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도시락은 짜다?”…소비자 편견 깨고, 국민 식사로 ‘무한 성장’
입력 2024.09.19 07:38
수정 2024.09.19 07:38
식약처, 지난 6월 편의점 업계와 간담회
나트륨·당류 줄인 다양한 간편식 개발
향후에도 소비자 선택권 확대에 속도
편의점 업계가 건강한 도시락 만들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외식 물가가 치솟으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다양한 종류를 갖춘 편의점 도시락이 인기를 얻고 있지만, 일부 식품영양학계를 중심으로 편의점 도시락은 나트륨과 지방 함량이 지나치게 높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지난 6월 편의점 4사(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와 ‘편의점 도시락 나트륨 저감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서는 제품 생산·유통과 관련한 업계의 애로사항을 공유하고, 나트륨 저감 기술 가이드라인을 다룬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는 2012년부터 나트륨·당류 저감화를 추진하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나트륨 섭취량은 권고량 대비 높다. 2018년 이후 5년간 감소하고 있지만, 2022년 나트륨 섭취량(3074mg)은 여전히 WHO 권고기준(2000㎎/일, 소금으로 환산 시 5g)보다 1.5배 높다.
신종 코로나아비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소비가 늘어난 가정간편식(HMR)도 나트륨에 주의해야 하는 상품으로 손 꼽히고 있다. 국내 가정간편식 제품 생산 규모는 2017년 2조7000억원에서 2019년 3조5000억원으로 30%가량 늘었으며 지난해에도 크게 성장했다.
특히 편의점 도시락에 포함된 나트륨이 높다는 지적도 꾸준히 이어져 왔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이 5개 편의점 도시락 10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제품당 나트륨 함량은 1101~1721㎎으로 나타났다. 성인의 하루 섭취 기준량(2000㎎) 대비 55~86% 수준이다.
그러나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일반 외식 메뉴와 비교해 과도하게 높지 않다는 입장이다. 매콤 짭짤한 한식의 특성상 음식 맛을 살리기 위해서는 세계보건기구의 권장량을 준수하기란 사실상 어렵지만 도시락 속 나트륨 함량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1인 권장량을 기준으로 상대적으로 비교하면 외식, 집밥 메뉴의 나트륨 함량이 높은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소비자에게 건강한 간편식을 제공하기 위해 꾸준히 나트륨 저감식과 채식 간편식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는 오랜 시간 연구를 거듭하며 간편식 만들기에 공을 들여왔다. 편의점 도시락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입견으로 인한 과도기를 거쳐, 2015년대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도시락 품질을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 하기 시작하면서다.
이어 업계는 도시락 구매층이 안정기에 접어든 2020년대부터 메뉴 다양화에 나섰다. ▲CU 백종원 도시락 ▲GS25 혜자 도시락 ▲세븐일레븐 혜리 도시락 등 각 사마다 저마다의 대표 브랜드를 내걸고 다양하고도 이색적인 도시락 상품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특히 업계는 저당, 저나트륨 등 헬시트렌드에 맞춰 건강한 도시락을 만드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과거와 달리 도시락에도 ‘가치 소비’ 개념이 도입되면서, 비용을 조금 더 지불하더라도 맛은 물론 영양가와 같은 만족도가 높은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편의점 업계 점유율 1위 CU는 최근 나트륨 저감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CU가 선보인 나트륨 저감 주먹밥과 김밥의 나트륨 함량은 각각 480mg, 740mg으로 세계보건기구가 권장하는 일일 나트륨 섭취량(2000mg)을 고려하면 낮은 수준이다.
나트륨 저감 도시락도 있다. 2021년 균형잡힌 영양과 건강한 조리법에 집중해 ‘The 건강식단’ 시리즈를 선보인 가운데, 지난해 10월에는 해당 시리즈 상품으로 나트륨 저감식을 출시했다. 편의점 간편식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 향상을 위해 식약처 개발 지원을 받아 만들었다.
GS25 역시 21년부터 식약처 나트륨 저감사업에 참여해 나트륨 저감을 위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저염 고추장을 활용해 기존 고추장 대비 20~25% 저감한 도시락, 염분 배합비를 조절해 기존 삼각김밥 대비 20% 이상 저감한 주먹밥 등 지난해까지 4개 상품을 출시했다.
올해 역시 2개 상품 출시를 위해 준비 중이다. 올해는 샌드위치와 햄버거 품목을 준비중인데, 샌드위치 같은 경우 개발이 완료돼 9월 말 관능평가와 나트륨 함량 검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웰빙 트렌드에 맞춰 순차적으로 저염 관련 상품을 잇따라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세븐일레븐도 매년 식약처의 기술지원을 받아 저나트륨 간편식을 출시해오고 있다. 지난 2022년 청소년들이 가장 좋아하는 메뉴를 중심으로 자사 유사 삼각김밥 대비 나트륨을 30% 이상 낮춘 ‘나트륨 DOWN’ 삼각김밥 2종을 선보였다.
또한 지난해에는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김밥의 속재료인 ‘스팸’ 가운데 나트륨을 줄인 상품을 주재료로 사용하고 나머지 속재료의 나트륨 함량도 낮춘 스팸라이트 시리즈인 ‘스팸라이트계란김밥’과 ‘더커진스팸콘마요삼각김밥’를 선보였으며, 4분기에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편의점은 간편식 카테고리별 자체 나트륨 가이드 기준을 정해 놓고 그 기준을 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여기에 편의점 간편식 하면 오래된 쌀을 사용한다는 오래가 많았으나, 햅쌀만 사용하고 있다. 특히 품질 강화를 위해 ‘삼광미’ 단일 품종만 취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