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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욱 뭘 잘못했나"…'암컷 설친다' 수습 안되자 민주당 칼 빼들었다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입력 2023.11.24 12:23
수정 2023.11.24 12:28

총선기획단, 막말·설화 후보자 검증 강화

崔 두둔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사퇴

민형배 '그 말 문제 안된다' 발언은 관망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에게 허위로 인턴증명서를 발급했다는 혐의를 받는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 대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전원합의체 선고에서 징역형 집행유예 판결을 받고 나오고 있다. 최 전 의원은 대법원 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뉴시스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의 '설치는 암컷' 발언이 정치권을 연일 강타하자, 민주당이 부적절 언행에 대한 공천 심사 반영이라는 칼을 빼들었다.


민주당은 앞서 최 전 의원에게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를 내리고 당내 강경파들의 잇단 '막말 파문'에 고개를 숙이는 등 총선 전 여론 악화를 막기 위한 총력 대응에 나섰다. 그럼에도 당 내부에서는 최 전 의원을 두둔하는 발언들이 이어지며 사태 수습의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던 상태다. 결국 민주당은 총선 공천 과정에서 막말·설화 후보자에 대한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는 극약 처방까지 내놨다. 최 전 의원의 발언에 대한 문제의식 결여가 국민 정서에 반하는 것을 우려한 조치다.


24일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인 한병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 소속 인사들의 잇단 '막말 파문'에 대해 "부적절한 언행을 한 (총선) 후보자에 대한 검증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당은 공직자 윤리의식 및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막말과 설화, 부적절한 언행을 검증위원회 단계부터 검증하고 공천심사에 반영할 것"이라며 "공직자 선거 후보자 검증신청서약서에 공직자 윤리의식 및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막말과 설화, 부적절한 언행을 하지 않는단 내용을 포함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 위원장은 "(이런 내용이) 확인될 경우 후보자 자격심사를 통과해도 선거일 이전에 후보를 사퇴하거나, 당선 후에는 의원직 사퇴 등 당의 결정을 따를 것을 서약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전 의원은 지난 19일 민형배 의원의 북콘서트에 참석해 '설치는 암컷'이라는 표현으로 윤석열 정부를 비난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최 전 의원은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에도 보면 암컷들이 나와서 설치고 이러는 건 잘 없다"라며 "암컷을 비하하는 말씀은 아니고, 설치는 암컷을 암컷이라는 부르는 것일 뿐"이라고 말해 '여성 비하'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졌다.


민주당은 최 전 의원의 발언에 따른 파장을 의식한 듯 6개월 당원권 정지 비상 징계에 이어 내부 단속을 강화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서도 "말이라고 하는 것, 행동이라고 하는 것은 결국은 상대가 듣게 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어서 내가 억울하다고 생각한들 그것이 무슨 큰 의미가 있겠느냐"라며 "그것이 바로 책임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전날 의총이 비공개로 전환된 뒤에도 최 전 의원의 '암컷 발언'에 대한 비판과 지도부의 행동을 촉구하는 움직임임이 터져나왔다. 오영환 의원은 자유발언에 나서 최 전 의원 발언에 대해 "우리 당이 추구한 인권·평등의 가치를 완전히 무너뜨렸다"며 "당대표의 경고에도 당 중심이 안 잡히고 있다. 지도부 리더십을 바로 세워달라"고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같은 내부의 자정 움직임에도 민형배 의원,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은 최 전 의원의 발언과 관련 '뭐가 잘못이냐'는 취지의 말을 내뱉는 '엇박자'를 냈다.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남영희 부원장은 지난 22일 한 유튜브 방송에서 최 전 의원의 발언에 대해 "그 말을 왜 못하는가"라면서 "그것을 빗대서 '동물농장'에 나온 상황을 설명한 것이 뭐가 그렇게 잘못됐단 말이냐"라고 주장했다.


이에 홍익표 원내대표가 이날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남 전 부원장에게) 어떠한 형태든 책임을 물을 생각"이라고 밝히자, 남 부원장은 부원장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사실상 '경질성 사퇴'라는 관측이다.


남 부원장은 페이스북에 "당과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모든 책임을 지고 민주연구원 부원장직을 내려놓겠다"고 적었다. 이어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사려 깊지 못한 점에 대해서 거듭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다만 홍 원내대표는 '암컷' 발언 당시 최 전 의원과 같은 행사장에 있던 김용민·민형배 의원에 대해선 "경우가 좀 다르다"며 "부적절한 발언을 한 사람이 있다고 했을 때 그 자리에 있었다고 다 징계를 하게 되면 징계의 대상 범위가 구체화되지 않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민 의원에 대한 추가 조치는 예고했지만 '해명하게 할 것' 정도의 차원에 그쳤다. 이에 정작 당 지도부가 강경파 의원들의 수위 높은 발언은 관망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홍 원내대표는 민 의원이 전날 기자들을 만나 '동물농장 안에서는 그 말(암컷)이 문제가 안 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선 "어떤 형태든 본인이 해명을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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