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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워크아웃 기업 채무조정 꺼리는 은행들…충당금 압박에 '제동'

고정삼 기자 (jsk@dailian.co.kr)
입력 2023.11.27 06:00
수정 2023.11.27 06:00

3Q 말 채권재조정 여신 3434억

코로나19 발발 직전 대비 56%↓

금융지원 조치에 수요 일부 감소

공동 워크아웃, 충당금 확대 부담

은행원 이미지. ⓒ연합뉴스

IBK기업은행이 최근 금융권 공동으로 보유하고 있는 워크아웃 기업 채권재조정 여신 규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 이후 반토막 이상 난 것으로 나타났다. 채무조정을 위해서는 채권은행단의 동의가 필요한데, 근래 접어들수록 금융사들이 이를 꺼리는 경향이 짙어지는 모습이다. 고금리 충격으로 은행권이 떠안는 부실채권이 불어나는 와중 공동 워크아웃을 진행하면 추가 충당금이 발생해 손실 부담이 커지는 것을 고려한 결과로 해석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이 다른 금융기관과 공동으로 보유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기업 채권재조정 여신 규모는 올 3분기 말 기준 343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기 직전인 2019년 말(7820억원)보다 56.1%나 줄어든 수준이다. 이때 채권재조정은 유사한 신용위험을 가진 신규 채권과 비교해 낮은 이자율로 만기를 연장하거나, 새로 여신을 취급하는 방식이다.


중소기업들은 일시적 자금난에 빠지거나 과도한 이자 비용으로 정상적 경영이 어려워질 경우 채권은행과 상호협의 하에 대출 만기와 금리를 재조정하는 워크아웃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코로나19 발발 이후 추이를 살펴보면 ▲2020년 말 6398억원 ▲2021년 말 5355억원 ▲2022년 말 4078억원 등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올해 들어서도 ▲1분기 말 3983억원 ▲2분기 말 3759억원 ▲3분기 말 3434억원 등으로 추세가 지속됐다.


다만 기업은행이 워크아웃 채무조정에 과거보다 소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해석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정책 지원 측면을 고려하는 기업은행이 채무조정에 동의해도 이익에 민감한 다른 채권은행이 거부하면 합의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는 관련 채무조정을 둘러싼 은행권 전반의 기류를 엿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우선 금융당국이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를 시행하면서 워크아웃을 통한 채무조정 수요가 일부 줄어든 측면이 있다는 설명이 나온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2020년 4월부터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중소기업 대상으로 대출 만기연장 및 원금·이자 상환유예 조치를 시행했다. 금융지원은 3년 동안 이어졌으며 지난 9월부터 대상 기업들의 분할 상환이 시작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지원책으로 기업들의 대출 원금과 이자 상환을 유예해줬기 때문에 기업들이 공동관리 절차에 대한 필요가 줄었을 것"이라며 "최근 들어 기업회생 신청이 늘어나고 있는데 그 전 단계인 워크아웃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은행권의 충당금 부담이 확대되는 것도 관련 채무조정이 줄어드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금융권이 워크아웃 공동관리 절차를 진행하는 경우 채무조정된 대출채권을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해야 하는 탓이다. 손상채권을 떠안는 만큼 추가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해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워크아웃에 들어가게 되면 은행 입장에서는 충당금 부담이 커지는 셈"이라며 "이익적인 측면을 보다 많이 고려하는 시중은행들은 이에 대해 민감할 수밖에 없고, 충당금을 건드리지 않는 다른 금융지원 프로그램으로 돌렸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고정삼 기자 (j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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