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희 PD, ‘브로 앤 마블’에 담은 버라이어티 내공 [선 넘는 PD들(65)]
입력 2023.08.20 12:51
수정 2023.08.20 12:52
“늘 또 다른 시도들이 필요”
“‘브로 앤 마블’엔 버라이어티 경험 접목…긍정적인 시너지라고 여겼다.”
<편집자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이 확대되고, 콘텐츠들이 쏟아지면서 TV 플랫폼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창작자들도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어 즐겁지만, 또 다른 길을 개척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주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PD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SBS의 이홍희 PD가 티빙과 손을 잡고 ‘브로 앤 마블’을 선보였다. 세계적인 도시 두바이에서 8명의 브로들이 현실판 부루마불 게임을 통해 예측불가 여행을 펼치는 콘텐츠로, 이승기, 유연석, 규현, 지석진, 이동휘, 조세호, 조슈아, 호시 등 연예계 대표 ‘찐친’들이 실제 두바이 현지의 랜드마크에 돈을 걸고 부루마불 게임을 펼쳤다.
ⓒ티빙
앞서 ‘런닝맨: 뛰는 놈 위에 노는 놈’으로 디즈니 플러스 구독자들을 만난 바 있는 이 PD는 이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여겼다. 하나의 플랫폼을 고집하기보단, 잘 어울리는 곳에서 장점을 극대화하며 새로움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여긴 것이다. ‘브로 앤 마블’의 방대한 스케일은 물론 콘텐츠의 성격을 고려했을 때, 티빙과 잘 어울린다고 판단한 이 PD가 직접 추진해 두 번째 협업을 이뤄냈다.
“‘브로 앤 마블’ 기획안으로 티빙과 이야기를 했는데, 긍정적으로 생각을 해 주셨다.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제안을 했었다. 이제는 협업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렇듯 플랫폼이 다양해진 시점에선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여겼다. 티빙이 해외 시청자들에게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에도 관심이 컸다. 마침 내 기획안이 도시를 바꿔가며 해외를 누비는 콘셉트였다. 글로벌하게 진행을 할 수 있는 기획안이라고 생각했다. 티빙의 움직임과 내가 생각한 콘셉트가 좀 잘 접목이 되면 더 시너지를 내지 않을까 생각했다.”
‘현실판 부루마불’이라는 콘셉트를 구현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이국적인 공간에서 여러 도시들을 게임하듯이 누비며 쾌감과 대리만족을 느끼게 하는데, ‘럭셔리의 끝판왕’ 두바이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이 PD가 고심 끝에 선정한 장소였다.
“처음 이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크게 두 가지를 생각했었다. 화려한 도시와 황량한 사막이 공존하는 곳. 대비되는 장소가 필요했다. 시청자들이 몰입을 할 수 있는 화려함도 중요했다. 사실 막연하게만 여겼었다. 머리로는 이런 곳에 가면 화려해서 좋을 것 같고, 또 이런 곳에 가면 출연자들이 고생하며 나오는 재미도 있을 것 같고. 막상 가보니까 정말 생각 이상이었다. 사막과 같은 보호구역도 정말 잘 돼 있고, 생각보다 넓었다. 사막 외에 담고 싶은 곳들도 많았다.”
세트 등의 도움도 물론 받았다. 부루마불 세계관이 완성도 있게 구현돼야 시청자는 물론, 출연자들도 깊게 몰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두바이라는 낯선 공간에서 작업을 이어가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브로 앤 마블’의 콘셉트를 살리기 위해 수개월 동안 전문가들과 함께 노력을 거듭했다.
ⓒ티빙
“이 콘텐츠의 재미 요소를 위해선 준비 과정이 완벽해야만 했다. 해외 촬영을 하면서 큰 세트가 들어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세트 작업에 들어가기 위해서만 두 달 가까이 작업이 필요했다. 드론 하나 날리는 것도 다 허가가 필요한 일이기도 했다. 세트 바깥에 나가서 하는 부분이야 현지를 즐기는 것인데, 주가 되는 건 게임이지 않나. 출연자들이 문을 딱 열고, 입장을 했을 때 감탄사가 나와야 한다고 여겼다. 주사위를 굴리며 게임을 하는, 단순한 룰이지만 몰입을 위해선 그 부분부터 완벽해야 한다고 여겼다. 원래 그 공간에 있던 것처럼 분위기와 잘 맞아떨어지게 구현하는 것은 물론, 각종 장치들부터 서랍과 같은 디테일까지 신경을 썼다.”
이에 출연자들이 완전히 몰입해 게임을 즐기게 됐고, 이 과정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케미도 ‘브로 앤 마블’만의 관전 포인트가 됐다. 우승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에서 티격태격하기도 하지만, 의외의 찰떡 케미를 보여주며 색다른 재미를 유발하기도 했던 것. 익숙하면서도, 그간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모습을 끌어내기 위한 이 PD의 노력이 빛을 발한 셈이다.
“워낙 발이 넓다고 알려진 규현 씨에게 누구와 하고 싶냐고 물어봤더니 유연석 씨를 언급하더라. 두 분이 함께 하는 건 한 번도 못 봤었다. 이렇듯 새로운 조합을 포함하려고 했다. 또 브로들끼리만 친한 게 아니라 서로 다른 팀들과도 친한 경우가 꽤 있었다. 둘씩 나오는 모습도 궁금하지만, 다 함께 있을 때의 모습도 궁금했다. 금방 친해져서 케미를 보여주셨다. 그런 면에 중점을 두고 섭외를 하려고 했는데, 그렇게 돼 재밌었다. 지금도 매일 메시지가 불이 난다. 한 달에 한 번씩 저희끼리 만나기도 하고. 다른 팀들이 간 곳은 방송으로 확인을 하게 되는데, 그걸 두고 이야기 꽃을 피우기도 한다.”
물론 티빙과의 협업 이유이기도 했던 큰 제작비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 PD가 ‘런닝맨’, ‘꽃보다 누나’, ‘꽃보다 할배’ 등을 거치며 쌓은 경험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기도 했다. 이를 통해 지상파-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협업의 긍정적 사례를 보여 준 ‘브로 앤 마블’이다.
“현재 버라이어티라는 장르 자체가 위축된 것은 사실이다. 서바이벌, 관찰 예능 위주로 흘러가고 있다. 그런데 OTT 구독자들은 돈을 내고 보는 시청자들이지 않나. 플랫폼에도 다양성이 필요하다. 물론 ‘환승연애’와 같은 연애 프로그램도 있지만, 늘 또 다른 시도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배우며 직접 해 본 경험을 이번에 접목시킨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부분이 긍정적인 시너지라고 여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