리하고 있다. 요르단과 이라크도 나란히 1승 1무를 거뒀다. 조 1~3위는 골득실 차와 다득점에 따라 요르단(+2·4득점), 한국(+2·3득점), 이라크(+1·1득점) 순이다.


한국이 요르단과 이라크를 연파하면 조 1위로 올라서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덜미를 잡힌다면 본선 진출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


손흥민(토트넘)-이강인(파리생제르망)-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우수한 유럽파를 대거 보유한 한국은 피파랭킹 등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분명 우위지만, 최근 경기력과 결과를 돌아보면 승리를 확신하기 어렵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7월 출범한 홍명보호는 3차 예선 1,2차전에서 1승1무(승점4)에 그쳤다. 홈에서 치른 9월 A매치에서 팔레스타인과 무득점 무승부에 그쳤고, 오만 원정에서도 가까스로 3-1 승리했다.


10월에 만날 상대는 더 까다롭다. 요르단을 상대로 한국 클린스만호는 지난 2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에서 만나 0-2 충격적 패배를 당했다. 당시 패배 이후 위태롭게 자리를 지키고 있던 클린스만 감독은 경질됐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외국인감독 후보 중 하나였던 헤수스 카사스 감독이 이끄는 이라크는 늘 껄끄러운 상대다. 3차 예선 B그룹 중 한국에 이어 강한 전력을 보유한 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세기를 타고 한국 원정에 나설 계획을 세울 만큼 한국전 승리 의지도 강하다.


지금의 홍명보호 분위기라면 요르단 원정, 이라크 홈경기 모두 승리는 물론 승점도 약속하기 어렵다. 배수의 진을 치고 사활을 걸고 나서야 하는 홍명보 감독 아래서 손흥민-이강인-김민재 등 주축 선수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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