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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청년·홍준표' 손 맞잡은 인요한이 얻은 '세 가지'

데일리안 대구 =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3.11.09 00:00
수정 2023.11.09 00:00

청년들 만나 '다양성' 중심 3호 혁신안 '근거 마련'

홍준표 시장과 회동으론 '통합 메시지' 재차 피력

'이준석 재포용론'으로 TK 민심 끌어올리기 성공

TK서 당 향한 '지지율·민심' 반등 조짐도 이끌어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8일 대구시청 산격청사를 찾아 홍준표 대구광역시장과 면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혁신위원회 출범 이후 '광폭 행보'를 이어가는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대구·경북 방문이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청년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은 인 위원장이 다음 혁신안의 키워드로 잡은 '다양성'의 실현에 기틀을 잡은 데다, 홍준표 대구광역시장과의 회동으로 1호 혁신안이었던 '통합'에도 한 발짝 더 다가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서다. 아울러 국민의힘을 향한 TK의 민심이 혁신안으로 인해 호전되는 듯한 흐름까지 감지되면서 향후 인 위원장의 행보에 가속이 붙을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인요한 '국민과 함께' 혁신위원장은 8일 '경북대학교 재학생 간담회'와 홍준표 대구시장과의 회동을 위해 대구광역시를 방문했다. 혁신위를 맡은 직후인 지난달 30일 광주를 찾고 지난 4일엔 부산을 방문하는 등 광폭 행보를 이어갔던 인 위원장이 세 번째 지방 행보로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를 방문한 것이다.


경북대 학생들을 만난 인 위원장은 처음부터 "여기에 말하러 온 것이 아니라 들으러 왔다"고 강조했다. 이번 주에 발표될 3번째 혁신안이 '다양성'에 방점이 찍혀있는 만큼 청년들의 진솔한 얘기를 듣겠다는 자세를 처음부터 피력한 것이다. 실제로 인 위원장은 관계자에게 펜과 종이를 요청해 재학생들의 발언을 받아 적기도 했다.


청년들은 인 위원장을 향해 필요한 사항은 물론, 쓴소리도 주저하지 않았다. 이들은 △청년 정치인 부족 △정치권의 소통 부재 △청년 정책의 필요성 등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인 위원장에게 혁신을 요구했다.


세부적으로는 국민의힘 내부에 청년 정치인과 인재 육성 체제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해결하기 위해 지역 국회의원이나 정치인들이 청년들과 정기적으로 온·오프라인 모임을 구성해 청년과 관련한 당 차원에서의 홍보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또 청년 중심의 정책의 확대와 이를 원스톱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의 마련도 요구사항으로 등장했다.


이 같은 청년들의 요구는 혁신위의 3호안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인 위원장은 지난 6일 채널A 라디오에 나와 "나라의 희망이 생기려면 청년들이 정치에 들어가야 한다. 낡은 정치는 다 버려야 한다"며 "비례대표를 조금 더 나이를 내리자, 의무화하자. 젊은 사람이 경험하고, 어려움도 알고, 또 새로운 아이디어도 주고, 세대교체가 돼야 한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국민의힘 소속 비례대표들의 나이대를 30~40대로 낮춰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자는 주장이다.


인 위원장이 직접 이런 주장을 내놨던 데다, 이날 청년들의 요구를 직접 경청한 만큼 오는 9일로 예정된 혁신위 5차 전체회의 등에서 해당 의견들을 반영하기 더 쉬운 판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홍준표 대구시장과의 회동 역시 인 위원장에게는 긍정적인 요소다. 앞서 홍 시장이 1호 혁신안, 이른바 '대사면'에 강력 반발하며 인 위원장과의 사이에서 갈등이 싹트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시키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인 위원장은 이날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홍 시장과의 만남에서 "(홍 시장이) 당에 애착이 있고 사랑한다는 걸 안다. 연말까지 좀 도와달라"고 요청했고, 홍 시장은 "(인요한) 박사 만나서 (이렇게) 말하는 게 도와드리는 것"이라고 화답했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8일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 글로벌플라자에서 열린 경북대학교 재학생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어 홍 시장은 인 위원장에 "(일부 친윤 초선·원외 인사가) 윤석열 대통령과 거리가 가깝다고 설치는 바람에 당 위계질서도 해치고, 당이 개판이 됐다. 이건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윤 대통령은 앞에서 이 말 하고 돌아서서 뒤통수치는 권모술수를 모르는 사람이다. 그걸 이용해먹는 세력들이 문제가 크다. 그런 세력들을 혁신위에서 정리를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정치권에선 이 같은 홍 시장과의 대화를 통해 인 위원장이 2호 혁신안으로 내세웠던 '기득권의 희생' 안건이 탄력을 받을 근거가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인 위원장은 지난 3일 친윤·중진의원들을 향해 불출마하거나 수도권 격전지에 출마하는 등 당을 위해 희생해줄 것을 당부한 바 있다.


아울러 이준석 전 대표와의 추후 관계 설정에도 출구전략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 위원장은 통합안을 완성하기 위해 유승민 전 의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방문해 대화를 나눴지만, 계속해서 거절의사를 밝힌 이 전 대표와는 아직 회동하지 못한 상황이다.


회동 자리에서 홍 시장은 이 전 대표를 가리켜 "노원에 간들 100% 떨어진다. 영악한 이 전 대표가 모를 리 있느냐"라며 "그런 식으로 모욕을 주고 조리돌림을 했는데 이 전 대표가 돌아오겠느냐. 돌아오면 진짜 밸도 없는 놈이 된다. 쉽게 못 돌아올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럼에도 인 위원장은 "이 전 대표에 하고 싶은 위로의 말씀은 '죄가 없는 자가 돌을 던지라'는 것"이라며 "(당 지도부에) 책임감 있게 좀 똑바로 해야 된다는 아픈 처방을 내렸다. 지금은 좀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와의 통합 의지가 꺾이지 않았음을 피력한 것이다.


또 이보다 앞서 인 위원장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에 나와 "(이 전 대표가) 들어와야 한다. 빨리빨리 힘을 합쳐야 한다"며 "돌아와서 화합하면 (총선에서) 중책을 맡아서 우리를 도와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에게 돌아오라는 메시지를 띄움과 동시에 사실상 통합에 실패했을 경우 출구 전략을 세운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출구전략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근거로는 이 전 대표를 향한 TK의 민심이 녹록지 않다는 것에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신당 창당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지금은 영남에서 승부를 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대구 지역에서의 출마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대구에서 택시업에 종사하고 있는 기사는 "이준석 전 대표가 아무리 잘났건 간에 대구에선 일단 당(보수당)이라는 기반이 있어야 한다. 그게 없으면 이준석은 아무리 잘 해도 안 될 것"이라며 "탈당을 하고 대구에 나오는 순간 어려운 건 물론이고 당선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인 위원장이 내세우고 있는 혁신안이 TK 지역에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실제로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정당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의 TK 지역 지지율은 10월 3주차는 47.8%에서 지난달 26일 51.8%로 올랐고, 11월 첫째 주에는 59.0%까지 상승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대구 수성구에 거주하는 60대 남성 김모 씨는 "최근에 지인 5명과 술 한 잔 하다 정치 얘기가 나왔는데 국민의힘이 새로 바뀔려고 하는 모습에 대해 전부 다 잘하고 있다고 얘기했다"며 "개인적으로도 전부 통합하는 길로 가야 국민의힘이 살아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끝까지 그걸 거부한다면 이준석 전 대표를 내칠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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