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네거티브'만 없던 거친 공방…韓 '검증시간' 전락 [與당권주자 토론회]
입력 2024.07.12 00:00 수정 2024.07.12 04:54
11일 국민의힘 당권주자 TV토론회
원 "'네거티브' 아닌 '검증'"
한 "의혹 사실이면 정계 은퇴"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의 2차 토론회가 열린 가운데, 당대표 후보 4인 모두 '노 네거티브'를 외쳤지만 결국 이번 토론회도 '배신자 프레임'을 중심으로 한 거친 공방이 이어졌다. 네 후보에게 적절히 시간이 배분돼야 할 '주도권 토론'에서 한 후보에게 질문이 계속 몰리면서 사실상 한 후보의 검증 시간이라고 봐도 무방한 상황으로 변질됐다.
나경원·윤상현·원희룡·한동훈 후보는 11일 MBN이 주관하는 2차 당대표 후보 TV토론회의 두 차례 이뤄진 '주도권 토론'에서 한치 양보 없는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특히 한 후보가 친인척을 통해서 비례대표 공천을 했다는 의혹이 거듭 제기됐으며, '좌파 프레임'까지 거론됐다.
1차 주도권 토론회에서는 먼저 한 후보가 원 후보에게 '사적공천' 의혹을 재거론한 것을 언급하며 "1차 토론에서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요청 때문에 앞으로 네거티브 없는 선거를 하겠다고 여러 번 했다. 그런데 그 이후에 네거티브를 계속 하고 있다. 오늘의 입장은 무엇이냐"라고 꼬집었다.
원 후보는 "네거티브 아니라 검증이다. 당시는 비전과 능력의 경쟁으로 전환하자고 내가 모든 것을 져주는 한이 있더라도 그런 방향으로 이끌려고 했지만 손뼉도 서로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며 "우리 당원들은 진짜를 알 필요가 있다. 가짜를 벗겨내기 위해 치열한 검증을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쏟아지는 질의에 한 후보는 10초만 답변할 시간을 추가로 줄 것을 요청했으나, 원 후보와 나 후보의 거부로 이는 무산됐다.
시간이 지나도 이들의 공방은 멈출 줄 모르고 되레 수위만 높아졌다. 서로의 주장이 도돌이표를 벗어나지 못하자 한 후보는 급기야 의혹이 사실일 시 당대표 사퇴 및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배수진'을 치면서, 원 후보는 어떤 책임을 지겠느냐고 역공했다.
CBS가 과거 보도한 기사를 근거로 제시한 원 후보도 뜻을 굽히지 않고 함께 당무감찰을 받을 것을 촉구했다. 이에 한 후보는 "지금 이야기하라. 선거 전 오물 뿌리는 것이지 않느냐"라며 "지금 당장 내놓을 자료는 없다는 것이지 않느냐"라고 반박했다.
원 후보는 한 후보의 '좌파 프레임' 또한 끄집어냈다. 한 후보의 이모부를 언급하며 "민청학련 주동자인 이모부 계시지 않느냐. 통일혁명당 신영복 추모사와 기념사에 앞장섰고 '좌파 언론' 본거지 프레시안 설립자이면서 그 분이 이해찬 전 총리와 함께 민청학련 세대의 대부 역할을 하는 그런 부분 등…… 장인 어른도 검찰 경력이 있지만 민주당 분이지 않느냐"라고 한 후보의 정체성을 공격했다.
한 후보는 기가 찬단 반응을 보이며 "어디서 나온 거냐"라며 "원 후보야말로 운동권 (출신) 아니냐. 20년 동안 한 번도 뵙지도 못한 이모부 얘기를 꺼내느냐. 어떻게든 좌파몰이를 하려고 한다. 2024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이런 얘기가 나온 게 당황스럽다"고 쏘아붙였다.
원 후보는 당황한 듯 눈을 깜빡이며 "이모부를 본 적 없느냐"라고 되물었고, 한 후보는 "없다. 그것도 조사했느냐"라고 맞받았다. 원 후보는 "아니다. 가족 내부 조사를 어떻게 하느냐"라고 하자, 한 후보는 "다름 아닌 내게 색깔론을 내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원 후보는 "그런 얘기가 있어 해소할 기회를 준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