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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 히로부미 친필, 한국서 발견…친일파가 오래 보관해 온 듯"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입력 2026.04.11 18:46
수정 2026.04.11 18:47

日 교도통신 보도…전직 국회의원 양도 받은 글씨 공개

전문가들 친필 맞다고 판단…한-일 문구 해석은 엇갈려

지난해 3월 26일 안중근 의사 순국 115주기를 맞아 이상현 안중근의사 숭모회 이사가 공개한 소장 엽서. 엽서에는 안 의사가 동지들과 함께 단지동맹을 하며 자른 손가락의 흔적이 보이는 안 의사 사진과 함께 이토히로부미를 저격할 때 사용한 권총 그리고 이토히로부미의 초상이 하얼빈역 사진을 배경으로 담겨있다.ⓒ뉴시스

조선의 국권을 침탈해 일본으로의 병합에 앞장선 일본 초대 총리 이토 히로부미의 친필로 추정되는 글씨가 한국에서 발견됐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11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한국의 한 전직 국회의원은 대한제국 궁내부에서 일했던 한국인 남성의 후손이 작품을 보관해 오다 자신에게 양도했다며 이토의 글씨를 공개했다.


그는 이 후손이 지난 1월 "한일 간에 어떻게든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자신에게 양도했다고 설명하면서 이토의 글씨를 교도통신에 공개했다. 다만 궁내부 직원이 글씨를 소장하게 된 구체적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국과 일본 전문가들은 이토 글씨가 맞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지만 제작 시기와 배경은 밝혀지지 않았다.


교도통신은 "옛 소유자는 식민지 시대 대일 협력자를 가리키는 '친일파'라고 비난 받을 것을 우려해 오랫동안 은밀히 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토의 글씨는 '여화낙처만지화연우'(餘花落處滿地和烟雨)라고 적혔다. 이는 '지는 꽃잎이 지면에 가득 떨어지고 봄비와 조화를 이뤄 아름답구나'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국과 일본 전문가들은 이 글씨가 뜻하는 바를 두고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놨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국 전문가는 “일본이라는 꽃이 조선 땅에 쏟아지는 모습을 묘사한 것으로 한국을 보호국으로 만든 성과를 칭송하는 내용”이라며 "지배를 정당화하는 것으로 한국인에게는 굴욕적 문구"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본 서적 역사를 연구하는 일본인 연구자는 "벚꽃의 낙화와 봄비의 조화를 노래한 것으로 정치적 의도는 느껴지지 않는다"며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교도통신은 이토의 글씨가 과거에도 한국에서 여러 차례 확인됐지만 조선 침략의 원흉이라는 부정적 인상 때문에 작품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고 남아 있는 작품의 실태도 불분명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에서 지난 2020년 한국은행 본관에 설치된 머릿돌의 '정초'(定礎) 글씨가 이토 친필로 판명돼 철거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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