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국과 히죽거려"…'신유빈과 셀카' 北선수들 사상검열
입력 2024.08.22 09:34
수정 2024.08.22 09:35
2024 파리올림픽에서 남한 선수들과 '셀카'를 찍은 북한 선수들이 평양에서 사상검열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 보고서까지 제출된 상태라 처벌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1일 데일리NK가 평양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파리 올림픽에 참가했던 북한 올림픽위원회 대표단과 선수단이 지난 15일 귀국 이후 평양에서 사상 총화(평가)를 받고 있다.
국제 대회에 출전한 북한 선수들은 중앙당, 체육성, 자체 총화 등 세 단계에 걸쳐 총화를 받게 된다. 이번 올림픽에 참가했던 선수들 역시 같은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사상 총화를 하는 이유는 북한이 해외 체류 자체를 비사회주의 문화를 접하는, 오염 노출 행위로 간주하기 때문이라고 데일리NK는 전했다.
북한 선수들은 이번 올림픽에 출전하기 전 한국 선수를 비롯한 외국 선수들과 접촉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고 나갔다고 한다. 이를 위반한 사실이 확인되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 및 중국 선수들과 '셀카'를 촬영해 이목을 끌었던 탁구 혼성 복식 은메달리스트 리정식, 김금용 선수에 대해서는 부정적 평가 내용이 담긴 보고서가 제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선수는 동메달을 딴 한국의 임종훈, 신유빈, 그리고 금메달을 딴 중국의 왕추친, 쑨잉샤와 시상대 위에서 셀카를 찍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시상식 후 메달리스트들이 시상대 위에서 셀카를 촬영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 운영된 덕분이다. 해당 장면은 올림픽 10대 뉴스로 선정되기도 했다.
보고서에는 "당국이 제1적대국으로 규정한 한국 선수들이 바로 옆에 있는데 '히죽히죽' 웃음 띤 모습을 보였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금용 선수의 경우 셀카를 찍을 때 웃어 보였고, 리정식 선수도 시상대에서 내려온 뒤 다른 나라 선수들을 오랫동안 응시하며 웃었다고는 평가가 나왔다.
데일리NK는 "실제 북한 당국이 셀카를 찍은 선수들에게 처벌을 내릴지 아니면 경고나 자기반성 등 비교적 가벼운 비판으로 사안을 마무리 지을지는 더 두고 봐야 하는 상태"라며 "셀카를 찍는 등 다른 나라 선수와 접촉이 있었던 선수들은 본인 스스로 자기비판에서 강하게 잘못을 반성해야 추후 정치·행정적 처벌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