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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류 정치 청산' 3040 기수들 전면 배치 [한동훈 시스템공천 윤곽 ③]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입력 2024.02.15 00:30
수정 2024.02.15 00:30

70년대 이후 출생자 공천 비율 40%

정치·국제·법조·언론 등 전문가 중용

정치퇴보 보여준 21대 국회 문제의식

운동권청산·세대교체 기치 전면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가 14일 공개한 단수공천 명단의 특징 중 하나는 '4류 정치 청산'을 내세운 3040 젊은 기수들이 전진 배치됐다는 점이다. 대한민국 정치 발전을 위해서는 운동권 정치를 청산하고 세대교체를 이뤄내야 한다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의지가 공천으로 드러났다는 평가다.


실제 이날 국민의힘 공관위가 발표한 1차 단수공천 후보 25명 중 70년대 이후 출생자는 10명으로 40%에 달했다. 국회의원 배지를 달지 않았던 인물은 13명으로 절반을 넘었다. 무엇보다 외부에서 갑작스럽게 정치에 입문한 인사들이 아닌, 정치에 뜻을 품고 전문성을 갖춰 출마를 준비해왔던 점이 주목된다.


한 위원장에 앞서 '동부벨트 3인방'을 구축해 운동권 청산 여론을 형성했던 이재영 서울 강동을 후보(75년생)와 김재섭 도봉갑 후보(87년생)가 대표적이다. 이재영 후보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21대 국회는 양대 정당이 상대의 모든 정책과 어젠다를 반대만 하는 비토크라시의 전형"이라며 "전폭적인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었다.


김재섭 후보 역시 "각 정당들이 아이덴티티를 정확히 확립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상대를 반대하는 것에 정치가 최적화됐다"며 "정치가 극단적 강성 팬덤에 흔들리지 않도록 개개인이 절제를 해야 하고 다양한 목소리가 분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수공천이 유력했지만 이날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은 이승환 중랑을 예비후보(83년생)는 "단순 교체나 물갈이를 넘어 시대교체가 필요하다"고 했었다.


김병민 광진갑 후보(82년생)는 "21대 여의도에선 국민을 위한 정치가 실종되면서 답을 내놓지 못했다"며 "밥값 못하는 국회는 그만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3월 전당대회에서 국민의힘 최고위원에 오르기도 했던 김 후보는 광진구 연고를 바탕으로 정치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한도전 변호사'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던 장진영 동작갑 후보(71년생) 역시 정치 전문성을 바탕으로 '정치교체'를 외치는 주자 중 한 명이다. 그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거대 담론만 얘기하면서 각론은 없는 정치가 30년째 반복되고 있다"며 "디테일한 각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장 후보는 특히 호남 출신이면서 국민의힘에 투신, 지역 정서를 깨뜨릴 인물로도 기대를 받는다.


정치권이 아닌 외부 영입도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물들로 선별했다. 정치개혁에 의지를 확인했음은 물론이다. 서울 강북갑에 단수공천된 전상범 후보(79년생)는 서울대 법대 재학 중 사법시험에 합격해 부장판사까지 역임했다. 독립운동가의 후손으로 약자에 관대하고 흉악범에 단호한 판결로 변호사회가 뽑은 우수 법관으로 선정된 바 있다.


영입인재로 유리한 공천을 요청할 수 있었음에도 험지이자 고향인 강북갑을 선택한 그는 "강남은 국민의힘, 강북은 민주당이라는 편견을 깨고 싶다"며 "극성 지지층을 바라보며 편 가르기를 하는 지금의 정치가 아니라 실용·생활 정치를 통해 국민께 인정받는 정치문화를 정착시키고 싶다"고 말한다.


박정훈 전 TV조선 시사제작국장이 송파갑에 단수공천된 것도 놀랍다는 평가를 받는 대목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40년 지기로 통하는 석동현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의 공천을 점치는 시각도 있었지만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젊고 새로운 국민의힘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가 공천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박 후보 역시 기존 정치권에 몸담은 인물은 아니지만, 언론인으로서 누구보다 정치를 가까이서 지켜보며 정치개혁의 뜻을 품어 왔다. 그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대한민국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함께 만들어왔던 가치들이 문재인 정부에서 무너지는 것을 확인하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기자로서 몸부림치며 외쳐왔지만 지킬 수 없는 환경들이 이어졌다"며 "이제 그런 것들을 지키는데 나 자신이 도구가 돼야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포부를 밝혔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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