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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퇴짜’ 맞은 가리비 한국에 판다는 일본, 현실될 수도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입력 2023.12.29 07:00 수정 2023.12.29 07:00

日, 중국 수출길 막히자 대체국 찾아

韓, 일본산 생가리비 최대 수입국

전체 일본산 수산물 수입도 증가세

현 추세라면 가리비 수입 늘어날 수도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에서 일본산 가리비가 진열돼 있다. ⓒ뉴시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자력발전 오염수 방류로 중국 수출길이 막히자 한국을 대체 시장화하고 있다. 중국을 대신해 한국 수출 물량을 늘리겠다는 계획인데, 최근 일본산 수산물 증가 추세를 보면 불가능한 계획만은 아니다.


지난 25일 NHK 등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총리 관저에서 농림수산물, 식품 수출 확대를 위한 각료 회의를 열고 새로운 수출처 개척에 나서기로 했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사카모토 데쓰시 농림수산상 등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 일본은 품목당 구체적인 목표 수치를 제시하며 시장 확장을 추진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의 이러한 움직임은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전면 수입 금지 조처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일본 수산업계는 중국의 수입 금지로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 지난 10월 기준 일본산 수산물 중국 수출액은 14억엔(약 12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84% 줄었다.


결과적으로 이번 조처는 일본산 수산물 최대 수입국인 중국이 빗장을 걸어 잠그면서 대체 시장을 찾아 나선 것이다.


이날 일본 정부는 한국에 가리비 약 375억원(41억엔) 어치를 수출하기로 했다. 이는 일본 가리비 총수출액의 6.3%에 해당한다. 이 밖에도 유럽연합(EU) 45억엔, 태국 24억엔, 베트남 5억엔어치를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정부 계획에 한국 정부는 “어디까지나 일본 측 계획에 불과하다”며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오염수 관련 정례 브리핑에서 “가리비 수출을 확대하겠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일본 측의 계획에 불과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일본 측 계획일 뿐’이라고 일축한 것과 달리 실제 시장 흐름을 살펴보면 마냥 허황한 계획만은 아니다.


지난해 한국이 수입한 일본산 가리비는 1만2722t(680억원)으로 중국, 대만, 미국에 이어 4위 규모다. 냉동을 제외한 생가리비만 보면 1만2000t에 달한다. 금액 환산하면 600억원이 웃돌아 세계 최대 수입국이 된다.


가리비뿐만 아니라 전체 일본산 수산물 수입량 자체가 해마다 느는 추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인 2020년 3만218t에서 2021년 3만2460t, 지난해 3만8294t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참고로 일본산 수산물 가운데 가장 많이 수입하는 게 가리비다.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 올해는 일본산 수산물 수입이 다소 줄었다. 28일 현재 기준 올해 일본산 수산물 전체 수입량은 28일 현재 기준 2만4186t(1억4370만 달러)에 그쳤다.


다만 8월 방류 이후부터는 오히려 큰 폭으로 늘고 있다. 8월에 874t에 그친 수입량은 9월 1786t, 10월 1661t에 이어 11월 2839t까지 늘었다. 12월(28일 기준)에는 3055t을 수입했다. 이러한 추세라면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 확대 전략이 먹혀들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편, 한국 정부는 가리비 수출을 확대하겠다는 일본 측 계획 발표에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한층 더 강화하기로 했다.


송명달 해양수산부 차관은 2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송 차관은 “한국과 EU 등을 대상으로 가리비 수출을 확대하겠다는 일본 측 계획에 대해 국민들의 우려가 있을 수 있어 앞으로는 일본산 수산물 수입 규제하에 그간 지속해 온 방사능 검사를 한층 더 강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송 차관은 “현재 국내 생산단계 수산물을 대상으로 운영 중인 국민신청 방사능 검사 제도를 내년부터는 수입 수산물까지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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