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女에게도 출산휴가와 연금을 드리겠습니다"
입력 2024.12.04 04:01
수정 2024.12.04 04:01
벨기에가 세계 최초로 성매매 여성들의 출산 휴가, 실업수당 등을 보장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2일(현지시각) 미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벨기에 의회는 지난 5월 성매매 여성들의 인권 신장 법안을 통과시켰고, 이달부터 해당 법이 시행됐다.
해당 법 시행에 따라 벨기에 성매매 여성들은 일반 직업군과 동등한 수준의 노동권을 갖는다. 이들은 정식 고용계약을 체결할 수 있으며 세계 최초로 출산휴가, 병가, 건강보험, 실업수당 등 다른 노동자들이 일반적으로 적용받는 다양한 권리를 보장받게 된다.
벨기에는 지난 2022년 성매매를 합법화한 바 있다.
이외에도 성매매 여성들은 성매수 고객을 거부할 권리와 성행위 중단 권리 등 기본권이 보장된다. 이러한 거부권 행사는 해고 사유가 될 수 없다.
성매매 여성을 고용하는 고용주는 깨끗한 침구를 비롯해 피임기구와 위생용품 등을 제공해야 하고 이들의 안전을 위해 업무 공간에 비상 버튼을 설치해야 한다. 또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기 위해선 면허를 취득해야 하고 성폭행이나 인신매매 전과가 없어야 한다.
벨기에 성노동자연합은 "성 노동자에 대한 법적 차별을 종식시키는 거대한 진전"이라면서 법 시행을 환영했다.
하지만 일부에선 성매매 여성 중 상당수가 불법체류자라 해당 법안은 실효성이 없을 거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지 페미니스트 단체들은 "이 법안은 어린 소녀들과 인신매매 피해자들에게 재앙적이다"라고 비판했다.
벨기에 성매매 여성들을 돕는 한 봉사단체 관계자도 "폭력적인 직업을 정상화하는 것"이라며 "매우 위험하다"고 비난했다.
힌편 독일, 그리스, 네덜란드, 튀르키예 등도 성매매를 합법화했지만 벨기에의 경우처럼 성매매 여성이 정식 고용 계약을 체결하고 포괄적 권리를 보장받는 내용을 담은 법률을 시행한 국가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