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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야말도 우승컵, 득점왕 케인은 또 무관 [유로2024]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4.07.15 09:38 수정 2024.07.15 09:39

라민 야말 ⓒ AP=뉴시스

스페인의 ‘17세 신성’ 라민 야말이 유로 2024 우승컵을 품에 안고 포효할 때, EPL에서만 세 차례 득점왕에 등극했던 잉글랜드의 해리 케인(32)은 우승컵을 힐끗 쳐다보며 무관의 불운을 곱씹었다.


루이스 데 라 푸엔테 감독이 지휘하는 스페인(피파랭킹 8위)은 15일(한국시각) 독일 베를린 올림피아슈타디온에서 펼쳐진 ‘UEFA 유로 2024’ 결승에서 후반에만 2골을 넣고 잉글랜드(피파랭킹 5위)에 2-1 승리, 12년 만에 유럽축구 정상을 탈환했다.


대회 내내 가장 탄탄한 전력을 과시해왔던 스페인은 잉글랜드를 상대로도 주도권을 잡았다. 좀처럼 터지지 않던 골은 후반 시작과 함께 나왔다. 끌려가던 잉글랜드의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후반 중반 케인에 이어 마이누까지 불러들이고 팔머를 투입했다. 결국 스페인은 팔머에게 중거리 슈팅으로 1-1 동점골을 허용했다.


동점골을 얻어맞은 스페인은 왓킨스-벨링엄 등을 앞세운 잉글랜드 파상공세에 흔들렸다. 몇 차례 위기를 넘긴 스페인은 후반 41분 다시 분위기를 바꿨다. 쿠쿠렐라의 땅볼 크로스가 문전으로 향했고, 오야르사발이 몸을 날리며 발을 대 밀어 넣었다. 이후 잉글랜드의 거센 공격을 몸을 날리고 막아내며 우승을 확정했다.


12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린 스페인 선수들은 포효했다. 기라성 같은 선수들 사이에서 ‘17세 청소년’ 야말도 반짝반짝 빛났다. 야말은 이번 대회 7경기 중 6경기에 선발 출전해 4강 네덜란드전 원더골과 4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도움왕을 차지한 야말은 영플레이어상까지 수상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모로코인 아버지와 적도 기니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야말은 16세 338일 나이로 유로 2024에 뛰었다. 유로 대회 역사상 최연소 출전이다. 준결승전에서는 최연소로 골도 넣었다. 대회를 앞두고 ‘학교 숙제’를 가져온 고교생 야말은 최연소 기록들을 갈아치우며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해리 케인 ⓒ AP=뉴시스

야말 보다 15살 많은 케인은 후반 초반 교체 아웃, 팀 패배를 막지 못한 채 스페인의 우승 세리머니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유로 우승컵을 힐끗 쳐다보고 퇴장하는 장면은 큰 화제가 됐다. 케인이 느끼고 있는 무관의 한을 축구팬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2015-16시즌, 2016-17시즌, 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2018 FIFA 러시아월드컵 득점왕, 2023-24 독일 분데스리가 득점왕-UEFA 챔피언스리그 득점왕, 그리고 유로 2024에서도 공동 득점왕에 오른 케인에게는 이번에도 우승컵이 허락되지 않았다.


대회 전부터 케인은 우승 트로피에 대한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케인은 “내 커리어 모든 것과 유로 우승컵을 바꿀 수도 있다. 그만큼 간절히 원하고 있다”고 말했을 정도다.


팀 전력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힐 만큼 강했고, 케인 역시 많은 골을 넣었다. 정작 결승에서는 눈에 띄지 않았다. 후반 16분 교체 전까지 케인은 슈팅 하나에 그쳤다.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다보니 사우스게이트 감독도 일찌감치 교체 아웃됐다. 벤치에서 고개를 숙이고 한숨을 내쉰 케인은 경기 종료 후에도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손흥민과 함께 뛰었던 토트넘 시절 2018-19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유로 2020 결승에 이어 이번에도 결정적 무대에서 해결사 역할을 하지 못한 채 쓸쓸하게 퇴장했다. 케인의 혹독한 ‘무관 여정’은 이번 시즌도 계속되고 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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