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환상의 나라' 꿈꾸는 직딩은 오세요. 에버랜드 비타민 캠프로"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3.10.09 11:00
수정 2023.10.09 19:56

10년차 맞은 비타민 캠프, 전 산업군 근로자 대상 확대

근로자 감정관리 전문과정, 10년간 1만명 수료

에버랜드 자연 인프라 연결 '공감-비움-채움-키움' 4단계 과정

"단순한 힐링에 그치지않고 감정 회복 체력 증진에 중점"

6일 오후 용인 에버랜드 내에 위치한 판다 사육장에서 에버랜드 최고 인기스타 '푸바오'가 대나무를 먹고 있다.ⓒ임채현 기자

"떴어요. 무지개!"


유년 시절의 즐거운 기억을 떠올리며 센서에 손가락을 대고 기다리자 노트북 모니터 속 흑백 사진이 조금씩 색깔을 입기 시작했다. 천천히, 길고 느린 심호흡으로 다양한 추억들을 되새기면, 차례대로 갈라진 바닥에 냇물이 흐르고 말라버린 나무는 꽃과 푸른 잎색을 되찾는다. 제한 시간은 3분. 해당 시간 내 스트레스 관리에 성공한 사람은 화면 속에서 무지개를 볼 수 있다.


사전에 진행한 EMS 진단(감성관리역량진단) 해설 시간도 진행된다. 참여자들 제각기 본인이 어느 부분의 감정 관리 및 스트레스 해소가 취약한지 알 수 있다. 나의 아바타를 통해 평소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구분해보고, 포스트잇에 각각 직장 생활 중 행복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적어보는 시간이 이어진다. 에버랜드에서 진행하는 '비타민 캠프' 전용 교육장인 '포레스트 존'에서 이어지는 1단계 '공감' 코너에서 진행되는 활동이다.


실내 활동에 그치는 1단계 뿐만 아니라 뒤이어 2단계 '비움' 단계는 에버랜드 놀이기구 탑승 및 포레스트 돔 체험 등 야외 활동으로 구성돼 있다. 6일 직접 체험해본 당일치기 '비타민 캠프'에서는 시간 관계상 놀이기구 탑승 대신 최근 에버랜드의 최고 인기 스타 아기 판다 '푸바오'를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이 이어졌다. 아울러 명상 스트레칭 체험 및 인근 트래킹을 통해 자연 풍경을 감상하는 '숲멍'을 즐길 수도 있다. 총 4단계로 이어진 1박2일 프로그램의 일부 활동이다.


포레스트 캠프에서 비타민 캠프를 체험하는 모습.ⓒ삼성물산
'어른이'들도 즐기는 '환상의 나라' 에버랜드로


이처럼 '환상과 모험, 그리고 행복의 나라'로 상징됐던 에버랜드는 최근 단순히 어린이 및 관람객들의 즐거움을 상징하는 테마파크를 넘어 전 산업군에 걸친 직장인, 즉 근로자들의 '지속 가능한 환상의 나라'로 거듭나고 중이다. 근로자 감정관리 및 강화 프로그램 '비타민 캠프'를 기존 서비스업 중심에서 전 산업군으로 확대 운영 방침을 밝히면서다.


9일 에버랜드 측에 따르면 근로자 감정관리 및 강화 프로그램 '비타민 캠프'는 올해로 10년차를 맞았다. 비타민 캠프는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이 지난 2014년 개발한 국내 최초 감정관리 전문 과정이다. 에버랜드를 운영하며 쌓아 온 교육 노하우와 자연 인프라를 활용한 다양한 체험 활동을 통해 근로자들의 마음 근육을 키우고 감정 관리 능력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이다.


에버랜드는 1994년 근무자들의 고객 응대 역량 강화를 위해 경험혁신아카데미를 설립했다. 이후 서비스 철학과 교육 체계를 정립하며 에버랜드만의 특화 서비스를 개발해 왔다.여기에 사내 서비스 현장 직원들의 감정 관리 능력을 높이고자 김명언 서울대 심리학과 명예교수 등 전문가들과 협업해 2014년 비타민 캠프를 선보였다. 기존에는 서비스 업종을 중심으로 운영해왔으나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마음 건강'의 중요성이 대두되자 최근 제조, IT, 금융 등 모든 산업군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포레스트 캠프에서 명상하는 모습ⓒ삼성물산
일회성 힐링 아닌 지속 가능한 감정 관리 능력 강화가 목표

비타민 캠프는 첫해 300여명을 시작으로 올해는 가장 많은 2000여 명이 교육에 참여하며 누적으로 1만명의 수료자를 배출했다. 참여자들의 높은 만족도와 추천으로 여러 기업과 기관들의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 비타민 캠프의 핵심은 '지속 가능성'이다. 일회성 힐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 해소 방법 및 감정 회복 체력을 키우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참가자들은 프로그램 시작에 앞서 자체 개발한 감정 진단 툴 'EMS(Emotional Management Scale)'를 통해 현재 자신의 감정 상태를 확인하고 진단 결과에 따른 맞춤 처방으로 스트레스의 원인과 해답을 찾아 본다. 이어 '공감-비움-채움-키움' 4단계 과정이 차례대로 진행된다. '공감' 과정에선 나의 감정을 표현하고 동료나 다른 참가자들과 공유하면서 나와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다.


'비움' 과정에선 에버랜드, 포레스트 캠프 등 자연 속에서 놀이기구를 타고 사진을 찍거나, 산책, 트레킹, 명상, 요가 활동을 하며 마음에 쌓인 스트레스를 푼다. 이어 한결 가벼워진 마음을 호흡법과 스트레칭, 향기 테라피 등을 통해 긍정적인 감정으로 '채움'의 시간을 갖고, 끝으로 반려식물이나 포베어라는 인형 등을 통해 일상 생활로 돌아가서도 긍정적인 감정을 지속, 강화해 나가는 '키움' 방법을 익히게 된다.

'포레스트 돔'에서 3단계 '채움'의 시간을 가진 후 '포베어' 인형으로 4단계 '키움'을 체험한 모습. ⓒ임채현 기자
코로나 이후 근로자 정신 건강 관리 중요성 커져

에버랜드 측은 "포레스트 캠프는 에버랜드가 반세기 가까이 가꿔 온 명품 숲으로 34만여 그루 나무와 초화류가 사계절 최고의 자태를 뽐내 '숲멍'을 하기에 최적의 장소"라고 설명했다. 올해에는 비타민 캠프 운영 10년을 맞아 자연 체험을 더욱 강화하고자 에버랜드 생태숲 포레스트 캠프 내에 '포레스트 돔'을 설치했다. 이는 편백나무와 통유리가 어우러진 특수 시설로 새, 바람, 물소리 등을 듣고 하늘을 보며 명상 및 스트레칭을 할 수 있는 장소다. 약 200㎡ 면적에 최대 높이 9.5m로 30여명이 동시 입장 가능하다.


최근 코로나 이후 근로자들의 정신 건강 관리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2021년 OECD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나라의 우울증 유병률은 36.8%로, 미국 23.5%, 일본 17.4% 등 주요 OECD 조사대상국 38개국 중 최상위권이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번아웃 증후군을 겪었다는 근로자가 64%에 달하는 등 근로자들의 심적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타민 캠프에 참여한 금융사 직원은 "아무리 쉬어도 피곤이 쌓여만 갔는데 걱정없이 진정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며 "포베어(곰인형)를 집에 데려가 힘들 때마다 품에 안고 지금의 감정을 기억하며 스트레스를 털어버릴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IT 회사에서 근무하는 한 프로그램 개발자 역시 "혼자 열등감에 빠져 있었는데 다른 동료들도 비슷한 고민이 있다는 걸 알게 되니 마음의 짐이 사라진 느낌이다"라며 "동료들과 공감하는 과정을 통해 큰 힘을 얻게 됐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에버랜드 "전국민 비타민 프로그램으로 발전" 목표


비타민 캠프를 담당하는 이유리 삼성물산 경험혁신 아카데미그룹장(심리학 박사)은 "당초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내 임직원들의 감정 관리를 위해 시작했던 사업이 사회적으로 점차 그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여러 산업군의 근로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대두되고 있다"며 "서비스업 뿐만 아니라 모든 근로자들의 마음 근력을 키울 수 있는 전국민의 비타민이 되는 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은 에버랜드와 포레스트 캠프 등 인프라를 활용해 어린이 대상 창의융합교육 '이큐브 스쿨'을 추가 개발하고 있다. 에버랜드측 관계자는 "에버랜드 대표 체험 교육인 동물·식물 아카데미 뿐만 아니라 생명과학, 수학, 물리 등의 교과 과정과 연계해 직접 관찰하고 체험할 수 있는 커리큘럼을 만들어 미래 세대의 창의력과 융합적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다.


포레스트 캠프에서 비타민 캠프를 체험하는 모습ⓒ삼성물산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