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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친정 체제 구축…친윤계 일단은 관망?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입력 2024.08.06 00:40 수정 2024.08.06 01:03

韓, 지명직 최고위원에 김종혁 등

주요 당직에 '친한계' 대거 발탁해

김상훈 정책위의장 만장일치 추인

일각선 "지역 안배 없는 인선" 비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을 주요 당직에 기용하면서 친정 체제 구축을 사실상 완료했다. '우군' 확보를 통해 당 장악력을 높이고 쇄신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정책위의장 교체 등 인선과 관련한 친윤(친윤석열)계의 불만이 여전해 당내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다는 관측이다.


한동훈 대표는 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종혁 전 조직부총장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선임하는 내용 등의 인선을 발표했다.


전략기획부총장에는 신지호 전 의원을, 조직부총장에는 정성국 의원을 임명했다. 신 전 의원은 전당대회에서 한동훈 캠프 총괄상황실장을 맡은 바 있다. 정 의원은 한 대표가 지난 총선에서 영입한 '인재 1호'다. 모두 친한계로 분류된다. 수석대변인에 이름을 올린 한지아 의원도 한 대표의 비대위원장 시절 비대위원으로 호흡을 맞춘 인사다.


관심을 모았던 여의도연구원장 인선은 이날 발표되지 않았다. 홍영림 여의도연구원장 역시 한 대표가 비대위원장 시절 임명한 인사로, 홍 원장은 최근 서범수 사무총장의 당직자 일괄 사퇴 요구를 받고 사의를 표했다.


당내에는 한 대표가 홍 원장을 재신임할 것이라는 전망과, 한 대표가 여의도연구원 개편 작업에 착수할 때 다른 인물을 기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혼재한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여의도연구원장 인선에 대해 "정해지지 않았다"라며 "홍 원장은 아직 사퇴를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동료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한 대표는 이날로 여의도연구원장과 홍보본부장 등을 제외한 주요 당직 인선을 마무리했다. 탕평보다는 우군을 택한 인선으로, 일각에서 제기됐던 '흔들기' 논란을 불식하고 지도부 내부 안정을 기반으로 당 개혁에 힘을 싣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고위에서 친한계는 한 대표 본인을 포함해 장동혁·진종오·김종혁 최고위원과 김상훈 정책위의장까지 5명이다. 추경호 원내대표와 김재원·인요한·김민전 최고위원은 범친윤계로 분류된다. 한 대표는 앞서 당대표 비서실장에 박정하 의원을, 사무총장에 서범수 의원을 임명한 바 있는데 두 의원 모두 친한계로 꼽힌다.


전당대회에서 한 대표와 당권을 놓고 경쟁했던 윤상현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에서 '통합' 보다는 '변화'에 방점을 둔 인선이라고 분석했다. 윤 의원은 "정점식 전 정책위의장 같은 경우에 그냥 갈 수도 있었는데 바꾸지 않았느냐"라며 "변화도 중요하지만 적어도 변화를 하면서 당정 간에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사람 그리고 한 대표와 대통령 양쪽의 가교 역할을 하는 사람이 지도부에 들어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정책위의장 임기가 남아 있는데 교체하고 친한계 위주의 인선을 한 것에 대한 친윤계 일각의 불만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지역 안배, 성별 안배 이런 것에 대한 생각을 전혀 하지 않은 인선"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같은 분위기에도 김상훈 의장 추인안을 표결 처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던 친윤계는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박수로 김 의장을 만장일치 추인했다. 지도부 내에서도 이견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한 대표는 처음에 정 전 의장을 유임할 생각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친윤 그룹에서 언론플레이를 하며 유임해야 한다는 여론전을 시작했다"라며 "정 전 의장을 유임한다면 '한동훈이 윤석열의 아바타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올 것 아니겠느냐. 신임 대표가 이를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 전 의장을 교체하지 않으면 용산 대통령실 뜻에 따라간다는 프레임이 생겨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는 뜻이냐'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런 분위기가 만들어진다"라며 "친윤 그룹에서 정 전 의장을 유임시킬 생각이 있었다면 그런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옳지 않았던 것"이라고 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JTBC 방송에 출연해 "한 대표가 정치권에 와서 활동한 것이 오래되지 않았다. 현실적으로 대표가 동원할 수 있는 인재가 몇 명 안 되는데 거기에 탕평 인사라고 하기가 쉽겠느냐"라며 "정치권에서 10년 정도 일하면 반대자인데도 저 사람은 저기에 맡겨놔야 당이 잘 운영된다든지 여러 가지 생각을 할텐데 지금 한 대표는 그런 여력이 아직은 없다고 본다"고 했다.


지도부 구성을 사실상 완료한 한 대표는 당 쇄신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당장 당 인재영입위원회 상설화 및 강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중도·수도권·청년의 외연 확장을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인재영입위원회를 상설화하고 강화해 인재 발굴과 영입 교육에 당의 사활을 걸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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