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자녀 성인된 후 10년 지나면 양육비 청구 불가"
입력 2024.07.18 15:31
수정 2024.07.18 16:02
소멸시효 진행하지 않는다고 본 기존 판례 변경…6년여 간 심리 끝에 판례 변경
조희대 포함 김선수·이동원 등 대법관 다수 의견 동의…노정희 등 반대 의견도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미성년 자녀의 양육비를 사후에 청구할 수 있는 권리는 자녀가 성인이 된 때로부터 10년 동안만 유효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대법관 이흥구 )는 이날 A(87)씨가 전 남편 B(85)씨를 상대로 낸 양육비 청구 사건에서 원심의 청구 기각 결정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과거 양육비에 관한 권리의 소멸시효는 자녀가 미성년이어서 양육 의무가 계속되는 동안에는 진행하지 않고, 자녀가 성년이 되어 양육 의무가 종료된 때부터 진행한다"고 밝혔다.
자녀가 미성년인 동안에는 양육비의 변동 가능성이 있어 완전한 재산권이라고 볼 수 없지만, 성년이 되면 금액이 확정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채권과 마찬가지로 소멸시효 계산이 시작된다는 취지다. 아울러 언제까지나 과거 양육비를 상대방에게 청구할 수 있다면 상대방은 평생 불안정한 상태를 감수해야 한다는 점에서 대법원은 소멸시효 적용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현행법에 따라 양육비는 미성년 자녀가 만 19세 성인이 될 때까지 지급해야 하고, 양육비를 받지 못했다면 자녀가 성인이 된 후라도 과거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다. 2011년에 나온 종전 대법원 판례는 양육비의 경우 당사자 간 협의나 가정법원의 심판에 의해 구체적인 청구권이 생기기 전에는 소멸시효가 진행하지 않는다고 봤다. 자녀가 성인이 됐더라도 사전에 양육비 지급을 협의한 적이 없으면 언제든 법적으로 과거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대법원은 2018년 12월 이번 사건을 접수하고 6년 가까이 심리한 끝에 이날 전원합의체를 통해 기존 판례를 변경했다. 조희대 대법원장과 김선수·이동원·이흥구·오석준·서경환·엄상필 대법관이 다수 의견에 동의했다.
노정희·김상환·노태악·오경미·신숙희 대법관은 다수 의견과 달리 "이혼한 부부 사이에서 과거 양육비의 지급을 구할 권리는 협의 또는 심판에 의해 구체적인 청구권으로 성립하기 전에는 친족관계에 따라 인정되는 추상적 청구권 내지 법적 지위의 성질을 가지므로 소멸시효가 진행할 여지가 없다"며 반대 의견을 남겼다.
권영준 대법관은 다수의견의 결론에는 동의하면서도 "소멸시효는 원칙적으로 양육자가 미성년 자녀 부양, 즉 양육에 따른 비용을 지출한 때부터 진행된다"는 별개 의견을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