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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문항과 함께 사라지다…이윤홍과 이규민 [뉴스속인물]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3.06.25 06:23
수정 2023.06.25 06:23

대통령실, 이윤홍 대입 국장 경질 이후 "강력한 이권 카르텔 증거로 예의주시할 필요 있어" 경고

이윤홍, 유은혜 전 교육부 장관 비서실장…'文정부 알박기' 이규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도 전격 사임

사교육시장, 이해찬 전 교육부 장관때부터 급성장 주장 제기…무시험전형 공표되며 공교육환경 망가져

야자·보충수업·모의고사 폐지되자…강남 학부모 중심으로 '학원 러시', 지금 사교육 현장 근간 만들어

이규민 한국교육평가원장이 지난해 12월 2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수능 채점 결과 발표에 앞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교육부가 연일 '공정한 수능'과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제) 삭제를 강조하며 대대적으로 관련 기관 감사와 학원 현장 점검을 단행하는 등 사교육과의 전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지난 16일 교육부 대입 담당 국장인 이윤홍 인재정책기획관의 경질과 관련해 “강력한 이권 카르텔의 증거로 이번 경질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수능 출제와 관련해 몇 달간 지시한 지침을 국장이 버티고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이고, 그 결과가 6월 모의평가로 나타나 경질했다는 설명도 나왔다.


이권 카르텔이란 용어까지 등장할 정도로 대통령실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내놓은 배경에는 해마다 최고치를 경신하는 사교육비 문제가 있다. 실제로 지난해 초·중·고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1만원으로 전년보다 11.8% 증가했다. 이에 교육부는 지난 4월 10년 만에 사교육대책팀을 부활했고, 오는 26일 사교육비 경감 종합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윤홍 기획관은 올해 1월부터 수능 등 대학 입학전형 관련 업무를 담당해 왔다. 수능 등 대학 입학전형 관련 업무와 반도체 등 첨단분야 인재양성과 BK21사업, 인문사회 및 이공분야 학술지원 등을 담당해 왔다. 문재인정부 유은혜 전 교육부장관의 비서실장을 지냈다.


2023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일인 지난해 12월 9일 서울 경복고등학교에서 한 고3 수험생이 수능 성적표를 보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이 기획관의 경질에 이어 대학수학능력시험 및 6월·9월 모의평가 출제 등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이규민 원장도 19일 전격 사임했다. 이 원장은 지난해 3월 취임해, 임기는 2025년 2월까지였다.


이 원장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6월 모의평가 관련, 기관장으로 책임을 지고 사임하기로 했다”며 “2024학년도 수능의 안정적인 준비와 시행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1968년생인 이규민 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연세대학교 교육학과를 졸업한 뒤 연세대학교 대학원을 거친 후 아이오와 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2년 계명대학교에서 조교수를 맡으며 교직 생활을 시작했다. 2006년부터 모교인 연세대학교로 돌아와 교육학부 교수로 일을 시작해 현재까지 재직 중이다.


이 전 원장은 지난 2016년 11월 국정농단 사태에 시국선언을 발표한 연세대 교수 440명 중 한 사람이다. 교수 일동은 시국선언문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 및 관계자들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와 강력한 처벌을 요구한 바 있다.


이 전 원장은 지난해 3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출제하는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12대 원장으로 취임했다. 문재인정부 말기에 취임되면서 '알박기 인사'라는 논란도 피할 수 없었다.


한편, 일각에서는 대한민국 사교육 시장의 급속한 팽창의 원인을 이해찬 전 교육부 장관 시절부터 찾아야한다고 주장했다. 교육계 일부 전문가들의 주장에 따르면,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교육부 장관으로 재직했던 1998~1999년 당시 고등학생들이었던 1983~1984년생들은 이른바 '이해찬 세대'로, 2002~2003학번이다. 이들에겐 ‘단군 이래 최저학력’이라는 불명예가 따라 다니는데, 1998년 당시 이해찬 교육부 장관은 "공부 못해도 한 가지만 잘하면 대학갈 수 있다", "특기 하나로 대학에 갈 수 있다"며 대학 무시험전형 확대를 공표했고, 이런 정부의 발표에 따라 야간자율학습·보충수업·월간 모의고사 등이 폐지됐으며 수능 준비는 물론, 공교육 환경 자체가 느슨해졌다.


이러던 중 2002학년도 수능이 역대 최고 수준의 난이도를 기록했고, 이후에도 ‘불수능’이 이어지자 공교육에 대한 불신은 일파만파로 확산됐으며, 결과적으로 대치동 사교육 시장만 급속도로 성장시켰다는 주장이다. 실제 당시 야간자율학습 등이 폐지되면서 강남 학부모들은 마음껏 사교육을 시켜 서울의 상위권 대학 대부분에 자식들을 입성시켰고, 학원들은 학교 모의고사가 없어지자 학교의 3~4배의 모의고사비를 받으며 학생들을 끌어 모았다. 또한 이해찬표 대입 정책만 믿고 수능을 안이하게 대비했던 수험생들도 사교육을 통해 재수를 준비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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