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여파 언제까지…빌라 전세기피 심화
입력 2023.08.24 06:19
수정 2023.08.24 06:19
1~7월 비아파트 월세 비중 역대 최대…임차인 경매도 급증
“비아파트 전세 줄고 월세 늘고…셀프낙찰 당분간 증가”
올해 1~7월 서울 단독·다가구와 연립·다세대 등 비(非)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가장 높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전세사기와 역전세난 등으로 인한 전세 기피 현상이 좀처럼 해소가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7월 서울 비아파트의 전·월세 거래량은 16만2192건으로 나타났다. 이 중 월세 거래량 9만7801건, 전세 거래량 6만4391건으로 월세 비중이 60.3%로 집계됐다.
서울 비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넘은 것은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1~7월 기준) 이후 처음이다. 서울 비아파트의 월세 비중은 2020년 43.6%, 2021년 46.4%, 2022년 54.4%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25개 자치구에서도 비아파트의 월세 비중이 가장 높은 자치구는 관악구로 확인됐다. 2023년 1~7월 관악구의 비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1만4691건으로 나타났다. 이 중 월세 거래량 1만211건, 월세 거래량 4480건으로 월세 비중이 69.5%에 달했다.
이 외에도 노원구 69.3%, 종로구 66.7%, 동대문구 66.3%, 동작구 66.2%, 서대문구 65.2%, 강남구 64.5%, 광진구 63.1%, 성북구 62.4%, 구로구 62.0%, 영등포구 61.9%, 중구 61.1%, 송파구 60.7% 등으로 월세 비중이 60%를 넘었다.
반면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의 경우 지난해 역대 최고를 기록한 뒤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7월 서울 아파트의 월세 비중은 42.5%를 기록했지만, 올해에는 41.5%로 지난해 대비 1%포인트 감소했다.
또 올해 1~7월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량은 9만2957건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비아파트의 경우 6만4391건으로 두번째로 낮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비아파트의 역대 최저 거래량은 2016년 6만3385건이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비아파트의 전세거래는 전세사기로 인해 안전성과 신뢰도가 낮아져 월세 비중이 늘고 있고 있는 상황”이라며 “서울의 비아파트의 전세 수요는 서울 소형 아파트나 경기도 아파트 전세로 옮겨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경매시장에서도 역전세난과 전세사기 여파가 이어졌다. 올 들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이 경매로 넘긴 주택을 직접 ‘셀프 낙찰’받은 경우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지옥션에 의하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서울·수도권에서 임차인이 직접 거주 주택을 낙찰받은 경우는 총 17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88건) 대비 98%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1년 동안 임차인이 직접 거주 주택을 낙찰받은 건수(168건)보다도 많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최근 일부 아파트 전셋값이 오르며 역전세난 부담이 줄어드는 분위기”라면서도 “경매 신청부터 입찰까지 약 6개월간의 시차가 있어 임차인의 보증금 회수를 위한 주택 경매 신청과 셀프 낙찰 건수는 당분간 증가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