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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인기에 식품업계도 기웃…신사업 가능성은?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4.11.05 07:29
수정 2024.11.05 07:29

새 먹거리로 화장품 사업 잇따라 낙점

경기침체 장기화, 내수 한계 등이 배경

화장품, 고부가치 높고 성장 가능성↑

다만, 타사와의 차별점 뚜렷해야 ‘성공’

오후 서울 시내 화장품 매장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화장품을 둘러보고 있다.ⓒ뉴시스

식품업계가 새 먹거리로 뷰티 사업에 진출하며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꾀하고 있다.


경기침체 장기화와 내수 한계가 뚜렷해지고 있는 만큼 화장품 사업을 신성장 동력 삼아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근 K뷰티는 국내외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계열사 서영이앤티는 지난달 화장품 제조업자 개발 생산(ODM) 업체인 비앤비코리아를 인수했다.


비앤비코리아는 2011년 설립된 화장품 기업으로 달바, 메디큐브, 더마팩토리 등 100여개의 파트너십을 보유한 회사다. 화장품 제조업 국내 매출 15위권을 기록했다.


하이트진로그룹은 그간 계열사 서영이앤티를 중심으로 신사업을 물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는 정체된 국내 시장 대신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K-뷰티의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의 주류 자회사 신세계L&B ‘와인앤모어’도 화장품 ODM·OEM(주문자 개발·생산) 전문기업 유씨엘과 협업해 뷰티 제품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와인앤모어 뷰티' 상표권을 출원한 신세계L&B가 선보이는 뷰티 제품은 와인과의 연계성을 강화한 상품이다.


다만 신세계L&B의 경우 본격적인 화장품 사업 진출이라기보다는 와인앤모어를 주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확장하는 작업의 일환과 관련이 깊다. 와인앤모어 뷰티 사업은 모두 위탁 생산과 판매를 통해 이뤄지며, 신세계L&B는 브랜드 로열티를 수취하는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주류회사가 화장품 시장에 뛰어든 배경은 수익성 다각화에 있다. 최근 주류업계는 경기침체의 장기화 등으로 저성장 기조가 뚜렷해지며 대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식음료업계 대부분 연간 한 자릿수의 영업이익률을 보이면서 생존이 어려울 것이란 위기감이 고조됐다.


특히 국내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음주 트렌드가 바뀌면서 타개책 마련이 더욱 시급해졌다. 젊은 세대 중심으로 건강 지향적 음주 문화가 확산됐다. ‘부어라 마셔라’의 시대를 지나, 술을 적당히 즐기면서 건강을 유지하려는 ‘소버 라이프(Sober Life)’가 새로운 트렌드가 됐다.


동인비 자생 원액캡슐 앰플 이미지.ⓒKGC인삼공사

이 밖에도 식품과 화학이 주력인 삼양사도 신사업으로 화장품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삼양사 측은 지난해 화장품 매출액이 전년 대비 140% 성장했고, 메디앤서 대표제품인 콜라겐 마스크팩 누적 판매량은 2017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2400만장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KGC인삼공사 또한 홍삼을 원료로 한 화장품 동인비와 비건 화장품 랩1899를 운영하고 있다. 오는 2025년까지 글로벌 헬스 앤 뷰티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홍삼 외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등 신사업을 육성해 해외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풀무원도 자회사 풀무원건강생활을 통해 ‘이씰린’을 전개하고 있다. 검정콩에서 추출한 소이 이소플라본을 원료로 만든 화장품이다. 방문판매 유통 채널인 그린체 헬스어드바이저와 자사 홈페이지에서 판매한다.


hy 역시 종합 유통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일환으로 특허 유산균을 원료로 한 뷰티 브랜드 프레딧 뷰티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5월 NK7714 하이퍼 부스팅 앰플을 출시한 뒤 크림형 화장품, 선 에센스, 젤 클렌저 등을 차례로 선보이며 상품 라인업을 확대했다.


그렇다면 이처럼 식품업계가 뷰티사업에 잇따라 진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관계자에 따르면 화장품은 영업이익률이 3% 수준인 식품업체와 달리 평균 10%의 영업이익을 내는 고부가가치 사업이고, 해외에서 K-뷰티의 위상도 높아 성장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미 레드오션이 된 화장품 시장에서 성공을 장담하긴 어렵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16년 화장품 원료 전문 브랜드 ‘엔’그리디언트(N’gredient)’를 선보였으나, 사업성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2018년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마찬가지로 대상 역시 2020년 지주사 대상홀딩스의 자회사 디에스앤을 통해 뷰티용품 등 라이프스타일 상품을 파는 ‘일공공랩스(100LABS)’를 출시하고 자사 온라인몰을 열었으나, 지난해 해당 몰을 중단했다. 현재는 대상웰라이프에서 10여 종의 상품을 판매하는 중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식품업계에서 자사 주력 소재를 활용해 그간 쌓아 올린 연구 실적이나 제조 노하우 등이 많기 때문에, 주력 소재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뷰티 쪽으로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해 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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