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경비원, 대리주차 중 12중 추돌사고 냈지만 '불입건'…왜?
입력 2024.09.25 11:54
수정 2024.09.25 11:54
경찰 "적용할 수 있는 형법 조항 없어 민사로 해결해야 할 문제"
경비원·차주, 급발진 주장하며 제조사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 진행
이중 주차된 입주민의 벤츠 차량을 이동시키다 12중 추돌 사고를 낸 70대 경비원에 대해 경찰이 불입건 판단을 내렸다.
25일 서울 영등포경찰서 등에 따르면 24일 경비원 A(77)씨에게 도로교통법위반 혐의를 적용하지 않고 지난달 입건 전 조사를 종결했다. 적용할 수 있는 형법 조항이 없어 민사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경찰이 판단했기 때문이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근무하는 경비원 A씨는 지난달 22일 오전 8시쯤 이중 주차된 입주민 B씨의 차량을 대리 주차하다 주차된 차량 12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사고 당시 A씨가 대리주차를 하던 벤츠 차량은 브레이크 등이 들어온 상태에서 한차례 뒤로 돌진했고, 이후 변속 레버를 조작하지 않았음에도 앞으로 돌진하면서 차들을 들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를 두고 A씨와 차주 B씨는 급발진을 주장하며 자동차 제조사 등을 상대로 수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들의 변호인은 A씨가 몰던 차량이 브레이크등이 들어온 상태에서 뒤로 돌진한 점, 이후 변속 레버를 조작하지 않았음에도 차량이 앞으로 돌진한 점, 사고 당시 차에서 엄청난 굉음이 발생한 점 등을 미뤄볼 때 차량 시스템 결함이 의심된다며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다.
변호인은 경비원의 신체적 부상 및 정신적 피해, 직장을 잃음으로써 발생한 손실과 사고 차량의 환불액, 피해 차량 수리비 등에 대한 손해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다음 주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씨는 "브레이크를 꼭 밟고 살살 운전하던 중 차가 쏜살같이 '쾅쾅'하면서 여러 대를 들이받고 멈췄다. 분명히 급발진"이라며 "정말 억울하고 참담하다. 꼭 진실을 밝혀달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