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보는데 노출씬에 깜짝”…느슨해진 관람 등급? [15금·19금의 ‘기준’①]
입력 2023.11.10 11:07
수정 2023.11.10 12:53
“‘밀수’· ‘범죄도시3’는 오락성에 방점, 모두를 만족시키는 등급은 없다”
“OTT 등급 수준 대폭 낮아져…면밀한 감시 필요”
“이거 15세 이상 관람가 맞아?”
최근 개봉한 영화 ‘오펜하이머’를 둘러싸고 의문이 이어졌었다. 15세 이상 관람가로 개봉했으나, 영화에는 오펜하이머(킬리언 머피)와 그의 연인인 진 태트록(클로렌스 퓨)의 농도 짙은 베드신과 수위 높은 노출신이 등장했던 것이다. ‘인터스텔라’, ‘인셉션’ 등을 연출한 거장 크리스토퍼 놀란의 작품이자, 천재 물리학자 오펜하이머의 전기를 다룬 영화인 만큼 부모가 아이의 손을 잡고 영화관을 찾은 사례도 많았는데 “깜짝 놀랐다”, “아이를 데리고 온 것을 후회했다”는 반응이 있었다.
ⓒ영화 ‘오펜하이머’ 스틸
15세 이상 관람가로 관객들을 만난 ‘범죄도시3’ 또한 마약, 살인 등 소재는 물론, 영화 내내 폭력적인 장면들이 이어져 “생각보다 너무 잔인했다”라는 반응을 얻었다. 영화 ‘밀수’의 칼, 도끼를 활용한 일부 액션 장면들에 대해서도 “15세 관람가 맞냐”, “잔인한 거 싫어하면 보지 말라”라는 의견이 이어졌다.
잔혹한 살해 장면이 등장, 해외에서는 17세 이상 관람가로 2021년 개봉한 영화 ‘조커’가 국내에서는 15세 이상 관람가로 개봉돼 논란이 인 적이 있으며, ‘기생충’도 작품성과는 별개로 선정적인 장면이 등장해 15세 이상 관람가는 너무 관대한 조치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었다.
물론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관람 등급의 유연함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또한 콘텐츠 전체의 메시지를 위해 표현의 자유가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 입장도 있다. 주제, 선정성, 폭력성, 공포, 대사, 약물, 모방위험 등 7개의 기준을 정해두되, 이것이 ‘어떻게’ 적용이 되는지를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면밀하게 검토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 영화 관계자는 “일부 장면들만으로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매기는 것은 가혹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요즘 등급 기준이 느슨해졌다는 것에 대해서도 동의하기가 힘들다. 메시지나 분위기, 연출 의도를 총체적으로 고려해야 하는데, ‘밀수’나 ‘범죄도시3’는 오락성에 방점이 찍히지 않았나. 모두를 만족시키는 등급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화가 아닌, 드라마로 범위를 넓히면 우려되는 지점이 없지 않다. 시청층의 제한을 감수하면서까지 일부 회차를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으로 선보이는 작품들이 늘었으며, ENA 드라마 ‘악인전기’는 국내 TV 드라마 최초로 전 회차 청소년 관람불가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각종 장르물로 ‘TV 드라마가 하지 못한’ 표현들을 선보이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우는 OTT들의 직접 콘텐츠의 등급을 정한 뒤 사후 심사를 받는 ‘자율등급분류’가 가능해지면서 기준 자체가 느슨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실제로도 지난 6월부터 자체등급분류 제도가 시행된 후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 눈에 띄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9월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이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OTT 영상 등급분류 현황’에 따르면, OTT 등록 콘텐츠의 청소년관람불가 비율은 자체등급분류 도입 이전 25.5%에서 14.7%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특히 청소년관람불가 비중이 높은 넷플릭스의 경우 청소년관람불가 콘텐츠가 지난해 35.8%, 2023년 1~5월 32.7%였지만, 6월 이후 18%로 줄었다. 전체관람가는 2022년 13.6%, 2023년 1~5월 13% 등 13%였지만 6월 이후엔 34.9%로 높아졌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OTT가 자체적으로 영상의 연령 제한등급을 분류하기 시작하면서 등급 수준이 대폭 낮아지고 있고 부적절한 등급분류사례가 속속들이 적발되고 있다”면서 “모니터링 인력 확대 등 자체등급분류의 적절성을 보다 면밀히 감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