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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게임사 최초 ‘기부 플랫폼’ 만든 스마게...“기부도 시대에 맞게 변해야죠”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입력 2023.10.24 09:00
수정 2023.10.24 10:34

희망스튜디오 권연주 실장 인터뷰

기부 페이지→플랫폼으로 확대

게임 통해 기부하는 '게이미피케이션' 특징

캠페인 제안 기능 추가...기부 효율성 늘려

권연주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 실장. ⓒ스마일게이트

24일 ‘로스트아크’로 유명한 게임사 스마일게이트가 국내 게임사 최초로 기부 플랫폼을 출시했다. 스마일게이트 공익법인 희망스튜디오가 자체 웹사이트에서 운영 중인 기부 페이지를 확대 개편한 것이다.


기부 플랫폼은 기부자와 수혜자를 연결하는 온라인 공간이다. 국내에서 잘 알려진 기부 플랫폼들은 정보기술(IT)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네이버의 ‘해피빈’, 카카오의 ‘같이가치’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스마일게이트가 기부 플랫폼을 마련해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지난 18일 권연주 희망스튜디오 실장을 만나 출시 계기와 플랫폼의 주요 기능,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각지대 최소화"...기부자 아이디어 더한다


플랫폼 출시 전까지 운영해왔던 기부 페이지는 2017년에 처음 개설됐다. 권 실장은 “일부 대기업들은 복지 차원에서 직원들에게 포인트를 제공하고 남는 포인트를 소진하는 대신 기부하는데 이는 직원들의 의지와 상관 없이 이뤄진다”며 “그런 문화를 보며 ‘진정성 있는 기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우리는 임직원들이 공감하는, 또 게임 회사인 만큼 캐주얼한 기부를 해보기 위해 기부 페이지를 열었다”면서 “몇 년간 페이지를 운영해오다 단순히 좋은 일을 하는 것을 넘어서 이용자들이 기부를 통해 성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려면 기부 페이지를 고도화 해야 했다”고 말했다.


권 실장은 “플랫폼은 두 사이드(side)를 가장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라며 별도 카테고리로 묶여있던 기부 페이지를 플랫폼으로 확장한 이유를 설명했다.


새로운 기능으로는 ‘제안하기’를 추가했다. 기부자가 기부 캠페인을 직접 제안할 수 있는 기능으로, 이를 통해 회사가 미처 발굴하지 못한 ‘기부 사각지대’를 보다 더 잘 찾아낼 수 있도록 했다.


이 기능은 크게 두 가지 프로세스를 거친다. ① 기부자들이 캠페인을 제안하면 ② 회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용한 솔루션인지 검증한다. 회사뿐 아니라 기부자들도 공감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기 위해 제안하기 기능 안에 ‘공감하기’라는 투표 기능도 도입했다.


기부 플랫폼은 전체적으로 보면 ‘펀딩(Funding)’과 ‘힐링(Healing)’ 크게 두 축으로 구성된다. 펀딩은 전통적인 기부 플랫폼처럼 돈을 기부하는 공간, 힐링은 재능기부 등 봉사활동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다.


예컨대 힐링 카테고리에 있는 ‘치료가 필요한 베트남 아이들에게 기부하는 캠페인’은 기부자가 기부와 함께 봉사활동에도 참여할 수 있다. 권 실장은 “아이들을 좋아하거나 베트남어를 구사할 수 있는 게임 이용자들이 참여했다”며 “다문화가정에서 자라 베트남학과에 다니고 있는 기부자는 특히 더욱 기쁜 마음에 지원했다고 한다”고 일화를 전했다.


카드사 수수료로 빠진 금액도 채워넣어...전액 기부제 운영


희망스튜디오만의 특징으로는 ▲사각지대 해소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게임 요소 적용) ▲기부금 전액 기부 ▲투명성 등을 꼽을 수 있다.


우선 희망스튜디오는 기부 초점을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에 두고 있다. 권 실장은 “그동안 사회복지 제도가 많이 발전해왔으나 자원이 연결되지 않는 사각지대는 여전히 남아있다”며 “숨어있는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그 솔루션을 지속가능하게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령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선에 서있는) 경계선아동은 손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 그들이 18살이 되면 자립해야 하기 때문에 자립 준비 기금도 마련해야 한다. 한 번의 후원으로 끝나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특징은 게이미피케이션이다. 희망스튜디오는 그동안 일반적인 기부 방식과 함께 게임을 통한 기부 캠페인도 진행해왔다. 일례로 스마일게이트는 자사 게임 ‘에픽세븐’에서 이용자들이 유엔 산하 국제백신연구소(IVI) 캐릭터가 판매하는 아이템을 구매하면 기부할 수 있는 방식의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용자들의 플레이로 쌓인 기부금은 IVI를 통해 아동 대상 백신 지원에 사용했다.


권 실장은 “유저들은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게임 밖을 나오거나 다른 게임으로 갈 필요가 없다”며 “게임 안에서 사회에 도움을 주고 보람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기부금은 전액 전달된다. 권 실장은 “기부활동에는 운영비가 들 수밖에 없어 기부금에서 운영비를 제하는 곳이 많지만 스마일게이트는 기부금을 100% 후원하고 있다”며 “카드사 수수료로 빠진 금액은 우리가 채운다. 스마일게이트가 가지고 있는 철학 덕분에 가능한 일”이라고 자부했다.


기부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피드백도 제공한다. 공신력 있는 기관을 통해 기부금 운용 효율성을 인증받았다는 설명이다. 권 실장은 “기부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건 내 기부금이 잘 쓰여지고 있는지에 대한 것”이라며 “우리는 기부자들과 투명하고 신뢰있는 관계를 구축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우리 게임만 취급? NO...타사 기부 캠페인 기획 돕는다


다른 게임사들도 희망스튜디오에서 캠페인을 진행할 수 있다. 일부 게임사들과 IT기업들은 희망스튜디오의 기부 노하우를 활용해 캠페인을 기획하기 위해 발빠르게 희망스튜디오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 중 잘 알려진 회사로는 ‘애니팡’으로 유명한 위메이드플레이, ‘쿠키런’ IP를 보유한 데브시스터즈, 안랩, 마이다스아이티 등이 있다.


권 실장은 “기부 플랫폼을 운영하려면 인프라가 있어야 하고, 기부을 100% 전달하려면 철학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그래서 이 모든 것을 갖춘 우리와 함께 하려는 회사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희망스튜디오는 기부 캠페인을 진행하는 파트너사뿐 아니라 현장에 가까운 수혜 기관도 점차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구매 시 추가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시즌 패스’와 같은 게임 요소에서 착안한 ‘패스권 기부’ 등을 도입하는 등 플랫폼 내 재미 요소를 추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권 실장은 “사회 문제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기에 기부방식도 이에 맞춰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경험의 기회 격차가 더 커지는 걸 요즘 절실히 느끼고 있는데, 특히 이러한 격차 해소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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