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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고교생들 40% 밖에 대학 못간다…사회계층격차 이어질 우려"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3.10.27 05:04
수정 2023.10.27 05:04

2023년 전국 다문화 고등학생 2만1190명…지난해 대비 26.6% 늘어

다문화고교생 대학진학률 40% 그쳐…사교육 수준·입시정보 부족 등 문제 거론

전문가 "사회계층격차로 이어질 우려 다분…구체적 수치 제시해 사각지대 대입 환경 개선시켜야"

"대학입시 설명회도 단순 개최하지 말고 초중고에서 입시단계까지 구체적인 프로세스 적립시켜야"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gettyimagesBank

다문화 학생 수가 매년 늘어 18만 명을 넘어서고 있고, 특히 다문화 고교생들의 비율이 지난해 대비 26%나 증가했지만 이들 가운데 대학에 진학하는 비율은 40%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다문화 고교생들의 낮은 대학 진학률은 사회계층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며, 공교육 현장에서 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한 통계 수치를 제시해 사각 지대에 있는 이들의 대입 환경을 개선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다문화 고교생들을 위한 대학입시 설명회도 단순히 형식적으로 개최할 게 아니라 초중고에서 입시단계까지 구체적인 프로세스를 적립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26일 교육통계서비스(KESS)에 따르면 2023년 초·중·고교 다문화 학생은 18만1178명으로 전년 대비 7.4%(1만2533명) 늘었다. 특히 고등학교에서 가장 많은 증가율을 보였는데 2만1190명으로 전년 대비 26.6%(4446명)나 늘었다. 이는 국내 전체 고교생 127만8269명 중 1.7%에 해당한다.


이렇듯 다문화 학생 수는 2012년 조사 시행 이후 11년 연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늘어난 학생 수와 달리 이들의 입시 환경은 일반 학생들과 비교해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문화 자녀의 낮은 대학 진학률은 경제적 문제와 입시정보 부족, 상대적으로 낮은 사교육 수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상당수 다문화 학생이 한글 이해도가 떨어져 학업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으며, 학부모가 자녀의 입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창구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자체 별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문화가족 자녀 맞춤형 대입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지만, 일반 학생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2014년~2023년 다문화 학생 수 변화.ⓒ데일리안 박상우 기자

이런 현상은 다문화 학생들의 학업중단 및 대학 미진학으로 이어졌다. 교육부에 따르면 다문화 학생의 학업중단률은 2021년 기준 초등 0.68%, 중학생 0.78%, 고등학생 2.05%로 전체 학생(초등 0.58%, 중학생 0.54%, 고등학생 1.55%)보다 높았다.


대학 진학률도 2021년 기준 40.5%에 그쳤다. 이는 전체 인구(만 18~21세) 대학 진학률 71.5%보다 31%p 낮은 수치다. 일반 가정 자녀 10명 중 7명이 대학에 가는 반면 다문화 가정에선 10명 중 4명만이 대학에 가는 셈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다문화가정 학생들의 대학 진학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다문화가족 자녀 맞춤형 대입 설명회를 늘리고 다문화학생 관련 대입 전형을 마련하는 등 입시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도 일부 대학이 다문화가정 자녀 전형을 실시 중이지만, 대부분 사회적 배려대상자(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국가 유공자, 장애인, 북한이탈주민 등) 전형에 함께 묶어서 선발하고 있다. 다문화가정 자녀 전형을 별도로 배정해 선발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국립대학 또는 교육대학이다. 이에 합격선이 높게 형성되거나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되기도 한다.


2021년도 학업중단 학생 비율ⓒ데일리안 박상우 기자

고구려대학교 다문화사회복지과 강대영 교수는 "다문화 학생들의 경우 위해 가정 형편이 어렵거나 언어문화적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지역사회가 나서 다문화 학생들을 지원해야 하는데, 이 부분이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 다문화 자녀는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관련 기관 프로그램 등은 정체돼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문화 학생들은 한국어 이해도가 떨어지다 보니 성적에서 격차를 느낀다. 이 때문에 학업 과정에서 포기해버리는 경향이 있다"며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사교육비를 감당하지 못하다보니 학업 이해도가 더딜 수 밖에 없다. 다수 학생이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마는데 이는 사회계층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이사는 "다문화 학생의 입시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최우선적으로 일선에서 나서야 한다. 아직까지 다문화 학생들의 대입 환경은 사각지대에 있다"며 "교육청, 공교육 현장에서 통계 수치를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공표해 사회가 다문화 학생들의 입시에 관심을 갖게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 이사는 "다문화 학생들을 위한 대학 입시 설명회도 단순히 형식적으로 개최할 게 아니라 초중고~입시단계까지 구체적인 프로세스를 적립켜야 한다"며 "국내 인구수가 감소하면서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 미래에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 있는 만큼, 다문화 학생들의 교육을 업그레이드시키고 질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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