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쏠림 때문에…'대기업 보장' 계약학과 학생 이탈 증가
입력 2024.09.24 00:26
수정 2024.09.24 01:07
5년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자동자 계약학과에서 83명 중도 탈락
"2025학년도 의대 증원으로 올해는 지난해보다 중도 탈락자 크게 늘 수도"
국내 대기업 등에 취업이 보장된 계약학과에 입학한 학생들이 중도 이탈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 의대 증원으로 인한 '메디컬 쏠림' 현상이 원인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9일 종로학원이 대학정보공시 '대학알리미'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자동차와 연계한 계약학과 총 8곳에서 83명이 자퇴, 미등록 등으로 중도 탈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9년에는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11명, 경북대 전자공학부 모바일공학전공(모두 삼성전자) 2명 등 2곳에서 총 13명이 이탈했으며, 2020년에는 12명, 2021년 13명, 2022년 9명이 이탈했다. 2023학년도부터 6개 계약학과가 신설되면서 탈락자 수는 지난해 36명으로 전년 대비 4배로 불어났다.
삼성전자 계약학과 중에서는 지난해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12명을 필두로 ▲경북대 전자공학부 모바일전공 4명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및 카이스트(KAIST)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각각 3명 ▲고려대 차세대통신공학과 2명 등 총 24명이 중도 탈락했다.
SK하이닉스 계약학과인 ▲한양대 반도체공학과(5명) ▲고려대 반도체공학과(2명)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1명) 등 3곳에서는 총 8명이 떠났다. 현대자동차와 계약된 고려대 스마트모빌리티학부는 4명이다.
지난해 첫 입학생을 받은 포항공대 반도체공학과(삼성전자)는 조사 대상 중 유일하게 탈락자가 없었다.
지난해 중도탈락자 36명은 이들 계약학과 10곳의 내년도 신입생 전체 모집인원(510명) 7.1%에 이른다.
이 같은 양상에 대해 의대 등 '메디컬 쏠림' 현상 탓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수험생이 선호하고 입학 성적이 높은 의대를 향해 이공계 상위권이 반수, 재수 등으로 이탈하고, 빈 자리를 다시 '문과' 등이 채우려 한다는 것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2025학년도 의대 모집인원 확대로 대기업 계약학과에서 올해는 지난해보다 중도 탈락자가 더 크게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