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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텐트 골든타임 지났다"는 이준석…李에 휘둘리는 '낙준연대' 어디로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입력 2024.01.22 00:05
수정 2024.01.22 00:16

제3지대 주축 면전서 "'우리도 할 수 있어'식 안돼"

"정당이 창당한 다음날 합당하는 것 코미디 아니냐"

지역 단일기호·비례 당별 출마 등 3가지 방안 제시

세대 갈라치기 잡음…이낙연엔 계양을 출마 훈수

이준석(오른쪽) 개혁신당 대표가 지난 20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혁신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이낙연(왼쪽) 새로운미래 인재영입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제3지대 최대 관전포인트였던 '낙준(이낙연~이준석)연대' 성사 여부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난색으로 '불가론'쪽으로 흘러가는 모습이다. 제3지대 신당들은 22대 총선에서 안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각 세력 간 '통합정당'의 필요성을 촉구해 왔다.


하지만 이 대표가 역으로 '자강론'에 무게를 두고, 통합을 하더라도 '느슨한 연대'를 하는 방안을 선(先) 제시해 다른 제3지대 정당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 대표가 러브콜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개혁신당을 제3지대 구심점에 놓는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것이란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이 대표의 행보에 야권발(發) 신당들과 개혁신당의 화학적 결합은 어렵다는 '회의론'이 커지는 상황이다.


개혁신당은 지난 20일 국회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정치권에서는 '제3지대 빅텐트'의 성공 요건 중 하나로 '낙준연대' 성사를 전제조건으로 놓고 있는데, 이준석 대표는 창당 당일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위원장 등 제3세력 주축이 총출동한 자리에서 "정당이 창당한 다음날 합당하는 것은 코미디가 아니냐"라고 언급했다.


제3지대 신당들 사이에선 설 연휴 전 통합에 대한 공식 확약 선언이라도 해야 한다는 공개 요구도 있었으나, 이 대표는 이를 조준한 듯 "빅텐트의 골든타임은 이미 지났다"고 반응했다.


또한 이 대표는 제3지대 세력을 향해 "'우리도 할 수 있어' 식의 창당은 안했으면 좋겠다. 일이 되게 하는 것이 중요하고 '우리도 할 수 있어'는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그런 면에서 오해가 없도록 개혁신당은 통합 논의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면서 3개의 연대론을 제시했다. △각 당이 지역구를 분배해 후보를 내는 방안 △지역구는 단일기호로 출마하되 비례대표는 당별로 선정하는 방안 △완전한 합당 등의 3가지 방안이다. 다만 완전한 합당의 경우 '국민의 열망이 있을 경우'를 조건으로 붙였다.


뿐만 아니라 이 대표는 "3가지를 말했지만, 선호도를 가지고 말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반면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위원장은 "시대적인 과제를 위해서 우리 모두 협력하기를 바란다"며 제3지대 빅텐트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여러분과 나는 똑같은 경험을 했고 똑같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행동도 똑같이 하기를 다짐했으면 좋겠다"고 축사를 했다.


현재 정치권에는 제3지대 신당들이 '뭉쳐야 산다'는 정치공학적 스탠스를 겉으로는 이어가고 있으면서도, 이준석 대표가 주도하는 힘겨루기로 판이 끌려가는 것에 대한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당대표를 지냈던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냈던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위원장이 각각 보수와 진보를 상징하는 '축'을 맞닿게 해 진영을 아울러야 상징성을 가지고, 제3지대의 파급력도 키울 수 있다. 다만 신당들의 출범 등 면면이 구체화될수록 '낙준' 간 동상이몽만 확인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에 제3지대 정당 내부에선 낙준연대 '불발' 가능성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하는 등 '투트랙' 전략을 가져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대남' 표심 소구 밀린 여성 이탈은 우려 요소
'65세 이상 지하철 무임승차 폐지' 논란도 불붙어
이원욱 위원장도 "갈라치기 중단 어떤가" 우려
이낙연 위원장에 이재명 대표 지역구 출마 훈수도


만약 이들 신당이 우여곡절 끝에 정치적 결합을 이뤘다고 하더라도, 이준석 대표가 갈라치기식 행보들을 펼쳐왔단 비판에 직면해온 점은 확장성에 있어 부담이란 우려가 역력하다.


이 대표는 여성가족부 폐지 주장 등 '이대남(20대 남자)'의 표심을 집중 공략하며 MZ세대 남성 소구 전략을 펼쳐왔다. 다른 신당들의 입장에선 자칫 이미 확보한 여성 지지자들의 이탈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 역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최근 이 대표의 '65세 이상에 제공되는 지하철 무상이용 혜택 폐지' 주장도 정치권에 큰 잡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를 두고도 2030세대의 표심을 의식한 세대가 간 갈라치기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미래대연합의 이원욱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이 대표를 향해 이 같은 행보를 자제하라고까지 당부했다. 민주당 탈당파가 주축이 된 '미래대연합'은 이낙연 신당 '새로운미래'와 이미 연대를 공식화한 신당이다.


이원욱 위원장은 지난 19일 TV조선 유튜브 인터뷰에서 "갈라치기를 통한 '2030 MZ세대'에 소구하는 전략을 확실히 결정한 것 같고 앞으로도 그런 전략이 나올 것 같다"면서도 "앞으로 잠재성도 크고 너무나 좋은데 단 하나만 고쳐주면 좋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우리가 제3지대 빅텐트를 치자는 것이 결국엔 혐오 정치를 극복하고 정치개혁 최전선에 서보자는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또 다른 혐오를 낳고 갈라치기를 하는 것은 지양해 주면 어떨까"라고 당부했다.


이들 신당의 동상이몽은 이뿐만이 아니다. '새로운미래'와 '개혁신당'이 밝힌 당의 방향성 역시 확연한 차이를 드러냈다. 앞서 새로운미래는 발기 취지문을 통해 "국익과 실용을 중심에 둔 포용적 중도개혁주의를 견지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허은아 최고위원은 개혁신당 창당대회에서 "개혁신당은 보수정당·민주정당·자유정당"이라고 규정했다.


더 나아가 이준석 대표는 이낙연 위원장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 출마해야 한다는 '훈수'까지 뒀다. 인천 계양을은 이재명 대표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명룡대전'이 예고된 지역구다.


하지만 이준석 대표는 '상징성'을 이유로 대선급 매치에 이낙연 위원장의 참전을 압박했다. 이준석 대표는 같은 날 연합뉴스TV 인터뷰에서 "나라면 계양을에 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준석 대표) 본인도 인천 계양을 출마를 생각할 수 있는 것 아니냐'라는 질문에는 "나는 이재명 피해자는 아니다. 이재명 피해자에 가까운 분이 가셔야 말이 된다"라면서 "나는 굳이 따지자면 윤석열 피해자라 약간 궤가 다르다"고 답했다.


그 자신 5선 의원이자 광역단체장·국무총리·집권여당 대표를 지낸 이낙연 위원장은 이같은 이준석 대표의 '훈수'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우회적으로 불쾌감을 피력했다. 이 위원장은 개혁신당 창당대회 직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인천 계양을 출마 의향'을 묻는 질문에 별다른 답을 하지 않은 채 "열차 시간에 늦는다"고 일축했다.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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