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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정책위의장 '민생법안 신속처리' 합의…금투세 폐지엔 입장차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입력 2024.08.07 15:47 수정 2024.08.07 16:03

"민생법안 처리 속도" 공감 이뤘지만

금투세 논의는 野 전당대회 이후 가능

진성준 "개인적 소신, 예정대로 해야"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사진 오른쪽)이 7일 국회본청 더불어민주당 회의실을 찾아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을 예방,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김상훈·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이 첫 회동을 하고 민생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22대 국회 개원 후 필리버스터와 거부권 정국이 계속되는 등 여야가 극한 대치를 이어갔지만, 민생을 위해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법안이나 여야 이견이 크지 않은 법안에 대해 원만한 논의를 해보자는 취지에서 자리가 마련됐다.


다만 정치권 최대 화두로 부상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폐지 압박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은 이에 대한 입장 표명을 이재명 2기 지도부 체제로 넘기기로 했다. 양당 정책위의장은 '25만원 지원법' '13조 현금살포법'으로 불리는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문제를 두고도 이견을 보였다.


두 정책위의장은 김상훈 정책위의장의 취임 축하를 겸해 7일 오전 국회본청 민주당 당대표회의실에서 회동을 가졌다.


진 의장은 김 의장을 환영하면서 "오늘 만남을 계기로 여야 간 국민을 위한 입법, 민생을 위한 입법에 초당적 협력 체제를 갖췄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갖고 있다"며 대화의 물꼬를 텄다.


먼저 모두발언을 한 김 의장은 "양당이 수용가능한, 합의처리 가능한 법안들이 있다면 진성준 의장과 상의해서 국회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데 힘을 보태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여야 정책위의장은 견해차가 크지 않은 법안을 중심으로 합의를 이뤄가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여기에는 범죄피해자보호법, 구하라법,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법, 대·중소기업상상협력촉진법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또 맞벌이 부부의 육아휴직 연장·돌봄서비스 향상·지역인재 균형 육성·임대주택 공급 활성화 관련 법안의 논의 가능성도 열어놨다.


또한 진 의장은 "한동훈 신임 당대표께서 폭염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계층의 전기료를 감면하자는 제안을 한 것을 환영한다. 이견도 크지 않은 것 같은데, 신속하게 협의 처리를 했으면 좋겠다"며 '혹서기 취약계층 전기요금 감면' 필요성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진 의장은 앞서 야당이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시킨 전국민 25만원 살포법(민생회복지원을 위한 특별조치법)에 대해서는 "국민의힘에서 대통령과 잘 상의해 공포되도록 해주시면 좋겠다"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김 의장은 이어진 비공개 회동 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전국민 25만원 살포법'에 대해 "기본적인 입장에 변화가 있기 쉽지는 않다. 회의 결과에 대해선 원내대표와 상의하겠다"면서도 "지난해 56조원 세수 결손이 있어서 전체적 재정상황이 수용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 그 부분을 살펴보겠다"라고 설명했다.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를 두고는 여전히 입장이 엇갈렸다. 금투세는 대주주 여부와 상관없이 일정 금액이 넘는 금융투자소득(국내 주식 5000만원·기타 250만원)에 세금을 매기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와 관련해선 김 의장은 "금투세에 대해서 말씀을 드렸고 진 의장은 8·18 전당대회가 끝나고 당내의견을 수렴해 보겠다고 말했다"라고 설명했다. 진 의장은 "김 의장이 금투세 얘기를 했는데, 폐지 언급은 없었고 민주당 입장을 정리해달라고 해서 그럴 계획"이라며 "개인적인 소신은 국민 우려가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보완을 하더라도 시행은 예정대로 돼야 한다는 입장이란 말씀을 드렸다"라고 했다.


진 의장은 '금투세에 대한 당내 논의는 차기 당대표 취임 후에 본격화되느냐'란 취지의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금투세를 두고는 민주당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연임이 기정사실화 된 이재명 민주당 전 대표는 전날 열린 방송 토론회에서 '주식시장 폭락'이란 키워드를 거듭 언급하고 "주식시장은 꿈을 먹고 사는데 5000만원까지 과세를 하는 문제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저항을 한다"라고 말했다. 이 발언을 두곤 당초 민주당 내에서 금투세 폐지는 '부자 감세'라는 인식이 우세했던 상황과 달리, 금투세 시행의 유예나 과세기준 완화 의지를 표출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반면 진 의장은 예정대로 금투세를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진 의원은 상견례 직전 열린 당 최고위원회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도 "초거대 주식부자의 금투세를 폐지하면 내수 경제가 살아나느냐"며 금투세 도입 기조를 유지했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실은 이날 공지를 통해 "정부가 제안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방침에 대해 국회에서 전향적 자세로 조속히 논의해달라"고 촉구했다.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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