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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국민의힘 당원들이 꼽은 '총선 패배 책임자'는… [與 PK 합동연설회]

데일리안 부산 = 오수진 김민석 남가희 기자 (ohs2in@dailian.co.kr)
입력 2024.07.11 05:00 수정 2024.07.11 05:00

10일 PK 연설회서 '총선 패배 책임자' 물어보니…

한동훈 지지자들 "'용산발 리스크' 때문" 한목소리

원·나·윤 지지자는 '비대위원장' 한동훈 책임 지적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지지자들이 10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한 후보를 응원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영남권 첫 합동연설회가 전통적 지지 기반인 PK(부산·울산·경남)에서 열렸다. 이번 전당대회 경선 방식은 책임당원 투표 80%에 국민 여론조사 20%다. 과연 이 자리에 모인 당원들은 '4·10 총선 패배 책임자'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10일 데일리안이 현장 취재를 해본 결과, 한동훈 후보 지지자들은 윤석열 대통령 내외의 책임을, 원희룡·나경원·윤상현 후보의 지지자들은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 후보의 책임을 묻는 경향이 뚜렷했다.


7·23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가 열린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 모인 한동훈 후보의 지지자들은 '4·10 총선 패배의 원인'으로 '용산', 즉 윤석열 대통령, 넓게 보면 윤 대통령 내외를 꼽았다.


부산 연제구에 거주하는 이모(65·여)씨는 "그거 우리 국민이 다 아는데 그렇지 않느냐"라며 대통령발(發) 리스크로 꼽히는 '이종섭·황상무 사태' '대파 논란' '51분 담화'를 줄줄이 읊으며 지지율이 그 때부터 내려가기 시작했다고 답했다.


이 씨는 "달리 누가 책임이 있겠느냐. 한 후보는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라면하고 김밥만 먹어서 살이 8㎏나 빠질 정도로 일을 했는데 뭘 배신했다는 것이냐"라며 "배신은 대통령실에서 배신을 했지, 왜 끌어당기나. 가만히 있는 사람, 잘 살 수 있는 사람을 비대위원장으로 앉혀놓고 '해달라' 해서 써먹고는 패배는 자기들이 저질러 놓고 뒤집어 씌운다. 우리 국민들이 바보인 줄 아느냐. 다 안다"고 지적했다.


부산 금정에 거주 중인 이모(25·남)씨도 용산발 리스크를 총선 패인으로 꼽았다. 그는 "내 주변 지인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 후보가 처음 등장했을 때 지지를 많이 받았고 국민의힘이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용산발 리스크가 많아서, 특히 '채상병 사건'으로 국민의힘을 지지했던 이대남 남자들이 돌아서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부산 사하구에 거주하는 안모(50·남)씨는 한 후보와 국민의힘 정당에도 책임이 없지 않다면서도, 전체적으로는 대통령실에 최대의 책임이 있다고 짚었다.


울산에 거주하는 석모(63·남)씨 또한 윤석열 대통령이 똑바로 처신을 잘했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며 분개했다.


석 씨는 "지금 108석 가진 것도 한 후보가 있기 때문에 그나마 갖고 있는 것"이라며 "쉽게 말하면 야당이 이겨서 이긴 게 아니고 (현 정부에) 열이 채이니 표가 그쪽으로 간 것이다. 절대 야당이 이뻐서 표를 주고 당선이 된 게 아니다. 그걸 알아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원희룡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지지자들이 10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원 후보를 응원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원희룡 후보 지지자들은 모두 총선 패배 책임이 한동훈 후보에게 있다며 원성이 컸다. 이들 사이에서는 공천 문제를 거론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의외로 김건희 여사 문자 메시지 문제는 별로 언급되지 않았다.


거제 거주 양모(68·남)씨는 100%는 아니지만 총선 패배 최대 책임은 당연히 한 후보에게 있다며 "(총선 때 당을) 이끌어가는 부분에 있어 공천 학살이 있었다. 여론이 민주당으로 움직인 건 사실이지만, 그럴수록 민심을 읽고 민심이 원하고 지지자의 요건에 맞는 사람을 공천해줬으면 더 좋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본래 한 후보를 지지했다던 해운대 거주 김모(50대·여)씨와 대구 거주 함모(50대·여)씨는 총선 패배 이후 원 후보를 지지하기 시작했다며, 한 후보에 비판적인 시각을 보였다.


김 씨는 "난 한 후보한테 후원금도 보냈다. 비대위원장 때 할 일 제대로 해서 나라 살렸으면 우리가 다 장악할 수 있는 기회였는데 오히려 반대로 됐다"고 분노했다.


함 씨도 "난 (한 후보의) 책도 사줬는데 다 버렸다"며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투표장에) 갔는데, 왜 우파에서 옳은 소리 하는 사람을, 바른 소리 하는 사람들을 왜 왜 컷했느냐. 자기가 무슨 권한으로 (그랬느냐)"이라고 공천에 대한 불만을 터트렸다.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지지자들이 10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나 후보를 응원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수도권에서 내려온 나경원 후보의 지지자들도 비슷한 목소리를 냈다. 일부 당원은 한동훈 후보가 법무부 장관일 때, 이재명 민주당 전 대표를 구속시키지 못해 결국 총선을 그르치게 됐다는 책임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일산에 거주한다는 최모(52·남)씨는 "100% 한동훈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으며, 서울에 거주하는 김모(50대·남)씨는 "(한 후보는) 당대표 자격이 없다. 우선 책임을 져야 한다. 전국적으로 잘못돼 윤 정부가 지금 식물 정부가 됐다"고 했다.


윤상현 후보를 지지한다는 서모(50대·남)씨는 "총선 패배 원인은 한 후보다. 법무부 장관 시절부터 자기 할 일을 못했다"며 "과감히 이재명 잡아넣고 해야 하는데, 그런 과감한 결단을 못하니 보수들이 돌아섰다"고 지적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지지자들이 10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윤 후보를 응원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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