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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중국 대변인 노릇…"중국 핵심이익 존중시 중미관계 악화 이유 없어"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3.06.21 11:02
수정 2023.06.21 11:05

美국무장관 방중 관련해

국제문제평론가 내세워 논평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자료사진) ⓒ신화/뉴시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중국을 방문해 미중관계 관리 필요성을 제기한 가운데, 북한은 국제문제평론가를 내세워 '중국 대변인'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21일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도발자의 수치스러운 구걸 행각'이라는 정영학 국제문제평론가 명의의 글을 게시하며 미국을 비판했다.


그는 "현 미 행정부가 취임 후 추구한 대외정책의 핵심은 철저한 중국 억제, 중국 반대, 중국 고립이었다"며 "집권 첫날부터 전방위적인 압박과 억제를 대중국 정책의 핵심으로 규정하고 대결도수를 의도적으로 높였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측이 "중국 인민의 정당한 발전 이익을 침해하고 중국 부흥을 가로막아 보려고 각방으로 기도했다"며 "중국 공산당을 악마화하고 중국의 인권 상황을 악랄하게 헐뜯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의 핵심이익 중의 핵심인 대만 문제와 관련해 미국 집권자까지 나서 미군의 '군사적 개입'을 노골적으로 시사하는 엄중한 정치군사적 도발을 거리낌 없이 자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매듭을 지은 사람이 매듭을 풀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며 "미국이 중미관계에서 복잡성을 조성하고 문젯거리를 만들어 낸 것만큼 그들 자신이 중국의 핵심이익을 존중하고 모든 적대행위들을 중단한다면 중미관계가 악화될 이유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라는 중국 입장을 그대로 옮기며 관계 악화 책임이 미국에 있다는 견해를 밝힌 셈이다.


실제로 그는 "중국이 이번에 미국이 중국위협론을 떠드는 것을 중단하고, 중국에 대한 비법적이고 일방적인 제재를 취소하며, 중국의 과학기술발전에 대한 탄압을 포기하고, 중국 내정에 제멋대로 간섭하지 말 것을 요구한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고 밝혔다.


그간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 존중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도 중국이 대만 문제와 관련해 '현상 변경'을 꾀할 수 있다고 보고 강한 우려를 표해왔다. 대만에 대한 중국의 '입김'을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도 대만에 대한 중국의 무력 침공은 용인할 수 없다는 취지다.


현상 변경 가능성과 관련해 미국은 중국과 직접적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해왔다. 대만 문제를 포함한 민감한 이슈에 대해 '가드레일'을 설정하자는 요구지만, 중국은 호응하지 않고 있다. 중국 내정에 해당하는 대만 문제 등은 핵심이익에 해당하는 만큼, 미국이 관여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한편 국제문제평론가는 "중국을 압박하고 억제하려던 노릇이 도리어 미국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하는 부메랑이 되고 중미 대결이 미증유의 군사적 충돌로 번져 만회할 수 없는 재난을 초래할 수 있다는 극도의 불안 초조감으로부터 이번에 미 국무장관이 중국에 날아들어 관계 완화를 구걸하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역사의 교훈을 망각하고 국제관계에서 패권과 대결만을 계속 추구하려 든다면 영원한 패배자의 숙명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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