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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색무취' 野 당대표 토론회…'여유만만' 이재명 "우린 식구들"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입력 2024.08.14 08:00 수정 2024.08.14 08:00

14일 민주당 대표 후보 막판 MBC 토론회

'이재명 일극체제' 비판하던 김두관 '잠잠'

금투세·당 지지율 입장차 外 평이한 흐름

채특검엔 '만장일치'…李 "국정조사 해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김지수·김두관 당대표 후보가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신사옥 스튜디오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일극체제'를 놓고 8·18 전당대회 기간 첨예한 공방을 벌이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김두관 당대표 후보가 금투세와 당 지지율 정체를 두고 형식적 이견만 보인 채 마지막 토론회를 마무리했다.


권리당원 누적 득표율 90%에 육박한 이 후보는 토론회를 마무리하며 "우리는 민주당이란 그릇에 담긴 식구들"이라고 경쟁자들을 되레 '격려'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이재명 후보는 13일 오후 11시 20분부터 열린 MBC '100분 토론' 민주당 당대표 후보 5차 TV 토론회에 출연해 '금투세를 완화 또는 폐지해야 하는가'라는 O·X 질문에 'O' 팻말을 들었다.


금투세는 5000만원 이상의 금융투자 소득을 올린 투자자에게 최소 20%의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문재인 정부 시절 국회를 통과했으나 2022년 12월 여야 합의로 시행을 2년 유예해 내년 1월 1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와 관련, 이 후보는 "결론부터 말하면 (금투세) 일시적 유예 또는 완화가 필요하다"며 "현재 주식시장이 너무 나쁜데 그 원인이 주로 정부 정책의 부실, 잘못에 있기 때문에 지금 같은 상황에서 (금투세를) 강요하기보다는 잠시 유예하거나 일시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 그 논의를 좀 해야 되겠다"고 말했다.


반면 김 후보는 'X' 팻말을 들고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가는 것은 조세정의에 합당하다"며 "금투세 유예에 동의하지 않고 그대로 실행해야 한다"고 했다. 그간 김 후보는 합동연설회나 토론회에서 이 후보의 금투세 유예 기조를 '부자 감세'로 규정하고 민주당의 정체성에 반한다며 정면 반발해왔다.


김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의 낮은 국정 운영 지지율이 민주당 지지율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당 지지율 정체 상황을 지적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 3년 차인데 30% 콘크리트 지지자들 빼고 70%는 국정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는다"며 "우리 당 지지율이 40%가 넘는 게 상식인데 그렇지 않아서 많이 걱정된다"고 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대선에서 진 당이 대선에서 이긴 당을 앞선 게 거의 처음"이라며 "저번 총선에서 지지율이 8%p 앞섰는데 이번에는 5%p밖에 못 앞섰다고 하시는데 전에는 우리가 여당이었고 이번에는 야당인 이런 점들을 고려할 필요가 있고, 너무 자조적으로 접근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 후보는 "어쨌든 당장 또 내년에 보궐선거도 있고 2년 뒤에 지방선거도 있기 때문에 우리 당이 지금 이 어려운 상황들을 잘 극복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정리했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가 지난달 28일 충남 공주 충남교통연수원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그동안 민주당이 총선 승리에도 여당에 비해 지지율이 뒤쳐지는 상황을 '이재명 제왕적 총재 1인 정당'이라고 당원들 앞에서 비판하던 김 후보가 자세를 낮춘 것이다.


당심과 민심의 간극에 대해서도 이견을 보였으나, 이전 만큼의 격론은 없었다. 그간엔 '소수의 강경 개딸들이 당을 점령했다'며 당심과 민심의 괴리를 강하게 비판하던 김 후보였다. 특히 지난 주 열린 SBS 주관 TV 토론회에서 '외연확장' 문제를 두고 이 후보의 리더십을 파고들던 김 후보였다.


두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민주당을 향한 당심과 민심 사이에는 간극이 있는가'란 O·X 질문에 모두 'O' 팻말을 들었다. 김 후보는 "전당대회에서 이 후보가 당심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데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보면 조금 다르다. 당심과 민심에 상당한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같은 팻말에 다른 주장을 내세운 이 후보는 "민심이라고 하면 여야 지지자를 가리지 않는 일반적인 국민들의 마음을 말할 텐데, 그 중 일부를 대변하는 민주당이 어떻게 국민 전체의 뜻과 같을 수 있겠느냐. 그건 불가능"이라면서도 "민주당을 지지하는 국민과 민주당원 간에는 크게 차이가 없어 보인다"고 주장했다.


야당이 거대 의석으로 몰아붙이는 법안들을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으로 무력화시키는 '쳇바퀴 정국' 상황에 대해 '대통령 거부권을 한 번만 막을 수 있다면 무엇을 막겠는가'라는 질문에 후보들은 모두 '채해병 특검법'을 골랐다.


이 후보는 "진상규명은 물론이고 누가 왜 국정농단과 다름없는 수사 방해를 왜 행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했고, 김 후보는 "채해병 특검법이 통과 돼서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자 처벌을 하는 것이 우리 정의에 부합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채해병 사망 사건 진상규명 문제엔 청년세대 김지수 당대표 후보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왜 죽음 앞에서 다들 조용히 있는지 모르겠다. 이유가 뭔가. 뭐가 두려운 것이냐"라며 "이건 행정독재다. 윤석열 대통령이 채해병 특검법에 대해 본인의 아들이라고, 국민이라고 생각하고 결단을 내리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토론회 종료 시점엔 이 후보가 나머지 두 후보를 격려하며 한껏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현재 이 후보를 향한 온라인 권리당원 누적 득표율은 89.21%로 압도적 1위다.


이 후보는 마무리 발언에서 "김두관·김지수 후보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그동안 토론을 통해 많이 논쟁하고 갈등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우리 셋 모두 민주당이란 그릇에 담긴 식구들이다. (보시는 분들이) 걱정할 정도로 관계 유지를 못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국민의 삶뿐 아니라 미래를 책임지는 수권정당"이라며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국민과 국가의 미래를 챙기고 당원뿐 아니라 국민과 함께 손잡고 더 나은 세상, 희망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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