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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블랙리스트' 업데이트…경찰에 "헛짓거리 말라" 조롱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입력 2024.09.15 09:52 수정 2024.09.15 11:07

텔레그램 익명 블로그 통해 업데이트된 블랙리스트 명단 공개

게시자 "의사 그만 괴롭히라"며 "계속 명단 업데이트할 예정"

블랙리스트 공개 뒤 여론의 비판 쇄도하자 정부, 엄정 대응 방침 강조

대한의사협회(의협),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등 의사단체들이 총파업 투표를 진행하며 의정갈등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한 의료 관계자가 응급의료센터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정부가 응급실 근무 의사의 실명을 악의적으로 공개한 아카이브(정보 기록소) 사이트와 관련해 엄정 대응 방침을 밝혔음에도 해당 사이트의 업데이트 버전이 버젓이 등장했다.


응급실 근무 의사 명단을 삭제하면서도 병원에 근무하는 전공의와 전임의(펠로), 강의실에 남은 의대생, 복귀를 독려한 의사 등의 신상을 다시 공개한 것이다. 게시자는 경찰을 향해 "헛짓거리 그만하라"고 조롱했다.


15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집단행동에 참여하지 않는 전공의 등 의사와 의대생의 신상을 공개한 '감사한 의사 명단' 사이트의 새로운 버전이 전날 공개됐다.


이 사이트는 근무 중인 전공의, 대학에 남은 의대생 등을 '감사한 의사'라고 비꼬며 신상을 공개하고 있는데, 지난 7일에는 응급실에 근무 중인 의사의 신상도 공개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게시자는 텔레그램의 익명 블로그를 통해 업그레이드된 명단이 담긴 사이트 주소를 알렸다. 사이트에는 응급실 근무 의사 명단을 비롯해 일부의 신상이 삭제됐지만, 기존에 공개했던 의사·의대생의 명단과 신상 정보는 대부분 남아있다.


그는 "응급실 명단이 언론에 좋지 않게 소개된 것을 보았다. 국민 여러분들께 불편함을 드려 사과드린다"며 "제보가 쌓여있지만 아직 반영은 안 했다고 알리며 앞으로도 계속 명단을 업데이트하겠다"고 밝혔다.


게시자는 또 경찰이 복귀한 전공의 명단을 작성한 의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점을 지적했다. 그는 "뭣도 모르는 사람한테 텔레그램방 운영 혐의를 뒤집어씌우고, 압수수색하고, 이젠 아카이브 운영 혐의도 뒤집어씌우고 있다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본인은) 의사도, 의대생도 아니다"며 "의사 선생님께 큰 은혜를 입어서 부탁을 받아 도와드리고 있다. (경찰은) 헛짓거리 그만하고 의사 선생님들 그만 괴롭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경기도 의정부시 권역응급의료센터인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를 찾아 응급 의료 현장을 살펴본 뒤 환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응급실 의사 부족으로 인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이 아카이브에서 응급실 근무 의사 블랙리스트가 공개된 뒤 여론의 비판이 쇄도했고, 정부 역시 엄정 대응 방침을 강조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블랙리스트 작성자와 유포자를 끝까지 추적해 처벌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실도 "신상털기는 명백한 범죄행위로 엄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 역시 "명단 공개, 모욕·협박 등 조리돌림에 대해 신속·엄정 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료계 내에서도 블랙리스트의 유포가 의료계 내 합리적인 논의를 막는다며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국민들께 우려를 끼친 데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명한다"면서도 "의사들의 절박함 때문"이라고 설명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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