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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 체인지도, 페이크 다큐도 ‘무관심’…‘다양성’ 추구 쉽지 않은 예능가 [D:방송 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4.09.04 13:59 수정 2024.09.04 13:59

배우들 관찰 예능 강세 속

새 장르 '메소드 클럽' 등 관심 저조

‘N회차 인생’에 도전하는 색다른 콘셉트도, B급 페이크 다큐도 시청자들의 저조한 반응을 얻고 있다. 해외로 여행을 떠나거나, 식당을 열어 운영하는 비슷한 콘셉트의 예능들에 ‘지겹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하지만, ‘익숙함’을 버린 새 도전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방송을 시작한 KBS2 ‘메소드클럽’은 코미디언이 가르치고, 배우가 배우는 B급 페이크 다큐멘터리로 이수근, 이수지, 곽범, 황정혜 등 인기 코미디언들이 매회 새로운 배우 게스트에게 연기를 전수한다. 첫 회에서는 이문식과 연기 호흡을 맞췄으며, 배우 박성웅이 두 번째 주자로 나섰다.


방송 전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명섭 PD는 “예능은 새로움과 재미를 갖고 있어야 하는데 요즘 예능은 장르적으로 편향적인 것 같다. 이에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었고 페이크 다큐라는 장르를 선택했다”고 ‘새 시도’를 강조했지만, 첫 회 0.8%를 기록한 ‘메소드 클럽’은 2회에서 이보다 더 하락한 0.7%를 기록해 아쉬움을 샀다.


반응 또한 긍정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 시청률이 낮은 탓에 평가 자체가 많지 않은 것은 물론, 이렇다 할 유의미한 반응도 전무한 상황이다. 패러디와 진지한 연기를 오가며 고군분투하는 그림은 새롭지만, ‘뭘 보여주고 싶은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타인의 삶’을 체험하는 김태호 PD의 ‘마이 네임 이즈 가브리엘’ 또한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고 있다. 당초 나영석 PD가 선보이는 tvN ‘서진이네2’와 맞붙으며 큰 관심을 받았지만, 이후 JTBC에서 시간대까지 옮기며 가능성을 모색했음에도 1%대의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에서 세계 80억 인구 중 한 명의 이름으로 72시간 동안 ‘실제 그 사람의 삶’을 살아가는 프로그램으로, 배우 박보검부터 지창욱, 염혜란, 방송인 홍진경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들이 해외에서 새로운 인생을 체험했다. 첫 주자로 나선 박보검이 합창단장 루리로 변신해 감동을 만들어내는가 하면, 르완다로 가 신인 모델이 된 홍진경이 ‘세계관을 파괴’하며 웃음을 유발했음에도 반등은 없었다.


과거 ‘무한도전’의 한 에피소드를 프로그램으로 확장해 색다른 재미를 만들어냈지만 ‘마이 네임 이즈 가브리엘’의 느린 전개에 시청자들의 외면이 이어졌다.


SBS ‘미운 우리 새끼’를 비롯해 MBC ‘나 혼자 산다’, KBS ‘1박 2일’ 등 장수 예능들이 지상파 예능을 지탱 중인 상황에 대해 ‘신선함이 떨어진다’라고 평가하지만, 정작 새 시도는 통하지 않는 모양새다. tvN ‘서진이네’, ‘언니네 산지직송’ 등 배우들의 해외 여행기 또는 식당 운영기가 이어지는 것에 대해 ‘지루하다’라고 말하는 이들도 없지 않지만 시청률은 각각 7%대, 5%대로 꽤 높다. 결국 TV 예능은 ‘익숙함’을 ‘잘’ 요리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에는 ‘높은 화제성’을 노리거나,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와의 협업을 통해 새 가능성을 모색하는 길도 물론 열렸다. SBS ‘신들린 연애’는 점술가들의 연애 리얼리티로 젊은 층의 취향을 저격했고, 이에 높은 화제성을 기록했다. 시청률은 2%대로 낮지만, 시즌2 제작까지 확정하며 화제성의 높아진 중요도를 실감케 했다. 이 외에도 0%대의 시청률을 기록 중이지만, OTT에서는 시청자들의 꾸준한 관심을 받는 E채널 ‘용감한 형사들’은 현재 시즌3로 시청자들을 만나며 장수 예능으로 거듭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시도도 마냥 자유롭진 않다는 의견이었다. OTT에 유통이 되기 위해선 팬덤이 탄탄한 장르를 추구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에 범죄 예능을 비롯한 ‘가능성 높은’ 장르가 유리하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 한 지상파 PD는 “요즘 어떤 플랫폼이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여유가 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나마 부담이 적은 유튜브 플랫폼에서 가능성을 타진해 보는 식의 방식도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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