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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사법리스크' 방탄?…민주당, '법사위 사수·이화영 특검'으로 방어전 나섰다 [정국 기상대]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입력 2024.06.11 00:15
수정 2024.06.11 00:48

민주당 "檢 조작 수사" 특검 의지↑

검사탄핵 가능성에 "사법부 자정" 언급

與 "국회 정신 무시한 李 방탄" 항의하고

이재명 당선시 '헌법 84조' 논쟁 점화 맞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 지도부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장경태 최고위원이 준비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관련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뉴시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의혹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가운데 '이재명 사법리스크'가 여의도를 흔들고 있다. 여권에선 이화영 전 부지사의 '대북송금 의혹' 실형 선고를 놓고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대표를 맹폭하는 한편, 민주당은 의석 우위를 토대로 여당과 사법부에 대한 전방위 압박과 방탄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검찰은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해 이 대표를 조만간 추가 기소할 방침으로도 알려졌다. 대북송금은 경기도 스마트팜 비용 대납, 경기도지사의 방북비 대납 목적으로 구분된다. 이에 민주당은 최근 대북송금 관련 특별검사(특검)법을 발의한 데 이어, 10일에는 야권 단독 본회의 표결을 통해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사수하는 등 역공을 펼쳤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화영 전 부지사의 유죄 판결에 따라 이 대표에게 파장이 전개될 가능성에 촉각이 쏠리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18개 국회 상임위원회중 11개 위원장 선출을 강행했다.


민주당은 이날 밤 개의한 본회의 직전 "법제사법위원회를 여당에 준다면 나머지 쟁점 상임위인 운영위원회와 과방위원회를 포기하겠다"는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입장에도 원 구성 협상을 거부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개의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간 국회의장실 앞에 모여 "국회 정신을 무시하는 이재명 방탄을 중단하라"라고 외치며 항의를 이어갔다. 결국 상임위원장 선출 표결은 국민의힘이 불참한 가운데 진행된다.


법사위원장은 당내 초강경파이자 이재명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전폭 지지를 받고 있는 4선 정청래 최고위원이 맡게 됐다. 반윤 검사라 불리는 이성윤 의원, 총선 과정 중 '대장동 변호사'로 불리던 박균택·이건태 의원도 법사위 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법사위 야당 간사를 맡게 된 판사 출신 김승원 의원의 경우 지난 8일 '이화영 전 부지사 재판결과를 보며'란 제목의 글을 올려 판결 결과를 비판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결과도 오판이었지만 절차도 엉망이었다"며 "이런 재판은 30년 법조 생활 동안 듣도 보도 못했고, 판결문에는 판사 개인의 편향된 가치관·선입견·독선·오만으로 가득 차 있었다"고 적었다.


이어 "이번 재판은 검찰이 내놓은 오염된 증거 속에서 허우적대다가 끝내 절차적 정당성은 물론 실체적 진실까지 외면한 꼴이 됐다"며 "사법제도 개혁의 필요성도 반증하는 계기가 됐다"고 주장했다.


지난 7일 이화영 전 부지사는 쌍방울그룹의 800만 달러 불법 대북송금에 관여하고 억대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 사건 관련자들의 진술을 신빙성 있다고 보고 이 전 부지사의 일부 혐의를 유죄로 봤다.


이 전 부지사는 2018~2022년 쌍방울그룹으로부터 법인카드와 법인차량을 제공받고, 자신의 측근에게 허위 급여 지급 등의 방법으로 3억3400만원 상당의 뇌물 및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경기도가 북한에 지급해야 할 스마트팜 사업비용(500만 달러)와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방북비(300만 달러) 등 800만 달러를 쌍방울이 대납하게 한 혐의도 받았다.


민주당은 이화영 전 부지사의 1심 유죄 판결 후 '검찰의 조작 수사'를 명목으로 대북송금 관련 검찰조작 특검법 대응 의지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3일 발의한 이른바 '이화영 특검(김성태 대북송금 사건 관련 이화영, 김성태에 대한 검찰의 허위진술 강요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추진한다는 방침으로, 해당 특검은 당 정치검찰 사건 조작 특별대책단 차원에서 발의됐다. 공작수사 의혹의 진상규명과 함께 '정치검찰'의 잘못된 수사 방식에 대해 특검이 수사하도록 하는 대한민국 최초의 특검법이라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대책단은 이 전 부지사에 대한 1심 중형 선고 후 성명서를 통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 특검법을 통과시켜 대북송금 관련 검찰의 사건조작 실체를 전 국민에게 명명백백하게 밝혀내겠다"라며 "이를 바탕으로 2심 재판에서는 쌍방울 대북송금과 검찰 조작수사의 진실이 제대로 밝혀지길 기대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대책단은 이날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간사인 박균택 의원은 비공개 회의 후 취재진을 만나 "판결문을 구하는 대로 다시 회의를 갖기로 했다"며 "구체적인 대책에 관해서는 수사검사의 법적 책임 이것을 어느 범위 내에서 물을 것인지와 향후 이런 절차적으로 문제가 되는 수사, 무리한 재판을 막기 위해 어떤 입법적 대책을 강구할 것인지를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는 '이화영 특검'을 통한 진상 규명은 물론 '수사 검사에 대한 탄핵' 가능성도 열어놨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박 의원은 '수사 검사 탄핵 추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을 것"이라며 "국회법 내에서 대응할 수 있는 방법들을 강구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당 최고위원회에서도 사법부에 대한 공개 비판이 나왔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이제 쌍방울 사건조작 수사는 국민적 관심사가 됐다. 국민이 납득할 수 없는 판결에 자칫 사법부에 대한 국민 신뢰가 저하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사법부의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자정능력을 기다리겠다"라고 했다.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자리가 빈 채 상임위원장 선거가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연임 위한 당헌 개정
당헌 80조도 폐지 수순에
韓 "대선 당선, 감옥 가지 않을
유일할 탈출구로 여기는 것"


정치권에선 민주당 대권주자인 이 대표가 차기 대선에서 당선될 경우 현재 진행 중인 재판이 중단되는지도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이화영 전 부지사 유죄 판결 이후 지난 주말부터 이날까지 논란으로 부상한 '헌법 제84조'의 해석문제다. 헌법 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는 규정을 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날 민주당 최고위는 당대표가 대선에 출마하려면 선거일 1년 전에 사퇴해야 한다는 현재의 당헌에 '예외 규정'을 두기로 결정했다. 뇌물이나 불법 정치자금 등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자동으로 정지하는 당헌 80조 역시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이 개정안이 최종적으로 적용되면 이 대표는 2026년 지방선거 공천권을 행사하고, 2027년 대선에 출마할 때까지 사퇴 시점을 늦추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당권과 대권 분리 조항이 완화되면 불공정 경선이란 시비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는 관측도 지배적이다.


이에 한동훈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를 조준하면서 "재판을 질질 끌어 선거 이후로 재판 확정을 미루거나, 발상을 바꿔 선거를 재판 확정보다 앞당기려 할 거라 생각할 것이다. 그런 희대의 무리수를 써야만 출마 자격이 생긴다"라고 했다.


한 전 위원장은 "공범들이 관련 재판들에서 줄줄이 무거운 실형으로 유죄 판결 받고 있으니, 자기도 무죄 못받을 것을 잘 안다. 그러니 대통령 당선을 감옥가지 않을 유일한 탈출구로 여기는 것"이라고 파상공세를 펼쳤다.


그러면서 "어거지로 출마해서 대통령이 돼도 헌법 제84조 해석상 그 재판들은 진행되니 거기서 집행유예 이상만 확정되면 선거 다시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 혼돈으로 인한 피해는 이 나라와 국민들께 돌아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도 기자들을 만나 "(헌법 84조와 관련) 재직 중 형사소추되지 않는다는 건 현실화된 리스크가 없었음에도 대통령이 된 이후 새로운 사법리스크가 생겨 정상적인 국정 운영이 마비되는 건 막아야겠다는 게 조문 취지"라면서 "이미 사법리스크가 있어 재판이 진행 중인 사람이 대통령이 됐다고 해서 대통령을 마칠 때까지 직을 수행할 수 있게, 사법리스크를 피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는 건 대한민국의 헌법정신은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서도 "이제 곧 검찰이 이재명 대표를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의 공범으로 보고 기소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이미 충분히 늦었다"고 했다. 이어 "이제 국민들은 더불어민주당이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까지 독식하며 막가파식으로 상임위 구성을 밀어붙이는 이유를 또렷이 알게 됐다. 오직 '이재명 방탄'"이라면서 "민심은 철저히 외면하고 오로지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만 살피는 돌격대를 상임위원장으로 내정(본회의서 최종 선출)한 이유도 마찬가지"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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