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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금지 한 달...더딘 제도 개선 논의 진전 ‘주목’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입력 2023.12.06 07:00
수정 2023.12.06 07:00

내년 상반기까지 한시적 중단...개정안도 다수 발의

다양한 요구 담는 방안 마련 어려움...현실적 문제도

추가 요구 국민청원 5만명 돌파...국회서 탄력 ‘이목’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가운데)이 지난달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매도 제도개선 민·당·정협의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오른쪽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연합뉴스

정부가 한시적인 공매도 전면금지 조치를 단행한 지 딱 한 달이 지났지만 이와 관련한 제도 개선에 대한 논의는 다소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법 개정안도 다수 발의됐지만 아직 큰 진전은 없는 상황이어서 향후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에 올라와 있는 공매도 제도 개선 관련 자본시장법 개정 법률안은 총 8개다. 각기 다른 내용으로 구성돼 있으며 불법 공매도 처벌 강화, 관련 전산시스템 구축, 차입 공매도의 담보 비율 조정 등이 주요 골자다.


권성동 의원, 권은희 의원(이상 국민의힘), 김용민 의원(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률 개정안에는 불법 공매도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고 강훈식 의원, 박용진 의원(이상 더불어민주당)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공매도 전산시스템 도입 관련 방안이 주 내용이다.


이종배 의원(국민의힘), 김경협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각각 발의한 개정안은 외국인과 개인투자자들의 차입공매도 상환기관과 담보금액 비율을 동일하게 적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개인투자자들과 외국인·기관 투자자들과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것으로 강훈식 의원안에도 이 내용이 포함됐다.


이와 함께 하태경 의원(국민의힘)은 상장증권에 대해 불법 공매도를 하거나 공매도 주문을 위탁 또는 수탁한 자에 대해 합법적인 차입공매도를 금지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다양한 법률 개정안이 올라와 있는 상태로 검토에만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는 만큼 논의에 속도를 내야 하지만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정무위는 5일에도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를 열어 법안 심사를 진행했지만 우선순위에서 밀려 공매도 제도 개선과 관련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아예 논의되지 못했다. 지난달 28일에 이어 동일한 상황이 반복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매도 관련 국회 국민동의청원의 동의인이 5만명을 돌파하면서 향후 국회 논의에 이목이 쏠리게 됐다. 국회 국민동의청원 플랫폼에 올라온 ‘불법 무차입 공매도가 의심되는 국내 증권사에 대한 전수조사 요청 및 공매도제도 중단기간 내 반드시 개혁해야 할 사항에 관한 청원’은 이날 오전 동의인 수 5만명을 넘겼다.


공매도 중단 조치의 불씨가 된 지난 10월 공매도 제도 개선 청원 이후 추가로 나온 청원으로 이번 청원에는 ▲시장조성자의 공매도 금지 ▲공매도 전산화 시스템 즉각 구축 ▲시총 3~5% 범위 이내로 공매도 총량제 실시 ▲대차·대주시장 통합 등의 요구 사항을 담았다.


앞서 올라온 청원은 등록 8일만에 동의인이 5만명을 넘겼고 이에 금융당국은 제도 개선 논의에 착수해 공매도 거래 한시적 중단 조치를 취했다. 국회사무처는 국회 국민동의 청원 중 청원한 날부터 30일 이내에 5만명 이상이 동의한 청원을 소관위원회로 회부하게 돼 있어 이번 청원도 국회 정무위원회로 넘어가 관련 내용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와 회원들이 지난달 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공매도 상환기간 90~120일 통일, 무차입공매도 적발시스템 가동, 시장조성자 퇴출 등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하지만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렵거나 실현하기 쉽지 않은 내용이 대부분이어서 향후 논의의 진전이 어느 정도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이번 청원까지 국회 논의에 포함시키게 되면 내용이 더 방대해지면서 제도 개선 논의가 지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제도 개선의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른 전산시스템도 실시간으로 공매도 관련 내용을 반영할 수 있느냐의 여부를 두고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으로 구축에만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및 업계와 함께 무차입 공매도 방지 전산시스템 구축을 위해 TF를 구성하며 이제 논의의 첫 발을 뗀 상태다. 공매도 거래를 하는 기관투자자의 내부 전산시스템 구축방안과 더불어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실시간 차단 시스템 실현 방안도 구체적으로 논의한다는 계획으로 검토해야 할 사항이 상당히 많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공매도 제도와 관련한 개선 요구가 워낙 많았던 터라 개선 방안 마련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공매도 한시적 금지 조치가 내려진 내년 상반기까지 개인 투자자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제도 개선 방안이 마련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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